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는 숙녀 비웃는 숙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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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웃는 숙녀 / 나카야마 시치리 / 문지원 옮김 / 블루홀6





인생 첫 사냥이다

첫 사냥. 그 직전에, 탄창에 총알을 넣을 때와 같은 긴장감이었다.

희대의 악녀, 희대의 인형조종사, 악마.




호라이 변호사가 의뢰인을 만났다. 의뢰인의 용의는 살인과 살인교사.  가모우 미치루, 그녀에 대한 수식어는 이른바, 희대의 악녀, 희대의 인형조종사, 악마였다.  최고의 미모와 차분하고 논리적인 화법, 허스키한 목소리, 고혹적인 눈, 포승줄에 묶인 그녀는 요염하기가지 하다. 이런 여자라면 인생 조금 망친다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그녀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왕따를 당하고 있는 쿄코는 분노와 괴로움, 원망에 사로잡혀있다.  그런 쿄코에게 사촌인 미치루가 전학을 오고 그녀의 왕따를 해결해준다. 거기에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는 쿄코에게 골수이식가지 해준다. 구세주가 되어버린 미치루. 미치루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쿄코. 미치루와 친해지며 그녀의 집에 갔다가 그녀가 아버지에게 구타와 성적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쿄코는 어떻게든 미치루를 도와주려한다. 그리고 미치루는 아버지에게서 해방된다. 이제 둘만의 비밀이 생겼다.


은행에 입사해 열심히 일했지만 뒤늦게 입사한 남자직원들에게 승진이 누락되고 사요에게는 악화된 건강과 심한 스트레스만이 남았다.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명품을 사들이고 그로인해 심각한 신용불량상황을 맞이한 사요. 카드회사로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하고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며칠 전 동창회에서 만난 쿄코가 사촌과 생활 컨설턴트를 하고 있단 얘기를 떠올린다. 쿄코의 사촌은 파이낸셜 플래너 자격증을 취득했고 신부님 같은 말투에 마음의 빗장이 열리며 허심탄회하게 모든 걸 털어놨다, 눈물을 흘리며.  그리고 쿄코의 사촌인 미치루는 사요가 스트레를 겪는 이유는 근무 중인 은행탓이며 혼잣말식으로 본점의 돈을 잠깐 빌리고 다시 채워넣는 방법을 얘기한다.  그 후 사요는 미상의 인물로 차명계좌를 만들고 그에 따른 카드수령은 쿄코가 면허증을 위조해 받아서 사요에게 넘기는 식으로 해결했으며 본점의 돈을 차명계좌로 입금한다. 처음이어려웠고 두 번째는 쉬웠으며 금액은 점점 커져갔다.


이사하려는 미치루는 양쪽 집의 계약일이 맞지 않아 잠깐 쿄코의 집에 머물게 된다. 젊은 나이에 회사 대표가 된 미치루를 대견하게 여기는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쿄코까지 계속된 취업에 미끄러져 가업을 돕고 있는 쿄코의 동생 히키루에게 비난의 화살이 던져진다. 그런 히키루에게 미치루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논한다, 남자아이에게 아버지라는 사람은 뛰어넘어야할 존재이며 내면에서 아버지를 죽이는 통과의례를 거쳐 어른 남자가 된다는.  평소 아버지에게 늘 핀잔을 듣던 히키루는 미치루의 얘기를 듣고 생각에 빠진다.  그리고 미치루의 말들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느끼고 미치루를 믿음직스럽게 여긴다. 점점 미치루를 마음에 품게 되는데 어느날 밤, 미치루에게 삐뚤어진 소유욕을 느끼며 미치루를 괴롭히는 쿄코를 보고만다. 그리고 히키루는 결심한다.


2년 전 실직한 남편은 구직활동 대신 소설을 쓴답시고 서재에 틀어박혀 있다. 요시에는 직장을 구했지만 점점 생활고에 빠지고 직장동료를 통해 컨설턴트를 만난다. 가모우 미치루. 그녀를 만나보니 신부같은 말투와 아름다운 미모에 자신의 상황을 두루마리 휴지를 풀듯 술술 늘어놨고 미치루로부터 현재의 자산 가치를 높이라는, 예를 들면 생명보험이라는 조언을 듣는다. 요시에는 소설가의 수입을 남편에게 묻고 높은 수익만큼 생명보험 액수도 늘리자고 만한다. 남편이 갓 일어난 시간대에 보험설계사를 불러 사인하게 한 요시에. 그리고 결혼기념일에 술에 만취한 남편을 운전석에 앉히고 자신은 조수석에 앉은 채 엑셀에 발을 얹는다.


모든 사건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진 가모우 미치루를 수상히 여기고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과 검찰에 의해 미치루는 기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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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의 첫 번째 이야미스 사냥!

이야미스는 싫다는 뜻의 '이야다'와 미스터리의 합성어로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주요 소재로 삼는 일본 추리소설의 한 장르로 읽고 나면 뒷맛이 찝찝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비웃는 숙녀>의 주인공 미치루는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 타고난 화법으로 사람들의 욕망과 심리를 조종해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다. 작가가 의도한 바가 그렇듯 미치루는 등장인물을 사로잡아 범죄를 저지르고자하는 마음을 먹게 만들었음에도 하나같이 모든 것은 자신들이 계획했고 미치루는 다정하고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다못해 인생이 조금 망쳐지더라도 좋겠다고 느낄 만큼의 고혹적인 미모를 가진 숙녀, 미치루.  <비웃는 숙녀>는 한마디로 희대의 요녀사기극이다!


<비웃는 숙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부 벼랑끝에 있는 인물들이다.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인물들이 바로 미치루의 먹잇감인데 이들은 전부 비이성적인 생각의 통제가 불가능하다.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 때쯤 한 줄기 빛처럼 나타나 그들의 고통을 다 안다는 듯한 얼굴과 경청의 태도 그리고 결정적인 외모는 마치 동앗줄을 잡은 듯한 기분이었을거다. 어머니의 부재 아버지의 폭력과 성적학대는 어린 나이에 견디기 힘들었을 고통이었고 그 과정속에서 고통에 빠진 이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꿰뚫고 있었을 미치루.  그녀는 그저 그들에게 탈출구를 제시했지만 사실 문의 탈을 쓴 유리창문이었던 것. 탈출구인줄 알았던 문은 열자마자 발을 내딛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범죄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미치루. 악녀와 성녀의 역할을 왔다갔다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천재적 악녀 캐릭터의 탄생이다. 소설의 초반 미치루의 가정사를 읽으면서 불편했지만 소설의 후반에 미치면서 미치루의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어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추미스에서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매력포인트는 반전! 이 반전이 어떻게 그려질지 표지에서 보듯 커다란 모자로 얼굴이 가려진 미치루의 비웃음이 어느 정도로 생생할지 반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왜 제목이 비웃는 숙녀인지 말이다.



네이버 독서까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서평단 모집에 당첨되어 받은 <비웃는 숙녀>. 이야미스 소설과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은 처음인데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이 기대된다.  나카야먀 시치리가 속편 <또다시 비웃는 숙녀>를 준비하고 있다니 그녀의 메두사같은 눈빛에 빠질 누군가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그들은 어디에나 있을 우리들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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