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의 세계 - 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오류사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엮음, 박효은 옮김 / 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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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세계 l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l 박효은 옮김 l 윌북






"인간사에서 어리석음의 지분은 늘 악의 지분보다 크다"






역사는 힘 있는 자, 즉 권력을 가진 자들이 만들었던 기록이다. 그 권력자들이 만든 인류사는 멍청이 짓으로 가득하다. 인류가 무얼 얼마나 현명하지 못하게 결정을 내리고 역사를 기록했을까라는 의문으로 읽었던 <바보의 세계>. 인류의 오류, 즉 멍청한 짓은 생각보다 많았다. 왜 책이 두꺼웠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분야별 전문가들의 인류의 오류사를 읽다 보니 놀랍기도 하고 맞짱구를 치기도 하며 읽었던 <바보의 세계>는 마치 수학문제에 대한 오답노트를 쓰듯 인류의 오류사를 지우고 다시 쓰고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으며 농업혁명이 가져다준 실수나 댓가에 대해 <바보의 세계>에도 등장한다. 이렇듯 인류의 바보짓은 사피엔스도 저질렀다. 그러니까 인류의 멍청한 짓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는데 20세기에도 별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인류의 오류사가 계속해서 지속되었다는 얘기이다. 전문가들의 목소리로 담은 오류사는 여러 분야에 걸쳐 인류는 오랜 시간동안 시행착오를 겪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도 변한다. 그 변하는 생각 때문에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었기에 오류사로 남는 것이겠지.




분야별 전문가들은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린다. 신랄하게 역사를 비판하고 지적 질한다. 이러한 지적질이 아마 이 책을 끝까지 보게 되는 매력이겠지. 알지 못했고 잘못 알고 있었을 역사에 대해 이것이 오류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알려주는 책, <바보의 세계>. 어찌 보면 세계사를 전반적으로 훑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노아의 홍수로 인간들을 없앴지만 결국 멍청한 남자와 멍청한 여자는 자연발생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미 1609년에 가짜 뉴스가 있었고 군주의 어리석음으로 많은 이들이 희생되는 일이 허다했으며 종교와 신화에 대한 비이성적이고 비현실적인 맹신이 만연했다. 특히 여성의 열등성으로 인해 여성의 기능이 한정되고 여성의 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팽배했다. 페미니즘은 19세기에 성적 문제가 있는 남성들이 겪는 질병을 일컫는 의학용어였으니 21세기인 지금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오히려 새롭게 다가온다. 여성의 성이 해방을 맞았던 건 바로 의학적 발전이 계기가 되었다. 19세기에는 제자리를 벗어난 자궁을 좋은 향기로 유인해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치료법이 있었으니 의학은 인간을 인간답게 보게하는 학문이 아닐까 싶다.


역사 속에서 빠지지 않는 민족이 있다면 유대인이 아닐까? 폴 모랑은 자신의 <쓸모없는 일기>에서 '유대인과 게이, 그중 한 명만 알아도 그들 모두를 알 수 있다'라는 말을 했다. 그 옛날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유대인은 역사 속에서 게이, 사기꾼, 거짓말쟁이, 계략가, 기생충 등으로 취급되었다. 노예와 식민지 제도로 인한 희생자들의 역사는 지금도 지배국의 문화와 섞여있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라는 말은 4세기에 베게티우스의 <군사론.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인간은 이렇게도 오래전부터 평화를 원했지만 그 평화를 쟁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쟁을 택했다. 멍청하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기도 한 인류사이다.




불과 20세기에도 바보짓이 등장해 인류의 역사가 아직도 멍청한 짓의 연속적인 세계에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니 어쩌면 인류는 계속해서 멍청이 짓을 할 것이다. 후대에 누군가 저자처럼 인류의 오류사를 다시 쓰며 21세기에도 인류는 멍청한 짓을 저질렀다고 엄청나게 두꺼운 책을 쓸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우리의 인류사가 후대에는 역사가 될 것이므로.



인류의 오류사를 대하다 보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인류는 역사를 찾고 역사를 재검토한다. 그러면서 선조들이 과연 어떤 의미를 전하고 싶었던 건지를 생각하고 역사는 순환성 때문에 역사를 되새기며 미래를 구상한다. 인류의 오류사는 우리들에게 인류의 오류사를 잊지 말고 되새김하지 말라는 교훈을 전해준다. 인류의 오류로 인해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게 하는 <바보의 세계>. 지금 인류가 어떤 발자취를 남기며 어느 시점에 서있는지 궁금하다면 <바보의 세계>를 추천한다. 또한 세계사를 제대로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도서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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