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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도 사랑해도
유이카와 케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5월
평점 :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기다린다' 책의 표지에는 책의 이미지를 이렇게 표현한다. 그러나 내용
을 접하면 접할수록 나는 등장하는 주인공들에게서,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을 엿볼 수가 없다. 이들은 이 현실적인 세상에 길들여져, 순진하고 동화적인 사랑도, 과거 문학의 플라토닉한 사
랑도, 드라마적인 극적인 사랑도 없음을 안다. 게다가 각각의 인생의 길에 상관없이, 남.녀
간의 사랑에 그리 목마른 것 같지도 않다. 잘 팔리지 않는 작가, 프리터 같은 삶... 그리고 언
제나 바쁜 커리어 우먼의 삶을 살아가는 이 책의 주인공들(자매)도 물론 외롭다거나, 세상의 요
구에 대한 결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는 사랑보다 꿈이다. 그리고 사회적 성공
과, 자아실현이 사랑의 필요성보다 더욱 더 필요한 '자신을 위한 포상'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 책을 사랑을 위한 소설이라 한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내가 일반적으로 생
각하는 사랑이 아닌, 저자 스스로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무언가의 가치관이 녹아 있는것이
다. 과연, 이 책이 표현하는 사랑은 어떠한 것인가? 나는 무엇보다 소설의 줄거리 보다는 그
사랑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그 중점을 두고 이 작품을 접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소위 자매와 부모라는 연결고리를 가진 가족 공동체이다. 그
러나 그들은 어른으로서, 각각의 위치에서 각각의 인생을 살아가며, 무엇보다 자신의 가치관
을 최고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늘날의 인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물론 그들도 성인여성
으로서, 남자를 만나고, 친분을 쌓는다. 그러나 그 형태는 다루기 편한 술 친구부터, 순간적
인 외로움을 숨기려는 외도(결혼한 남자와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우정과 애정이 함께하는 기
나긴 형태의 사랑의 방식은 아니다.
물론 그들도 세상이 말하는 '결혼' 그리고 자신이 '아가씨 에서 아줌마로 불리우는 나이의
경계'에 있음을 알고 또 초조해 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의 오늘을 뒤돌아보게 하
는 것은 어머니와 할머니가 당당히 선포한 '재혼'의 이야기이다. 실제로 중년의 재혼은 이 세
상에 그리 흉볼 것이 아니며, 주인공들도 흔쾌히 어머니의 결혼을 축복한다. 그러나 칠십에
이르는 할머니의 재혼, 그리고 십대의 소녀처럼 수숩어 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나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납득하기에는 무언가가 껄끄럽다.
실제로 상대의 가족은 할머니를 상대로 '재산을 원하느냐?' 하며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낸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 가장 순수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 준것은 바로 할머니이다. 그렇기에 그 모
습을 접하는 두 명의 손녀들은 다시끔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는 가장 기초적인 의문을 시작
으로 자신들의 오늘을 접한다. 물론 당장 자신들이 변해서 남자와의 적극적인 연애전선에 뛰
어들지는 않는다. 다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분명 남과 함께하는 형태의 인생도 행복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자신의 할머니에게서 엿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