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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브레이크 다운 / B.A.패리스 / 이수영옮김 / arte
"그날 밤 차 안의 그 여자, 그때는 살아 있었을지도 몰라."
교사들과의 모임을 끝낸 캐시는 폭우가 쏟아지니 안전한 길로 오라는 남편의 우려에도 빨리 집에 도착하고픈 마음에 지름길로 들어섰다. 중간쯤 갔을 때 여성이 탄 차가 갓길에 주차해 있었다. 이런 날에 이런 곳에 주차를 하고 있어 혹시 도움을 원하나 싶어 앞에 차를 대었지만 운전자가 나올 생각이 없다고 깨닫고 캐시는 차를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여성의 피살 사건 뉴스가 캐시를 두려움과 죄책감에 시달리게 한다.
자신이 봤을 때는 살아있었던 여자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은 캐시에게 깊은 죄책감을 느끼게 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듣게 되는 사건이야기에 어쩔줄을 몰라한다. 그때부터 집으로 걸려오는 말없는 전화, 그리고 잦은 실수, 기억의 혼동은 캐시를 그야말로 극한으로 몰고 간다. 지갑을 집에 두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본다든지 세제를 두는 곳에 우유를 놓거나 냉장고에서 세제를 발견하고 늘 사용하던 전자제품의 사용법을 기억하지 못한다. 미용실 예약을 잊어버리고 지인들과의 약속을 잊는 일들이 생긴다.
엄마가 죽기 전 3년동안 치매를 앓으면서 수발을 해야했던 캐시는 자신도 치매에 걸릴까봐 두려워한다. 남편 매튜는 아기를 갖지 못한다는 고백을 하고 둘은 결혼을 했으나 캐시는 자신이 엄마처럼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고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괴로워한다. 자신의 잦은 실수에 남편은 드디어 병원상담을 조언하고 병원에서 조발성 치매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절망에 빠지는 캐시. 죽은 여자가 얼마 전 친구가 된 제인이라는 것을 알고 더욱 괴로워하는데 캐시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진다. 불안한 캐시는 경비업체를 부르고 남편과 상의하겠다고 했으나 곧 자신이 계약까지 끝냈다는 것을 사인한 계약서를 받고서 혼동하게 되고 자신이 주문하지 않은 주방용품들이 집으로 배달된다. 급기야 쇼핑센터에서는 주차한 차를 찾지 못하는 둥 처방받은 약을 복용함에도 효과없던 캐시, 어느 날 과다복용으로 병원신세를 지게 되는데....
"그동안 그리웠어."
캐시의 기억력의 혼동과 점점 무너지는 자아로 인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지겨워지려는 찰나 드디어 그녀는 무언가를 인지하기 시작하며 하나씩 하나씩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 의문점 뒤에 전혀 절대 의심하지 않았던 인물에게서 단서를 찾고 수수께기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주 우연한 계기로 모든 일의 배경이 되는 열쇠를 손에 쥐게 되고 드디어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 독자와 캐시는 통쾌한 복수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브레이크 다운은 가스라이팅 심리스릴러물이다. 범인은 캐시를 살인사건에 대한 두려움과 어머니가 앓았던 치매를 도구로 점점 조여간다. 가스라이팅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자신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서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범인은 상황을 조작해 캐시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에 대해 혼동을 느끼도록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이란 그물에 캐시는 걸려들고 만다. 무기력해지고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그물속에서 여주인공이 서서히 자신을 찾게 되는 Break Down.
오랜만에 보는 심리스릴러물이었다. 무겁거나 생각해봐야할 주제가 되는 책들을 읽다가 이런 스릴러 또는 추미스를 읽다보면 굉장한 속도감과 몰입, 쫄깃해지는 심장에 쾌감을 느끼고 재미를 느낀다. 무거운 책들 사이에 중간중간 읽어주는 요런 아이들은 자극적이다. 살짝 독서가 힘들어질 때 독서 권태기때 아주 좋은 처방이 된다.
B.A패리스는 Behind Door와 Break Down 그리고 Bring Me Back을 썼는데 2017년부터 해마다 책을 출간했다. 그리고 이제보니 전부 제목이 "B"로 시작된다. 뭔가 계획하는 것이 있나? Bring Me Back을 먼저 읽었는데 그러다보니 Break Down도 기대하게 되었고 그만큼 재미있었다.
Break Down, 한 마디로 약 세달 간 한 여성이 궁지에 몰렸다가 기사회생되는 이야기, 통쾌한 복수는 이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