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미스터리 2020 봄.여름 특별호 - 67호
한국추리작가협회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계간 MYSTERY / 나비클럽




활짝 열린 냉장고 사이로 비어져나온 새까맣게 

타버린 상반신.

사체에서 피어오르는 매케한 수증기

비명을 지른 채 박제되어버린 벌어진 입.

나뭇가지 같은 앙상한 손가락.

양귀를 손바닥으로 막고 절규하는 흑색 토르소




인간이 느끼는 통각 중 가장 높은 순위에 랭크된 참을 수 없는 고통. 열기로 피부와 근육의 수분을 빼앗아 수축시키고 서로 엉겨붙어 전신을 찌르는 작열감을 주는 화상의 고통이다.



비번인 일요일, 모임에 나간 와이프때문에 혼자 아이들을 돌보다 깜짝 잠이 들었던 강력반 형사 오영섭은 사이렌 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자신의 아파트 맞은 편의 103동이 무척이나 혼잡한 것을 보고 사고현장으로 간다. 510호에서는 화재사건이 일어나고 혼자살던 여성이 참혹하게 죽었다. 사체는 참혹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분신자살을 한 것인가? 자살이라고 하기엔 방법이 너무나 고통스러운 방법이다. 510호 주변이웃들의 탐문조사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이웃들과 510호 여성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럼 타살인가?





계간 MYSTERY는 한국추리작가협회에서 만드는 계간지로 이번이 통권 67호이다. 67호까지 출간하기가 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출판사도 바뀌고 자금난에 허덕이기도 하면서 67호까지 온 것이다. 이번 67호는 특별호라 이름 지었으며 시대 변화에 맞춰 기관지의 성격에서 벗어나 타 장르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경쟁력있는 원소스멀티유즈(OSMU)콘텐츠를 발굴, 세계를 놀라게 할 진정한 추리소설 '작가'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소신을 담았다.



추리소설은 영미권과 일본에서 보다 많은 수요와 공급이 있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계간 MYSTERY를 읽어보고는 한국 추리소설계에 내가 너무 무지했고 관심이 부족했다는 생각과 동시에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밝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었다. 이번 계간 MYSTERY에서 내가 주의있게 보고 또한 추리협회에서도 추리소설계의 명맥을 이을 작가로 점찍는 작가는 <백색살의>의 홍정기 작가다. 13년동안 엽기부족이란 닉네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서 장르소설을 리뷰하고 있는 리뷰어로 2020년 단편집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에 공포소설<쓰쿠모가미>를 발표한 작가이다. 이번 계간지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는데, 소설은 시대의 시대상을 담고 있듯 주제가 우리 일상 생활 속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고 주목해야할 이야기로 다가온다.


미스터리 소설은 아무래도 초반에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소설 초반 죽은 사체의 디테일한 묘사와 사체가 담고 있는 다잉 메세지를 풀어가는 과정은 독자가 끝까지 몰입할 수 있게 관전 포인트가 되어주며 오형사의 수사과정 또한 흥미롭게 다가온다. 홍정기 작가의 <쓰쿠모가미> 또한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지며 내가 그에게 주목한 점은 블로거로서의 이력은 짧지만 나 또한 리뷰어이기에 그의 성장을 응원하고 싶어서다. 앞으로 한국 추리소설계가 더욱 성장하길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