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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평점 :

울지마 인턴 ㅣ 나카야마 유지로 ㅣ 오승민 옮김 ㅣ 미래지향
"그사람, 수술은 못하겠는데? 나라도 수술은 안 하는게 맞다고 봐."
"아..... 그래?"
"그치. 90까지 사셨는데 충분히 오래 사신 거 아닌가. 게다가 수술은 위험할 수도 있고. 간경화까지 있다며."
"....."
어떤 직업이든 직업마다 가지게 되는 고유한 경험과 고통, 직업관이 있을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특히 사람의 내적, 외적 상처를 다루는 직업이기에 더욱 남다른 경험과 고통, 숭고한 직업관이 있을 것이다. <울지마 인턴>은 외과 인턴 1년차의 이야기로 외과의로서의 고민, 경험, 성찰, 개인적 아픔 등을 고스란히 드러낸 이야기다. 현직 외과 의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라서 더욱 와닿는 걸까? 1년차 인턴의 눈으로 본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담당의사의 입장을 리얼하게 다룬 에피소드가 쉽게 읽히며 감정이입이 되는 지점들이 있어 울컥하기도 했다. 의사이지만 아직은 실전에 뛰어들기에는 부족한 인턴으로서의 부족함의 깨달음, 서툼, 떨림 등이 느껴지고 제목마저 울지말라고 하고 있으니 안쓰러움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아메노 류지는 의대를 졸업한 인턴 1년차이다. 어릴 적 형의 죽음을 목격하고 의사가 된 류지는 종합병원의 인턴으로 일하고 있으나 모든 것이 아직은 서툴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며 자신의 무력함에 대해 고민하고 퇴근하지 않고 의국에서 생활하며 열심히 배운다. 이런 인턴 류지 앞에 온 환자는 94세의 기초수급자 독거 치매노인이다. 선배 의사들은 독거노인이 고령이기에 치료의 불필요성을 결론짓는다. 류지는 환자가 고령이어도 치료하면 조금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한다. 류지는 또한 류지와 동갑이며 의사가 꿈이었던 말기암환자의 죽음 앞에 의사인 자신의 무력함에 더욱 슬퍼한다.
병원이라는 장소가 삶과 죽음의 기로여서 감정이 시소를 타듯 출렁이는 곳이다. 하지만 감정에 젖어 있다가는 냉철한 판단이 부족할 수 있는데 류지는 아직까지 병원에서의 일들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선배는 냉철한 시선으로 판단해내는 것을 보게 된다. 이야기는 이렇게 인턴 1년차인 류지가 부족함을 느끼고 하나씩 배워나가는 과정과 의사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려지는 결정의 순간들로 채워지고 점점 다져진다. 그러나 류지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트라우마를 떨치며 한층 더 성숙한 인간으로, 진짜 의사로 태어날 것을 예상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야기들에서 인턴 1년차가 아니어도 의사로서 또는 제3자로서도 고민되는 지점들이 많이 보여 책을 읽는 동안 같이 고민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는 세상의 모든 의사가 류지처럼 따듯한 가슴을 갖고 의사로서의 능력도 갖추기를 바라고 있는 나를 느꼈다. 또한 직업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상처, 나아가서 생명을 다루므로 한계나 소명의식을 느낄 의사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겼다. <울지마 인턴>의 에피소드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음을 생각하니 깊게 여운이 남는다. <울지마 인턴>은 현직 외과의사가 들려주는 인턴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이야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