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날의 거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71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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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의 거장 ㅣ레오 페루츠 ㅣ신동화 옮김 ㅣ열린책들




이런 극악무도한 일이! 아시겠습니까?
상상력이 자리한 곳은 공포가 자리한 곳이기도 합니다. 바로 그겁니다!
공포와 상상력은 분리할 수 없게 서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모든 위대한 공상가들은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자들이기도 했죠.



실내악 연주를 위해 오이겐 비슈프 댁에 모였다. 오이겐의 부인 디나, 요슈 남작, 고르스키박사, 엔지니어 졸그르푸씨 그리고 오이겐의 처남 펠릭스까지. 그런데 오이겐은 그들에게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젊은 장교의 남동생은 화가였는데 그가 자살을 했고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장교는 동생의 삶과 똑같은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면 동생이 죽은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인데 그렇게 두 달을 살던 어느 날 장교는 창문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마친 오이겐은 잠깐 자리를 비우고 권총으로 자살을 했다. 그리고 오이겐의 죽음 뒤에는 요슈 남작이 작용을 했을 거라고 오이겐의 처남인 펠릭스가 주장한다. 오이겐의 부인 디나는 요슈 남작과 사귀는 사이였는데 어느 날 아무 말 없이 요슈 남작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고 다시 돌아왔을 때 디나는 오이겐의 처가 되어 있었다. 요슈 남작은 디나가 오이겐과 헤어지길 원했기에 이런 일을 벌인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것이 펠릭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요슈 남작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는다. 자신은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뿐.

그리고 며칠 뒤 약국에서 일하는 조수가 다시 자살을 기도하고, 졸그르푸 씨는 연쇄살인에도 범인은 절대 요슈 남작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사건을 조사하다 그마저 사망한다. 요슈 남작은 그제서야 자신도 사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조사하다 고르스키 박사와 펠릭스를 만나게 되고 진실과도 마주치는데.....



<#심판의거장의날>은 거의 한 번에 읽어버린 소설이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점점 진실에 가까워진 듯 느껴질 때의 신비함이 이 소설의 매력인듯하다. 오이겐이 죽기 직전 남긴 기묘한 이야기도 그렇지만 마치 그 기묘한 이야기를 이어가듯 오이겐이 죽고 다시 약국의 조수가, 그리고 요슈 남작은 절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사건의 중심에 서서 파헤치던 엔지니어 졸그루프 씨도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런 연쇄살인이 주는 두려움, 공포, 비밀스러운 범인의 정체 등은 이 소설의 첫 장을 편 이후로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들이다. 연쇄적으로 몰아가는 죽음 뒤에는 증거조차 남기지 않는 치밀함이 있고 남겨진 이들은 범인은 '괴물'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 '괴물'은 무엇일까?



주인공 요슈 남작의 성격인 듯 보이는 태도는 뭔가 비밀스럽고 그를 몰아가는 펠릭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요슈 남작의 베일이 벗겨진 듯하다. 둘 중 누구의 편에 서야 할지 망설여지는데 엔지니어인 졸그루프 씨는 시종일관 요슈 남작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각과 말을 정당화시키려는 듯 사건의 중심에 서있다. 그럼에도 요슈 남작의 행동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여행을 떠나려는 그가 책임회피를 하려는 것인가 하고 생각될 때쯤 그는 그제야 사건의 중심에 나서게 된다.


인물들의 행동 때문에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속이 복잡했다. 그러다가 점점 진실에 가까워지는 순간 이야기는 기묘하게 흐른다. 이런 기묘함 또한 매력으로 와닿는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이 책은 정말 서평을 잘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심판의날의거장>이 바로 서평을 잘 쓰고 싶던 책이었다. 그런데 생각은 생각일 뿐. 현실은 늘 생각과는 멀고 초라하다. 이게 나의 현재 시점이다. 이야기의 결말은 그리 맘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가의 필력이 마음에 드는 책이랄까?


레오 페루츠 작가는 <#스웨덴기사>를 쓴 작가이다. <#스웨덴기사>가 출간되었을 때 읽고 싶었으나 기회를 놓쳤는데 같은 작가였다니! 반가우면서도 진작 그의 작품을 읽지 못한 후회가 생긴다.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작가였다니. 마음이 급해진다. 빨리 스웨덴기사를 만나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심판의 날의 거장>은 작가의 전성기 때의 작품으로 출간 당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타고난 글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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