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1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오진숙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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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l 버지니아 울프  l  오진숙 옮김  l  솔출판사






우리의 어머니들은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우리에게 남겨줄 재산이 하나도 없었던 건가요? 콧잔등에 분이나 바르고 계셨을까요? 가게 진열장이나 들여다보고 있었을까요? 몬테카를로의 햇빛 속에서 뽐내고 있었을까요? (P 33)

나이팅게일 : 여자들은 그들 자신만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을 반 시간도 못 가진다. (P 93)




버지니아 울프는 1928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뉴넘 칼리지의 예술협회와 거튼 칼리지의 오드타에서 강연하고 있다. 주제는 여성과 픽션. 이 글은 다듬어져서 산문/에세이 형식으로 출간된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과 돈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인 오스틴의 경우 자주 갈 수 있는 서재가 따로 없었으며 대부분의 집필은 공동의 거실에서 그때그때의 온갖 종류의 방해를 받으며 이루어졌음에 틀림없다고 한다. 자신의 원고를 숨기거나 압지 종이로 가려 놓았다고도 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재산권이 없었으므로 여성이 자기만의 방과 돈을 가지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이 글을 쓴 버지니아 울프는 학교에 다닐 수가 없어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았으며 아버지에게 여러차례 얘기했지만 끝내 학교 입학, 그것만은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대학 내에 잔디밭은 여성이 걸을 수 없었고 도서관도 대학연구원을 동반하거나 소개장을 지녔을 경우에만 출입이 가능했다. 그럼 그녀의 선배들은 무얼하고 있었나?



버지니아 울프는 신문사 잡무직이나 결혼식에 대해 기사를 썼고 유치원 아이들을 가르치고 봉투에 주소를 쓰며 돈을 벌었다. 그러나 숙모가 돌아가시며 버지니아 울프에게 유산을 남긴다. 아마 이 기회로 버지니아 울프는 조금 더 글을 쓸 수있는 조건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당시에 여성들은 집에 갇혀진 채로 외출도 힘든 상황에서 육아와 살림을 해야했기에 자유롭지 못했고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글을 쓰고 싶은 여성들은 있었다.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을 뿐. 버지니아 울프는 셰익스피어에게 여동생이 있다고 가정을 해본다. 그러나 이런 가정은 부정당한다. 왜냐하면 여성이 그런 '재능'을 가졌을리 없다고 단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엘리자베스여왕의 시대에는 당연히 여성들은 돈이 없었고 열다섯이나 열여섯살에는 결혼을 했다. 자기만의 방을 가진다는것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재산권이 없으니 종이와 펜을 살 수도 없을 뿐더러 육아와 살림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온전한 시간조차 가지지 못했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인 오스틴이나 샬롯 브론테 같은 천재성과 성실성을 가진 여성들은 글을 써왔다. 두 여성을 통해 희망을 보며 망설이지말고 글을 써보라고 버지니아 울프는 조언한다. 여행을 하고 사색하며 충분한 돈을 소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버지니아 울프는 연설에서 여성이라는 말이 죽을 정도로 싫증나고 넌더리가 난다고 했다. 가부장제의 사회에서 많은 제약을 받게 되면 '여성'이라존재가 평생 걸림돌로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해방은 단순히 여성에게 국한되지는 않으며 여성과 남성이 가진 특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녀가 더욱 멋지고 단단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연설의 끝에 셰익스피어의 여동생은 안타깝게도 글 한 줄 써보지 못하고 일찍 죽었으니 찾지마라는 내용은 이 연설의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가능한 부분이다. 여성의 해방을 부르짖는 책임감과 불쾌감만 있었던 연설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로써 버지니아 울프 시리즈 6권을 완독했다.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더 어렵게 느껴져서 독서의 과정이 사실 고되고 힘들었는데 완독을 하고 나니 뿌듯하다. 하지만 그녀의 세계를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한 편 홀가분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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