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 환상적 모험을 통한 신랄한 풍자소설, 책 읽어드립니다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걸리버여행기 / 조너선 스위프트 / 스타북스 / 김문성옮김





"이 작품의 의도는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화나게 만들려는 것"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으며, 

다른 모든 책들을 파괴하고 

오로지 여섯 권만 골라야 한다면,

그 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 조지 오웰




내가 알고 있던 <걸리버여행기>는 걸리버가 소인국과 거인국을 여행하는 동화였다. 그런데 사실 <걸리버여행기>는 어른용 소설이고 동화에서는 만나지 못하는 뒷 부분이 있었다니! 또한 당시 영국사회를 풍자하는 소설이었다고 하니 잘려진 뒷부분이 궁금해진다.



소인국 릴리퍼트에서의 걸리버는 신사답고 예의바른 모습으로 황제와 귀족은 물론 병사들과 시민들까지 걸리버를 믿고 사랑해주어 나름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 즐겁게 지낸다. 걸리버는 적대국 블레푸스쿠 제국의 침략을 막아내고 영예로운 호칭까지 부여받는다. 블레푸스쿠 국왕은 특사를 보내와 화평을 요청하고 평화를 맞이한다. 황후의 거처에 화재가 나 걸리버가 묘책으로 소변을 봄으로써 큰 화재를 면하지만 처음부터 걸리버를 싫어했던 이들이 반역죄로 몰아결국 걸리버는 몰래 블레푸스쿠 제국으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파도에 쓸려 온 보트를 발견하고 그는 영국으로 돌아간다.


고향을 뒤로 하고 다시 여행을 떠난 걸리버는 바람에 밀려 어딘지 모를 곳에 도착하고 잠시 배에서 내려 살피던 중 거인을 만나 도망치지만 배는 이미 떠나고 걸리버는 남게 된다. 거인국 브롭딩낵에서 걸리버는 어느 농장주의 주머니를 채워 줄 수단으로 전락한다. 시내에서 걸리버의 쇼는 돈벌이가 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쇼를 해야하는 걸리버는 피로에 지친다. 그러나 농장주는 더욱 욕심을 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수도로 간다. 수도에서 소문이 퍼져 왕후의 귀에 들어가 왕후에게 팔린 걸리버는 보다 안전을 보장받고 사랑을 받게 된다. 그러나 걸리버는 자신을 벌레 취급하는 거인들에게 굴욕감을 느끼고자신을 돌봐주고 아껴주었던 글룸달클리치를 뒤로 하고 다시 영국으로 떠난다.


'호프웰의 선장' 윌리엄 로빈슨이 찾아와 선상 의사가 되어줄 것을 제안, 걸리버는 다시 여행을 떠나고 선원들 중 해적이 끼어있던 탓에 걸리버는 배에서 쫓겨나 며칠 분의 식량과 함께 카누에 실려 어느 섬에 도착하게 된다. 잠시 걷던 중 사방이 어두워지며 햇볕을 가린 거대한 불투명 물체가 섬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그것은 섬이었다! 의자를 줄로 내려줘 의자에 앉아 섬에 올라가게 된 걸리버. 그곳은 라퓨타라는 섬으로 발니바르비를 다스린다. 발니바르비 사람들은 온갖 것을 연구하는 연구원들로 가득차 있다. 실용성은 무시하고 오직 '학문을 위한 학문'을 추구한다. 예를 들면 오이에서 햇볕을 추출하는 연구원, 맹인이면서 화가들을 위한 물감을 만드는 계획자, 얼음을 태워서 화약으로 만드는 연구원 등 이들은 연구에만 매달리지만 실제로 유용하거나 성공된 연구는 없었다. 이런 연구원들로 가득차다보니 나라는 오히려 황폐해져간다. 걸리버는 실제 나라인 일본을 거쳐 다시 영국으로 무사히 돌아온다.


그러나 걸리버는 다시 여행을 떠나고 이번에는 말의 나라 휴이넘에 도착한다.이성을 가진 채로 태어난 말들이 '야후'라 불리는 원시적 인간과 비슷한 존재를 부리며 살아간다. 야후와 걸리버의 유사성 때문에 말들은 걸리버를 야후로 여긴다. 하지만 이성이 있는 걸리버를 보며 점차 친구가 되어가고 사람과 비슷한 야후는 탐욕이 끝도 없고 식탐과 내란을 일삼아 그야말로 짐승스러운 존재인 야후를 보며 혼란에 빠진다. 휴이넘의 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야후와 비슷한 걸리버를 야후로 생각하는 많은 말들이 짐승으로 대하지 않는 것은 이성과 천성을 거스르는 일이라며 비난을 쏟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걸리버는 휴이넘을 떠나 고향 영국으로 돌아온다.




우리가 알고 있듯 <걸리버여행기>는 사람이 어느 곳에서는 굉장히 크고 또 어느 곳에서는 작아지는 상대적인 크기에 대한 놀라움을 느낄 수 있는 동화였다. 소설로 만나는 <걸리버여행기>는 여기에 하늘을 나는 섬과 말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추가된다.


걸리버의 다양한 모험담을 그린 <걸리버여행기>는 조지 오웰이 극찬했으며 작가 본인이 "이 작품의 의도는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화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출간 당시 엄청난 인기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으며 신랄한 묘사로 인해 내용이 삭제되거나 금서로 지정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소인국과 거인국의 이야기는 거친 표현과 풍자 등을 삭제하여 아동문학으로 발행되었으니 인기를 끄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인국에서는 구두 굽이 높으나 낮으냐에 따라 당파가 갈라지는 것을 당대에 어처구니없는 이념싸움과 거인국에서는 인간의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라는 것을 작가는 꼬집고 있다. 작가의 그 꼬집음은 3, 4부에서 절정을 이룬다. 말도 안되는 연구에만 빠져사는 인간들에 대한 비판과 이성이 존재하는 말을 통해 동물 즉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을 꼬집는다. 같은 지역의 야후들끼리 기회를 엿보고 내란을 일삼으며 탐욕스럽고 풀이건 썩은 고기건 가리지 않는 식탐과 배가 터질 때까지 먹고 다시 배설해버리는 그들을 덕을 갖추고 이성의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휴이넘으로선 야후가 그야말로 짐승으로 보일수 밖에 없다. 또한 말과의 대화를 통해 걸리버는 법관, 의사, 변호사, 귀족 등 사회의 주축이 되는 이들에 대해 날카롭게 설명한다. 당시 영국의 썩어가는 면을 작가는 지적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조지오웰의 극찬을 받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환상적인 이야기는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독보적 여행기이다. 이런 여행기를 통해 작가는 비판하고 풍자하며 만인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풍자소설의 최고봉인 동물농장을 쓴 조지 오웰이 극찬한 작품이니 작가가 당대에 자신의 나라 영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비틀어 풍자하는지 체험해보자, 걸리버와 함께 여행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