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지 말걸 그랬어>
지난 겨울, 일본에 놀러갔다가 산 그림책.
서점에 높다랗게 쌓여 있길래 궁금하여 집어들고 보았는데 읽지도 못하지만 그림만으로도 넘 좋아서 낼름 샀다.
아는 분에게 이 책 번역해 보라고 권했더니 `요시타케 신스케`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작가라고 귀뜸을 해 주었다.
<벗지 말걸 그랬어>로 번역본으로 출간된 것을 보니 기쁨 반, 아쉬움 반...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 텔레비젼 맛집으로 나온 거 같은 기분?! ㅎㅎ
<이게 정말 사과일까?> 나 <이유가 있어요>도 나름 잼나고 기발하긴 하지만...
그래도 갠적으로는 <벗지 말걸 그랬어>가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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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오마워! 탐정단 다림창작동화 9
김리리 지음, 조승연 그림 / 다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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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오마워 탐정단>
고재미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다.
재미가 짝사랑하는 소은이가 휴대폰을 잃어버린다. 소은이가 엄마에게 혼나는 게 싫어서 재미는 절친 재강이와 주왕이와 함께 휴대폰을 찾아준다.
`고오마 탐정단`은 고재미와 오재강, 마주왕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는데 소은이가 ˝고오마 탐정단, 고오마워~.˝ 하고 말할 때 오홋! 하며 감탄하는 지점이다.
처음부터 작가가 이걸 생각하고 등장인물의 이름을 설정했을까? 하고 궁금해졌다.
요즘 아이들이 뭔가를 잃어버릴 때 대부분 어떻게 할까? 속상하고 안타까워 하는 맘은 예나 지금이나 같을거다. 속상한 마음에 주저앉아 울기만 하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고오마워! 탐정단> 아이들은 다르다. 전작에서도 그러 했듯이 이 아이들은 직접 움직여 나선다.
아이답게 어설프고 엉뚱하지만 자신들의 문제 한가운데 뛰어드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그렇게 친구의 본질적인 고민에 접근하여 함께 방법을 찾아간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토로하는 사람들 대부분도 ˝왜?˝ ˝내 일이 아닌데.˝ ˝괜히 남의 일에 끼어드는 거 아냐.˝ 하면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남의 문제에 멀어진다.
이 아이들에게 ˝네 휴대폰도 아닌데 왜 그런 고생을 해?˝ 하고 물어본다면, ˝그거 찾으면 너한테 뭐가 좋은데?˝ 하고 물어본다면... 이 아이들은 뭐라고 대답했을까?
다행히 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묻는 사람이 없어 고마웠다.
아이들에게 `친구의 물건 찾아주기` `친구의 고민 함께 하기`는 당연한 일이고, 당연한 일이었는데...
동화책 읽고 너무 멀리까지 간 듯 하지만,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게 되기까지... 우리는 꽤나 많은 것을 잃어버렸는지 모른다.
함께살아가는 것을 보여준 고오마 탐정단, 고오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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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그러게... 라오스에 뭐가 있는데요? 라고 물으면서...
라오스 여행을 꿈꾸며 라오스에 관한 여행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잘 알아보지도 않고 덥썩 장바구니에 넣어버린 잘못이다.)
최근 20년간 모아둔 여행기 모음집이었다.
위의 문장을 쓰고 나서, `엥? 20년이 최근?` 하고 혼자 놀라고 있다.
이 책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태어난 해, 1949년 만든 포도주가 나온다. 이걸 보면서, `엥?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렇게 나이가 많았나?` 하고 혼자 새삼스럽게 놀라기도 했다.
내 20대 청춘을 함께 했던 무라카미 하루키가 나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이가 있을 거란, 아무리 많다해도 10살 정도? 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었던겐가.
<노르웨이 숲> 초고를 쓰던 그리스섬 이야기와 이탈리아에 관한 부분을 읽으며 조금은 감회가 새로웠다는 것.
라오스의 루앙프라방과 메콩강을 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시선.
그리고 `여행`에 대한 하루키의 소견.
이런 것들이 좋았다.
일상에서도 여행지에서 하는 것처럼 주변의 사물이나 일에 마음을 두고 시간을 들여 찬찬히 보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
오늘도 엄청나게 더워 벌써부터 지치지만... 여행하듯 조급하게 굴지말고 찬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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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아주 간만에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읽었다.
표지부터 제목까지... 밀란 쿤데라스럽다는 느낌이다.
한때 엄청나게 인기있었던 오쇼 나즈니쉬의 `배꼽` 이후 배꼽에 대해 `아!` 하고 뒷통수를 맞은 순간이었다.

˝... 배꼽이 없는 여자의 전형이 너에게는 천사지. 나에게는 하와, 최초의 여자란다. 하와는 배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한순간의 기분, 창조자의 기분에서 태어났어. 최초의 탯줄은 바로 그녀의 음부, 배꼽 없는 여자의 음부에서 나온 거야. ...˝ (p103)

탯줄을 끊고 나오지 않은 자, 배꼽이 없다!
당연한 이 진리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후 계속 감탄만 하고 있다.

˝여자의 관능적인 몸에는 황금 지점 몇 개가 있는데, 나는 늘 그게 세 개라고 생각했어. 허벅지, 엉덩이, 가슴.˝
라몽은 생각에 잠겼다가 ˝그렇지...... .˝ 라고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하나 더, 배꼽을 추가해야 한다고 깨달은 거야.˝ (p137)

배꼽티를 입고 지나가는 여자를 보며 주인공들 중의 한명인 알랭이 생각한 바를 친구 라몽에게 전하는 대목이다.
다른 세 지점이 에로틱한 메세지가 있는 반면 별다른 특징없이 생긴 배꼽에는 에로틱한 메세지가 아닌 `태아`에 대한 메세지가 있다고 알랭은 말한다.
이 책은 무의미, 하찮고 의미없는 것이 가진 가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엄청나게 근사하고 거창한 것보다 결국 무의미한 것들이 인간에게 더 큰 위로가 될 때가 많다는 거...
결국 내 가슴을 치는 건, 혹은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말한 이도 잊어버릴 만큼 작고 소소한 말이었다는 것!
그래서 세상에 무의미가 축제를 벌이고 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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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음식사>
책장에서 `내가 이런 책도 샀었던가?` 했던 책들은 대부분 도서정가제 실시 하루 전날에 마구마구 장바구니에 넣었던 책이다.
이 책도 그 중 하나.
식재료를 색으로 분류해서 그것에 얽힌 이야기와 썰을 풀고 있다.
나는 `뜻밖` 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대개 이 `뜻밖` 다음에는 예상하지 못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소소한 기쁨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 책 제목에 `뜻밖`이 들어 있듯이 꽤나 잼났다.
밥먹다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식재료에 대하여 툭! 하고 무심히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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