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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이미지와 신비한 색체의 조화! 이처럼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작품을... 아니 소위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문자(책)로 접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적어도 나는 나름의 사정에 의하여, 이 날씨의 아이라는 책을 통하여 그 작품의 세세함을 살펴볼 수 있었다.
때문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는 이 날씨의 아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그 나름 사회에 대한 저자 나름의 비판적인 인식을 엿보았다는 감상을 받았다. 흔히 세상 모든 공동체 속에서 보여졌던 '희생'의 모습! 이에 역사 속에서 그것을 '제물'이든 '문명'이든'사명'이든 그 저마다의 가치관을 드러내었지만, 단 하나! 그 속의 핵심에는 개인의 (가치)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사회적 이데올로기의 시스템이 무겁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보다 세세한 표현은 피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날씨의 아이'는 스스로 일본을 위한 희생양이 되기를 선택한다. 물론! 이에 대하여 일본사회도 그 속의 국민도 여느(고대의) 야만적인 인종과 같이 그녀의 희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느 사이에 그녀가 날씨의 아이가 된 사실, 그리고 전승되어 내려온 그녀들?의 역활에 대한 내용을 통하여, 결과적으로 그녀 또한 날씨의 아이로서 집단의 이익을 위해 헌신(또는 희생)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이 사실이고, 또 결과적으로 이에 대하여 그녀 또한 크나 큰 아픔속에서도 '모두를 위한 선택'을 하고야 만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을 뿐'
뜬금없지만 위의 글만큼 이 작품을 드러내는 것이 있을까? 이른바 날씨의 아이가 제 역활을 하지 않음으로서,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일본사회 곳곳에 큰 피해를 주었다. 허나 오늘과는 다른 과거를 기억하는 어느 이에게 있어서, 도리어 잠겨 사라진 개척지와 해안선... 그 모든것이 옛 일본이 가지고 있었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때문에 이를 통한 일본의 모습을 떠올리면, 의외로 우울한 모습의 일본이 비추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과거 고도의 성장을 이룬 일본, 또한 과거 옛 모습을 바꿀 정도로 격렬하고 역동적인 시대의 한 모습을 거쳐간 일본이지만, 반대로 그 대가로서, '조직을 위하여 살신성인'하는 현 일본인의 모습 또한 만들어내고 말았다.
'사회는 번영해도 그 속의 개인은 죽어간다.'
이에 생각해보면 날씨의 아이가 가진 상징성이야 말로 위의 말 그대로를 드러내는 것과 같다. 때문에 주인공은 그녀가 결정한 '숭고한 희생'을 거부한다. 게다가 착한 아이이기를 거부하고, 사회의 룰을 거부하고, 무특정 다수의 불편함(민폐)를 감내하면서도 그는 그녀에게 스스로의(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라 주문한다. 단! 그것을 위해선 일본이라는 나라 그 자체가 '화창한 날'을 포기해야 하겠지만...반대로 그 화창한 날을 위하여 오래도록 (공동체가)'날씨의 아이'들을 희생시켜 온 것이였다면? 만약 그러했다면 가장 정상적인 사회와 일본의 모습은 도리어 옛 빗 속에 가려진 일본이 아니였는지? 이에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