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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 하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66
브램 스토커 지음, 이세욱 엮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흡혈귀의 존재 즉 '드라큘라'의 이야기는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 이기에, 따로 배
경과 설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유명세에 의해서 만들어진 현대의
부수적인 작품들 덕분에, 오히려 '원작'에 대한 망각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 현실은 과연 어떻
게 받아 들여야 할까? 실제로 나는 드라큘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를 다룬 영화나 만화같
은 작품들을 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정작 원작은 읽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그 원작을 접할 수 있었고, 또 그럼으로 인해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현실
은 개인적으로 큰 축복이며, 또 하나의 경험의 만족감을 부여하여 주는 하나의 일화로 기억되
는 것이기도 하기에, 나는 지금 무한한 기쁨을 느끼고 있다. (한번 잘난체 좀 했다 ㅡ.ㅡ)
물론 이 원작이 이야기는 지금껏 내가 알고있는 흡혈귀의 사전지식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내
용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의 내용을 크게 인정하는 이유는, 이 책이
당시 쓰여진 19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그에 투영된 인물들의 지식과 묘사등이 무
척이나 정교하기 때문이다. 강력하고 은밀한 흡혈귀의 존재에 대항하려는 헬싱박사와 그 동
료들의 모험담, 그리고 아름다움은 물론 고귀한 성품을가진 미나 머레이를 두고 벌어지는 드라
큘라와 헬싱박사의 치열한 두뇌 싸움... 그야말로 그들은 서로의 목표를 위해, 산업혁명과 과학
이 지배하는 '영국' 속에서, 미신과 초자연 현상이 난무하는 처절한 전투를 벌인다. 이처럼 책
속에 등장하는 내용, 그리고 소설속에 그려지는 주인공들의 '일기'는 그야말로 '성서의 교훈'
처럼 단순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괴물은 구원과 애증의 가치관을 떠난 존재... 어디까지나 '악의 존재' 그 자체라는 것
을 말이다.
때문에, 이에 독자들은 이미 수많은 처녀들을 떠도는 괴물로 만든 흡혈귀의 존재와, 그의 악랄
함을 봄과 동시에, 인간의 드라큘라 백작의 힘에 어쩔수 없이 휘둘려 지게 되는 그 한계를 엿
보며, 그 내용에 안타까워 함은 물론, 흡혈귀에 물려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아름다운 미나의
괴로움에 상당한 공감과 분노를 느끼며, 어느새 흡혈귀를 물리쳐야 하는 '인간의 편에 서게
된다.'
그 때문에 저자는 주인공들이 느끼는 그 두려움과 무기력의 뒤에는 언제나 '인간은 이긴다' 라
는 인간들만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발견하는, 확실한 메시지를 내용에 집어넣음으로서, 과거 서
방 특유의 종교적 의식... 즉 결국 이교도의 괴물은 정의의 그리스도의 광휘에 소멸하고야 만다
는 교훈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는 그야말로 그 당시의 사회.문화적 인식을 그대로 반영하는 역
사의 기억으로 인정되는 것이며, 이에 더 나아가, 오늘날에도 유지되는 그리스도의 영향력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눈높이를 가지게 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나는 이 책을 통해서, 픽션소설.공포소설 으로서의 매력 뿐만이 아니라, 역사의 기억
의 면에서 접근하는 또하나의 매력을 보았고, 또 그것이 그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고전은 그
야말로 고전의 매력과 그 특유의 참맛이 존재한다. "무엇이 고전을 사량하게 하랴? 바로 그 맛
때문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