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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윅 클럽 여행기 ㅣ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허진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픽윅 클럽 여행기 ㅣ 찰스 디킨스 ㅣ 허진 옮김 ㅣ 시공사
픽윅 클럽은 새뮤얼 픽윅 씨가 자신이 제출한 논문과 자신이 줄기차게 연구해 온 분야를 여행을 통해 더 많은 분야를 고찰하고 탐구하기 위해 회의를 통해 결성되었다. 회원은 새뮤얼 픽윅 씨와 트레이시 터프먼, 오거스터스 스노드그래스, 너새니얼 윙클 네 사람으로, 그들의 유쾌하면서도 엉뚱하며 조금은 불쾌하기도 한 여행기를 담은 이야기가 픽윅 클럽 여행기이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 중 <두 도시 이야기>, <올리버 트위스트>는 서민, 민중들의 이야기들이다. 특히 <두 도시 이야기>의 경우는 프랑스의 시민혁명을 배경으로 그들의 고통과 아픔에 주인공들의 삶을 엮었으며 <올리버 트위스트>는 나라가 점점 부강해지는 시기에도 영국의 그늘 밑 최하층민들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시선이 시민들을 향하고 있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동하고 희망을 꾀하는 소설을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픽윅 클럽 여행기>는 시민들이 아닌 사회적으로 지위를 갖추고 있는 네 남자의 여행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여행기는 어쩌면 단순 여행기가 아닌지도 모른다. 여행을 통해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곳을 방문하는 것, 이것이 여행기라면 <픽윅 클럽 여행기>는 여행기가 가진 기본 배경에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경험, 바로 해프닝의 연속이라고 말할수 있다. 그 해프닝을 겪으며 네 남자들은 우정도 사랑도 그들 것으로 만든다. 19세기에 코미디라는 장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 말하자면 픽윅 클럽 여행기는 코미디다. 픽윅 클럽의 회장이자 가장 나이가 많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픽윅 씨는 여행을 가는 곳마다 해프닝을 겪는다. 군대의 사열식을 보러 갔다가 사열식의 희생물이 될 뻔한 일들이라든가 사기꾼의 말을 믿고 여자 기숙사에 숨어들었다가 치한으로 몰린다든가 즐거운 여행길에 하지도 않은 혼약 파기 소송을 당하는 등 픽윅 씨는 어쩌구니 없는 일들을 당한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걱정거리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해프닝은 유쾌한 코미디로 느껴지는데 이것은 바로 디킨스의 문체 때문이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상황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다 보니 마치 그 상황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일 때가 많고 그 느낌들은 바로 이것이 디킨스의 유모 코드인가? 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디킨스의 다른 두 작품에서처럼 교훈적인 매력 외에 코미디적 요소는 디킨스가 이런 유의 작품을 쓰기도 했던 전천후 작가임을 알 수 있다.
#픽윅클럽여행기는 코미디의 성격 외에도 픽윅이란 인물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준다. 사기꾼들을 용서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거나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강직한 모습도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행동을 통해 주변인들은 그를 대부로 생각하게 되는데 바로 이런 점이 코미디적 요소가 짙은 <픽윅 클럽 여행기>가 단순히 유쾌한 해프닝으로만 다가오지 않는 이유다.
<픽윅 클럽 여행기>는 디킨스의 첫 장편소설인데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들이 담겨 있다. 단편 소설로 몇 편이 실려있는데 마치 1+알파의 느낌이다. 이야기 속 이야기를 지닌 <픽윅 클럽 여행기>는 1,268 쪽의 꽤 분량이 있는 편에 속한다. 두껍지만 유머적 요소와 교훈, 이야기 속 또 다른 이야기는 바로 <픽윅 클럽 여행기>의 커다란 매력이다. < 올리버 트위스트>나 <두 도시 이야기>는 영화로 또는 책으로도 많이 접했을 듯한데 <픽윅 클럽 여행기>는 생소하게 와닿는 책일 수도 있다. 찰스 디킨스의 또 다른 작품인 <위대한 유산>과 <크리스마스 캐럴> 또한 유명한데 출판사에서 왜 <두 도시이야기>, <올리버 트위스트>와 함께 세 권을 디킨스 사후 150주년 기념 선집으로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위에 나열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직접 책을 읽어야만 알 수 있다. <픽윅 클럽 여행기>를 읽어야 디킨스를 읽었다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