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섬 - 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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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섬 I 장 지글러 I 양영란 옮김 I 갈라파고스





오늘날 핫 스폿들은 대단히 명확한 전략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 전략이란 다름 아니라 억제와 공포 유발이다.

공포심을 야기해서 박해받고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나라 탈출을 포기하게 한다는 뜻이다.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은 핫 스폿(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의 한 곳인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으로 물밀듯 밀려온다. 58개국의 난민들은 모리아라고 불리는 난민수용소에 배치되는데 자리가 없어 텐트촌에 배치되기도 한다. 그러나 레스보스섬으로 온 난민들이 모두 수용되는 것은 아니다.



푸시백push-back 터키와 그리스의 해양 경비함, 프론텍스 파견 정찰함 등이 실시하는 대단히 폭력적인 난민 저지 작전으로 난민들은 목숨을 잃거나 다시 바다를 떠돌아야 한다. 이것을 푸시백 작전이라고 한다, 난민들을 태운 나룻배, 뗏목 등을 터키 영해 쪽으로 밀어냄으로써 이들이 유럽 영토에 들어와 망명 신청서를 접수하지 못하도록 사전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칼을 동원해 고무배를 찢기도 하고 포격을 가한 후 공포감을 조성한 후 메가폰을 잡고 지시를 내린다. 프론텍스 사령부는 "우리의 임무는 난민들을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안전하게 방어하는 것입니다."라고 당당히 말한다. 형식상 자국 정부의 지시를 따른 프론텍스는 유럽연합으로부터 금전적으로 지원을 받았음에도 그들의 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수용소의 상황 손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철조망을 끊으며 어린아이, 여자 가릴 것없이 경찰들로부터 곤봉을 맞으며 부상을 당하면서도 유럽으로 입성하려는 그들이 목표달성을 하지만 신분증을 들고 2~4시간 줄을 서 받는 음식은 구역질 나는 먹을 수 없는 것이며, 극도로 비위생적이고 악취가 나는 문을 잠글 수 없는 화장실, 온수가 나오지 않는 샤워장은 샤워 꼭지 하나로 150명 정도가 함께 쓴다. 그나마 컨테이너에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다행이다, 텐트생할이 부지기수이다. '올리브나무 숲'에 형성된 판자촌의 난민들은 오물이 쌓여가고 들쥐와 뱀들이 쓰레기 산을 제집인 양 드나드는 곳에서 옴에 걸려 생활한다. 특히 밤에 화장실에 가던 중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들도 있다.



쏠쏠한 장사 이 와중에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국경관리와 이주 문제는 다가올 미래에 유럽연합이 당면하게 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라고 발표했다. 국경치안으로 무기 거래상들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는다, 밤낮으로 초고성능 드론이 육지와 바다 양쪽에서 난민들의 움직이을 감시하고 시리아의 북서부와 터키를 갈라놓는 장벽을 따라가며 기관총이 자동발사되는 장치를 설치해 두었다. 또한 소형트럭들이 해안도로를 누비다가 난민들이 레스보스 섬에 도착하며서 벗어놓은 구명조끼들과 못 쓰게 된 보트에서 모터를 제거해 불법거래상들에게 넘긴다.



시민단체들은 프로텍스와 난민들을 중재하지만 프로텍스 측은 시민단체의 활동가들을 인신매매범으로 몰아가며 난민들을 대변해줄 이들을 차단하며 섬의 올리브나무 농장주들과 난민들 사이의 갈등도 확대된다, 비공식 난민촌이 끊임없이 확장되어 나가기 때문이다.





언젠가 난민들이 섬에 안착하지 못하고 바다를 떠도는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될까? 라고 생각했지만 잠시 후 영상은 다른 뉴스를 전했고 나는 금새 난민에 대해 잊어버렸다. <#인간섬>이란 책을 받아들고 난민들의 상황을 잠시 추측했으며 단순히 그들의 상황, 상태만을 떠올렸던 나는 그들의 상황이 굉장히 열악했음과 난민들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한 내가 얼마나 순진했는지를 생각하며 부끄러워졌다. 한 쪽에서는 전쟁으로 난민이 발생하고 한 쪽에서는 쫓겨오는 난민을 받지 않으려 다시 무력을 쓴다. 난민은 자국을 떠나 어렵게 수용소에 도착했지만 너무나 비참한 삶을 이어가는 이런 악순환을 어디서부터 해결해야하는 것일지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전쟁이 나면 어린아이와 여자가 제일 불쌍하다고 했던가? 사실 누군들 불쌍하지 않겠는가만은 온 가족이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고 간신히 살아남은 어린아이들은 천애고아가 되고 오늘 당장 먹을 음식이 없는 상황에서도 성폭행에 노출되는 이중고의 삶을 사는 여자 난민들을 생각하며 내가 당장 어떻게 해야하나? 그냥 이렇게 가만있어도 되는지를 생각하느라 떨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했다. 혹자들은 유래없이 전쟁없는 평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는 행복한거라고 했는데 현재 지구 반대편에서는 아직도 총소리와 폭격이 그치지 않고 있다. 전쟁은 정치와 돈, 권력때문에 시작되고 같은 인간으로서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다. 장 지글러는 <#인간섬>에서 "인간성이 상실된 현장의 직접적인 책임자는 아니지만, 유럽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니 이제까지 침묵한 한 인간으로서, 나 역시 이처럼 참혹한 광경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가담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라고 했다.

난민들의 상황이 그저 단순한 비참한 상황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 일들이 연결되어 있고 또 다른 일들이 파생될 수있다는 것, 그들의 생생하고 비참한 상황을 들려주는 장 지글러의 <인간섬>. 갈라파고스의 <인간섬>을 통해 지협적인 나의 시선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남녀모두 꼭 읽어봐야 할 책 <인간섬>, 추천서가 아닌 필독서이다.




장 자크 루소는 1755년 발표한 그의 저서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어느 한쪽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고약한 경우는 자신의 운명이 상대의 재량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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