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 글쓰기로 한계를 극복한 여성 25명의 삶과 철학
장영은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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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 장영은 / 민음사




글 쓰는 여자는 빛난다

글 쓰는 여자는 크게 도약한다

글 쓰는 여자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글쓰기로 한계를 극복한 여성 25명의 삶과 철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는 25명의 여성에 대한 전기를 간략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25명의 여성들의 삶을 통해 그녀들이 왜 써야했고 왜 싸워야 했으며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녀들의 유년시절은 대부분이 불우했거나 교육이나 사회참여에서 배제되는 경험을 겪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부는 상상도 할 수 없었거나 공부를 할 수 있었어도 교육의 기회를 남성들과는 조금 다르게 경험하고 사회적 참여에서 배제되는 경험은 그녀들을 투쟁하도록 이끌었다. 굳이 페미니즘을 거론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의 선배인 그녀들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많은 것의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왔던 것이 사실이기에 투쟁이라는 단어가 넘치지 않는다.




쓰고

투쟁의 산물인 책들은 대부분이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연인>을 쓴 마르그리트 뒤라스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큰아들에게 넘치도록 의지하고 딸이 빨리 독립해 가장의 역할을 맡아주기를 은근히 바래왔던 어머니 밑에서의 불우했던 청소년시기를 그대로 자신의 책에 투영하고 있다. 또는 성인이 된 후 결혼에 실패하며 이혼가정에서 육아와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도리스 레싱은 혼자서 무거운 짊을 지고 있었음에도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고 글을 썼는데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을 듣고도 심드렁했다는 이야기는 그녀가 얼마나 '오로지' 글쓰기에 매달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녀들은 꼭 쓰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일자 눈썹으로 유명한 프리다 칼로. 그녀의 인생이야말로 짧지만 삶에 대한 열정이 녹아 있는 삶을 살다간 여성이 아닐까 감히 말하고 싶다. 어릴 적 앓던 소아마비로 오른 쪽 다리가 성하지 않았고 교통사고로 여러차례의 수술을 해야했다. 척추와 자궁을 다친 그녀가 어떻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신체적 고통과 그 고통이 주는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그녀는 그림을 그렸고 남편의 바람과 이혼, 다시 결합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발가락을 절단하는 수술을 하기도 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자신의 생각과 열정을 그림에 녹아냈다.



싸우고

자신의 자전적인 삶을 투영한 소설을 쓴 여성은 흑인이었던 토니 모리슨도 있다. 흑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토니 모리슨에게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았고 직접 자신이 겪었던 인종차별을 흑인들의 삶과 역사를 통해 직접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녀는 백인 뿐 아니라 흑인에게서조차 환영받지 못하고 독자들의 저항과 항의를 받아야했다. 싸우지 않고는 쓸 수 없었던 공통된 그녀들의 질곡사였다.



살아남다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그녀는 <토지>의 박경리. 한국전쟁을 통해 남편을 잃었고 어린 아들을 잃는 참척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 고통을 잊기 위해서라도 써야했다. <암흑시대>, <불신시대>는 모두 그 때 쓴 소설들이다. 고통을 겪었지만 딸과 함께 살아가야했다. "결코 남성 앞에 무릂을 꿇지 않으리라는 굳은 신념"으로 글쓰기를 실천했고 "실전을 경험하고 전쟁 이야기만 늘 쓰는 남성 작가에게는 왜 사소설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는가."라는 말씀에서 글쓰기조차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상황이 짐작이 된다. 글쓰기를 통해 박경리는 살아남았다.



두껍지도 크지도 않은 책에 25명이나 되는 여성의 전기를 담았다고 했을 때 놀랐다. 알고 보니 이 책은 작가가 경향신문에 기고했던 칼럼이었다. 그 칼럼들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인데 많은 여성들을 다루다보니 전문적이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유명작가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거나 조금만 더 깊이 파고들면 알 수 있는 내용들이라 굳이 책을 통해 보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것은 뒤집어 보면 우리가 굳이 검색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얘기도 된다. 잘 모르는 작가도 있었고 알았지만 알려고 하지 않았던 작가도 있어서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들의 삶에서 엑기스만 뽑아 낸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부당함을 얘기하고 앞서 나아갔던 여성들의 투쟁으로, 그 투쟁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그녀들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보내는 목소리, 그 목소리를 정확하게 듣는 것, 목소리에 담긴 메세지를 파악하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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