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릿 트레인 - 영화 원작소설 무비 에디션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차는 다양한 사람들을 태우고 목적지로 향한다. 그렇기에 여느 문학에서도 이들 각각의 사연과 인생 또는 인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소위 로멘스나 추리 또는 스릴러등과 같이 저자 스스로의 작품세계를 마음껏 뽐낸다. 이에 생각해보면 이 소설 또한 그러한 '한정된 공간'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여느 작품의 설정들과 나름 유사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등장인물인 '왕자' 역시도 상식... 또는 도덕성이 결여된 천재라는 것, 그리고 뭐든지 생각대로 해내고 마는 재능을 낭비하며, 타인의 삶을 망가뜨리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 것은 분명 일본의 여느 드라마나 만화 등에서 보여지는 '삐뚤어진 천재'의 전형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보에 따르자면 2022년 영화로 제작되어 이미 상영중에 있다고 한다. 이에 생각해보면, 소설에서 보여진 가장 큰 장점은 이들 등장인물들이 각각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나름의 연결점을 만들고 또는 영향을 준다는 것에 있다.
때문에 생각외로 공통의 목적을 위해 뺏고 경쟁하고, 대립하는 것이 아닌 줄거리에서 '어떠한 재미를 찾을 수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혼잡한 관계 속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한 저자 나름의 정의가 마음에 들었다.
각설하고 이들은 모두 '상식에 벗어난 인물들' 임이 틀림이 없다. 소위 납치, 암살, 운반을 아루르는 여러 행위를 통해 그들이 해내야 하는 '일의 성격'은 그야말로 불법적이고 또한 폭력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때때로 어른으로서 아이에게 휘둘리는 모습 등은 생각해보면, 결국 이들이 냉혹하고 전문적인 킬러로서 '훌륭히 미션을 완수하고자 하는 모습보다는 그저 (저마다의) 목적에 얽매어 무의미한 폭력을 휘두르며 허우적대는 모습이 떠올라 때때로 헛웃음을 짓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고 여긴다.
이처럼 이 소설은 보다 분명한 이미지 또는 결말을 가지지 않는다. 소설 속에는 정의도 승자도 존재하지 않으며, 뚜렷이 목표한 바를 성취하는 사람 또한 매우 적다. 다만 적어도 이들이 가진 개성과 범위를 조절하고, 또는 이들 누구가 소외되거나 하는 일이 없이 조화롭게 일을 마무리 지은 구성에 있어서는 분명 이 소설은 나름의 정성과 결과를 내었지 않은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