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200주년 기념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메리 셸리 지음, 데이비드 플런커트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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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I 메리셸리 I 데이비드 플런커트 그림 

강수정 옮김 I 지학사아르볼




'새로운 종은 나를 창조주이자 근원으로 찬양할 테고,

행복하고 탁월한 많은 생명체들이 나로 인해 생겨나겠지.

나만큼 완벽하게 자손의 감사를 받을 자격을 갖춘 아버지는 

세상에 없을거야.'

이런 사색을 이어 가다 보니 만약 생명이 없는 것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언젠가는(지금이야 불가능하더라도) 죽어서 부패가 시작되면

다시 살려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험과 죽음을 무릅쓰고 눈과 얼음의 유배지인 북극을 탐험하는 월튼은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어 유일한 낙으로 누나에게 편지를 쓴다. 어느 날 빙하에 둘러싸여 꼼짝없이 갇힌 상황에서 한 사람을 구조한다. 그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기력을 찾게 된 후부터 빅터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믿기 힘든 이야기를 .


빅터는 제네바 출신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고모의 죽음으로 사촌 엘리자베스와 함께 살게 된 이후로 엘리자베스와 친구 앙리는 늘 같이 공부하고 놀며 지냈던 친구였고 부모님들은 빅터가 사랑스런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기를 원하셨다. 열일곱살에 잉골슈타트대학에 입학하고 현대과학, 특히 화학에 관심을 쏟았고 치열하게 공부해서 실력이 빠르게 늘어났으며 생명을 가진 동물의 신체구조에 점점 관심을 갖게 되어 생리학과, 해부학, 인체의 분해와 부패에 대해 열정을 불태웠다. 그리곤 생명이 없는 것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바쁘게 납골당과 해부실, 도살장을 드나들었고 마침내 피조물, 인간을 만들어냈지만 그것은 괴물이었다! 그 괴물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차례로 빅터에게서 빼앗아간다. 왜?




"어떻게 하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자신의 피조물이 이렇게 친절과 동정을 애원하는데도 

따뜻한 눈길 한 번 안 주다니.

정말이다, 프랑켄슈타인. 나는 자비로웠다. 

내 영혼은 사랑과 인간애로 빛났다.

하지만 나는 혼자, 비참하도록 외로운 혼자이지 않은가!

나의 창조자인 당신이 나를 증오하는데,

나한테 아무것도 빚진 게 없는 다른 인간들에게서 내가 뭘 바랄 수 있겠나?

그들은 나를 멸시하고 혐오한다.

인적 없는 산과 황량한 빙하가 나의 안식처다."




<프랑켄슈타인>은 영화와 뮤지컬로 재창조되어 200년 동안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이번 지학사 아르볼에서는 200주년 기념 특별판인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을 출간했는데 중간에 그림이 있어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을 만하다. 1797년에 태어난 메리셸리는 18살 때 이 작품을 써낸다. 18살, 지금이면 고등학교 2학년으로 어린 나이인데 사후 200년이 되도록 명작으로 남을 책을 써냈다니! 놀랍다. 더구나 영화나 뮤지컬로 흥행을 하는 작품이라면 스토리면에서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생각할 이슈를 준다는 측면으로 보면 대단한 작품의 탄생이라 할만하다. 물론 학계에서는 과연 진짜로 메리 셸리가 이 작품을 온전히 자신이 썼을까라는 논쟁은 있다고 한다. 남편인 퍼시 비시 셸리가 써 준것이 아니냐는 설이 있다는 것.


<프랑켄슈타인>만큼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는 메리 셸리가 유부남인 퍼시 비시 셸리와 야반도주를 하고 살면서 여행을 가는데 유명한 고든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였던 존 윌리엄 폴리돌리와 함께 떠난다. 제네바의 몽블랑 근처라고 하는데 당시 바이런이 밤에 무서운 이야기를 하자는 제안을 하고 그 때 나왔던 이야기가 바로 프랑켄슈타인이었다. 그리고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고든 바이런의 주치의였던 존 윌리엄 폴리돌리가 꺼낸 이야기가 1819년에 출간을 하는데 제목이 더 뱀파이어였다. 현대의 모든 뱀파이어의 원형이 되는 이야기이다. 고든 바이런도 굉장히 유명한 시인이며 메리 셸리의 남편인 퍼시 비시 셸리 또한 낭만주의 3대 시인인걸 보면 문인들의 여행지에서의 한 순간이 200년 동안 회자될 명작을 낳은 시간이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프랑켄슈타인>은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이 부제는 어떤 의미일까? 잠깐 생각해보자. 프로메테우스는 누구인가? 그는 인간에게 불씨를 제공하고 제우스에게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히는 형벌을 받은 신이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판본이 많은데 그중 하나에 의하면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에게 사람의 창조를 명하고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창조한다. 흙으로 빚어서 숨결을 불어넣었다고 한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만들었던 의미에서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부제를 붙인 듯하다.


신화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신화까지 공부하게 만드는 <프랑켄슈타인>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뛰어 넘어 창조주가 되고자 애썼던 한 남자와 그의 피조물 간의 슬픈이야기다. 순수하게 과학을 좋아하던 청년이 열정을 바치다보니 스스로 창조주가 되려는 야심을 갖게 되고 피조물을 만들었지만 그 피조물에 대해 엄청난 혐오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은 사랑받고 싶고 순수한 이성을 가졌음에도 인간들에게 배척되고 혐오와 위험의 대상으로 몰리며 자신의 창조주에게마저 버림받는 괴물, 이름도 없이 그저 괴물이라고 불리는 피조물은 인간들과 떨어진 황량한 곳에 가서 자신과 같은 여성 피조물과 함께 살기를 원하지만 창조주인 프랑켄슈타인은 허락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과학도의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자신의 시도를 후회하며 책임지려는 창조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피조물도 모두 슬픈, 현재에 와서 읽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시대적 이질감을 느끼질 못할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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