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노예 12년 - 1892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솔로몬 노섭 지음, 원은주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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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12년 / 솔로몬 노섭/ 원은주 옮김 / 더스토리






자유인 솔로몬 노섭은 1841년 어느 날 워싱턴에 위치한 어느 서커스단에서 일하는 두 남자를 만난다. 그들은 공연에 쓸 악사를 구한다며 노섭에게 같이 일할 것을 제안하고 솔로몬은 두 남자를 따라 나섰다가 노예상에게 넘겨진다. 솔로몬은 윌리엄 포드 목사에게 플랫이라는 이름으로 팔려진다. 윌리엄 포드 목사는 흑인도 하느님의 창조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2년간 포드 밑에서 노예로 일하던 솔로몬. 하지만 삶은 솔로몬을 거친 파도로 몰아낸다. 포드 목사의 상황이 어려워지자 에드윈 엡스에게 다시 팔려졌는데 새 주인 엡스는 사악하고 고약하기 이를데 없는 이였다. 노예들을 아침부터 밤까지 목화밭에서 쉬지않고 일하게 했으며 조금이라도 작업이 느려지거나 수확량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채찍질을 서슴치 않았다. 그러고도 자신이 술을 마시는 날이면 피곤한 노예들에게 억지 춤을 추게 만들고 바이올린을 켤 줄 아는 솔로몬은 그들과 어울려 억지 파티를 즐겨야했다. 먹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살림살이도 없었으며 온갖 트집을 잡아 굴욕스럽게 만들었다.


자신이 자유신분이라고 밝혀봤자 채찍질만 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솔로몬. 그 사실을 혼자 꽁공 숨긴채 살아가던 어느날. 앱스가 가족이 살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몇몇의 목수들을 고용했다. 똑똑하기도 하고 목수일도 잘하는 솔로몬은 밭일에서 제외되고 목수들의 일을 거든다. 목수 중 하나였던 배스는 남부인치고는 흑인 차별이 없었기에 솔로몬은 배스를 믿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간곡히 부탁한다. 부디 자신의 지인들에게 편지를 띄워달라고. 배스는 시내로 나가 편지를 띄우고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연락이 없자 솔로몬은 낙심하지만 배스는 일이 끝나면 자신이 솔로몬의 집을 찾아가리라 마음 먹는다. 그리고 솔로몬이 의기소침해 있던 어느날 목화밭으로 낯선 신사 둘이 솔로몬을 찾아오는데.....





<노예12년>은 제목에서 알수있듯이 솔로몬이 12년간 노예로 지냈던 일을 다룬 실제 이야기이다. 자유인으로 살다가 노예로 전락한 한 남자의 너무나 억울하고 치욕스럽고 비인간적인 노예살이에 대한 외침이다. 아마 노예12년을 읽는 모든 독자는 주인공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곳곳에 슬프고 힘없는 노예들의 아픔이 녹아있어 읽다가 분노가 치솟아 책을 덮었다가 다시 펼쳤다가를 반복, 인간이 어디까지 다른 인간을 굴욕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를 알고 싶고 자신의 고통이 두려워 남의 고통을 눈감아버리는지를 알고 싶으면 <노예12>년을 읽으면 된다. <노예12년>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솔로몬이 <노예12년>을 출간한 것은 1853년, 우리가 잘 아는 <톰아저씨 오두막>은 1852년에 출간이 된다. 이 작품을 링컨이 읽고 노예제도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고 한다. 조금 더 노예에 관련된 미국의 상황을 들여다보자면 1840년대의 미국의 북부는 흑인이 자유인이었고 남부는 노예제도를 허용하고 있었다. 당시 북부는 제조업과 상공업이 중심이었고 미국노동자가 많았다. 남부는 농업위주, 면화재배가 중심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북부에 비해 인력이 많이 필요했으며 노예상들에게는 북부의 흑인들이 돈벌이가 될 충분한 타겟으로 보였을 수 있다.


1857년에 드레드 스콧이란 자가 자신의 자유를 위해 소송을 진행했는데 미국 대법원이 '노예로 미국에 들어온 흑인과 그 후손은 미국 헌법 아래 보호되지 않으며 법원에 제소할 권리도 없다고 결정한다. 흑인들과 옹호했던 백인들의 반발이 무척 컸으리라 생각된다. 그후 1860년에 링컨이 대통령이 되고 1861년에 그 유명한 남북전쟁이 일어난다. (남북전쟁은 단순히 노예제도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니다.)


사실 흑인들이 미국 땅을 밟기 전까지는 그들은 자유인이었다. 그들이 자유를 찾기 위한 몸부림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당연한 권리를 찾기에도 이렇게 오랜 시간과 고통, 노력이 필요했으니 이 얼마나 비생산적이고 안타까운 일인가?



이야기가 다 끝난 다음에도 <노예12년>은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그것은 솔로몬이 <노예12년>을 출간하고 자신을 팔아넘겼던 노예상인들을 고소하며 백인들의 비인간적인 잔혹성을 알리는 강연이나 연설을 적극적으로 활동했는데 몇년 후 실종된다. 일간에는 납치되어 살해되었다는 설이 나돌았다고하니 사실이라면 섬뜩하고 무서운 일이다.



<노예12년>을 읽으면서 예전 어릴 적 티비드라마로 방영되었던 '뿌리'가 생각났다. 너무나 비인간적이었던 노예들의 삶을 다루었던, 특히 주인공 킨타 쿤테의 삶을 다룬 드라마가 생각나면서 <노예12년>이 바로 그 '뿌리'의 축소판이 아닌가 싶었다. 같은 인간으로서 너무나 부당함을 당한 솔로몬의 얘기에 같이 치를 덜고 분노를 느꼈던 시간이었다. 다시는 인류의 역사에서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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