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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책 읽어드립니다
조지 오웰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평점 :

동물농장/ 조지 오웰 / 스타북스 / 신동운
"우리의 삶은 초라하고, 고되며, 아주 짧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간신히 우리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먹이를 얻어먹고
일할 수 있는 자들은 마지막 한 방울의 힘이 다할 때까지 일하도록 강요받고 있소.
그리고 우리가 쓸모없게 돼 버리는 순간
우리는 가차없이 지독히 처참하고 소름 끼치게 도살당하고 맙니다."
주인 존스의 메이너 농장. 모두 잠든 어느 날 밤에 농장에서 존경을 받는 미들 화이트종 수퇘지 메이저 영감은 전날 밤 이상한 꿈을 꾸고 모두에게 알리고자 헛간으로 모이라 전한다. 돼지, 말, 개, 새, 양, 거위, 닭 등등 모두 모여 메이저의 얘기를 듣는다.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생명유지가 가능한 만큼의 먹이를 먹고 노동을 강요받으며 쓸모없게 되는 순간 가차없이 도살당하고마는 절망스런 노예의 삶이란 결론을 내리며 우리의 해답은 인간을 쫓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메이저 영감은 모두와 함께 <영국의 동물들>을 합창했고 3일 뒤에 죽었다.
메이저 영감의 이야기는 지혜로운 동물들에게 새로운 인생관을 심어주었고 그들 중 강한 추진력이 있다고 소문 난 나폴레옹과 말 잘하고 창의력 풍부한 스노볼이, 재기 넘치는 연설가이며 설득력있는 스퀼러가 메이저의 사상체계를 용의주도하게 만들어 '동물주의'라고 이름붙였고 그들은 농장주인 존스가 잠든 후 회합을 열어 다른 동물들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봉기의 날은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먹이를 주는 것을 잊은 사람들때문에 계속 굶은 동물들이 곡물을 정신없이 먹었고 농장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깬 존스와 일꾼들은 동물들을 채찍질하였다. 그러자 동물들은 일제히 인간들에게 덤벼들고 당해낼 수 없었던 사람들은 쫓겨 달아났다.
메이너 농장을 동물농장으로 이름바꾸고 글자를 배우고 평등한 농장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지내게 되었으나 풍차를 만들어 전기를 만들고 온수를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스노볼과 반대하는 나폴레옹파로 나뉘어 권력싸움이 시작되고 어느 날 스노볼은 축출된다. 나폴레옹은 그동안 스노볼은 농장주인 존스와 내통했다고 밝히며 불만을 가진 다른 동물들도 숙청당한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점점 권력이 강화하고 농장주가 사용하던 집에서 호의호식하게 된다. 마치 사람처럼 침대에서 자고 옷을 입으며 인간들과 거래를 시작한다.
인간에 의해 노동력이 착취되었던 동물들. 그들의 삶은 지배되었던 삶에서 자유로운 노동(?)의 삶으로 전환되었다. 어쩌면 단지 주인만이 바뀌었을 뿐 그들의 삶은 그닥 변화가 없는 듯 여겨지기도 한다. 그들은 그저 인간의 지배를 벗어났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조금 똑똑한 돼지들의 지배가 시작되고 인간들과의 거래를 트고 모든 동물들의 평화를 외쳤지만 내분이 일어나며 하나씩 축출당하고 처형되고 계급이 정해진다. 그들은 지금 공포 속에서 또다른 주인에게 지배받는 삶이 되어버린 것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1945년에 출간되었다. 러시아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조지오웰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동물농장을 이해하기 전에 잠깐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이 어떤 배신을 했는지 잠깐 짚어보자. 제1차 세계대전 후 러시아의 경제는 악화되었고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2세는 나라를 돌보지 않았다. 결국 1917년 3월 반란 세력과 노동자가 폭동을 일으키고 니콜라이2세는 황제직에서 물러났다. 곧 스위스에 있던 레닌이 도착하고 11월에 레닌과 트로츠키가 볼셰비키혁명을 일으키고 수도를 모스크바로 옮긴 후 1922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을 수립한다. 레닌은 역사상 최악의 독재 정치를 행했고 1924년에 사망한다. 볼셰비키 혁명을 같이 했던 트로츠키가 레닌의 후계자로 알려졌었는데 스탈린이 레닌의 자리를 차지한 것에서 스탈린의 배신이라고 한다.
동물들을 제때 먹이고 관리했어야 할 농장주인 존스는 니콜라이2세, 이상한 꿈을 꾸고 동물들에게 봉기할 영감을 준 메이저 영감은 레닌, 스노볼은 트로츠키, 나폴레옹은 스탈린으로 그 역할을 대입해보았다. 나름의 가설이지만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 놀라웠다. 책 뒷표지에 보면 유머가 가득한 작품으로~ 라는 설명이 나오는데 나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무서웠다. 당시의 시대상을 알지 못하면 스탈린의 배신을 떠올리며 이 글을 썼는지 알 수 없다. 모든 동물의 평등화를 꿈꾸었지만 사람의 지배 속에서 살 때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살게 된 동물들을 보며 자업자득이라고 해야할지 순리를 거스른 자들의 운명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이후 가장 훌륭한 풍자소설이라고 평가된다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작품이다. 작가의 의도를 모른다 해도(스탈린의 배신) 동물들이 마치 사람처럼 지배계급을 만들고 그 속에서 부와 권력을 축적해가는 과정은 사람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어 지배계급이 된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