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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평점 :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l 에리카 산체스 l 허진 옮김 l 오렌지D
"온종일 요리하고 청소하는
순종적인 멕시코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노숙자로 살고 말지."
멕시코 이민자인 에리카 산체스의 자전적 이야기인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는 미국 내에서 차별받는 이민자들과 그 2세의 성장이야기를 잘 드러내고 있다. 전미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11개월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였던 이 작품은 영화화되기도 했다고 한다. 작가는 괴짜 소녀였다고 하는데 주인공인 훌리아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 그래서인지 훌리아의 자유롭고 거침없는 말투와 자신이 원하는 바가 뚜렷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직 어린 소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노력하는 모습과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예쁘게 느껴졌다. 당당한 훌리아가 점점 성장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다른 소녀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된다.
이민자들의 삶, 그들의 이민 과정 등이 억지스럽지 않게 비치고 가족들의 애환에서 이민자들의 아픔을 새롭게 알 수 있었고 그 아픔은 훌리아의 성장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녀가 성장하는 모습은 나라와 언어를 떠나 성장기의 청소년들이 비슷하게 겪는 성장통인 듯하다. 진실을 받아들이며 아프지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같은 것이라고 하고 싶다.
훌리아는 멕시코에서 건너 온 이민자 가정의 소녀로 언니인 올가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다. 언니 올가는 요리 잘하고 얌전하고 순응하는 딸이지만 훌리아는 까다롭고 제멋대로인 열다섯 살의 소녀이다. 친구들로부터 잘난 척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기도 한다. 언니 올가의 죽음으로 집 안은 온통 우울한 기운으로 넘쳐나고 엄마는 이제 하나 남은 훌리아를 더욱 멕시코 딸로 키우려는 듯하다. 실수나 잘못을 하는 경우에는 외출금지 등으로 훌리아의 손발을 묶어 놓는다. 그러나 훌리아는 올가의 죽음이 영 석연치 않아 올가의 죽음에 어떤 비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훌리아는 자신을 예뻐해 주고 말이 잘 통하는 미국인 남자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를 통해 조금 더 성장하게 되고 언니 올가의 죽음에 한 층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드디어 올가가 가족과 주위가 생각하는 평소의 올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주한 진실을 훌리아는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멕시코 이민자인 훌리아의 부모는 꽤 보수적이다. 딸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듯하지만 세상에 나아가기보다는 가정에 안주하기를 바란다. 또한 영어보다는 스페인어를 자주 쓴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들은 부모들이 그들의 문화를 지키려는 고집 때문에 세대 간의 갈등을 피할 수가 없다. 미국에 살면서도 미국보다는 멕시코에 가까운 삶을 사는 그들에게는 성장통이 훨씬 더 하지 싶다. 특히 늘 언니인 올가와의 비교로 인해 훌리아는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고 지켜나가기가 더욱 어려운 듯 보인다. 훌리아와 부모님과의 대화에서 나라와 언어를 떠나 기성과 신세대의 갈등은 똑같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마치 예전의 나의 모습을 보는 듯도 했고 현재 내가 아이들과 겪는 갈등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부모보다는 자녀의 입장에서 성장기를 바라볼 수 있었던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는 현재 성장통을 앓고 있는 자녀가 있다면 부모가 읽어보기 좋을 듯하다. 자녀의 입장이 어떤지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완벽하지 않아도 믿음으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서를 지원해주신 오렌지D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