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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의 생활상이 변화하고, 사고방식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과연 요리
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인식으로 다가오는가? 물론 식사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적으로
행하여야 하는 행위이다. 허나 인간은 그 행위에서 나름대로 애정, 의무, 증오와 같은 자신의
기분을 불어넣었으며, 그로 인해서 생겨난 많은 전통과 결과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상당한 위
치를 차지하며, 오늘날에 까지 무수한 가치관을 남기는데 성공한다.
이처럼 부엌에서 태어난 수 많은 것들은 각각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요리법, 식사예절, 사랑
하는 사람들에게 먹을것을 만들고 또 전한다는 연예의 한 방법, 그리고 가정을 유지하고 이끄
는 주부로서 해야하는 필수적인 의무... 이 모든것은 분명 부엌에서 피워지는 따뜻한 불꽃과,
그 앞에 서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 했던 주방의 인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상은 '부엌혁명'을 뛰어넘는 가치관 즉 '부엌으로 부터의 독립'이라는 말까
지 나올 정도이다. 밖에는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 할 수 있는 편의시절이 늘었고, 또 요리를 함
에 있어서도, 일일이 재료를 다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재료나,기계들이 등장해 사람이 부엌
에 속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그렇기에 일부 사람들은 (옛 사람들에 비교하여) "부
엌에 얶매임 없이 살아 갈 수있는 자유" 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냉동식품, 즉석식품, 식당, 전문요리사... 그리고 간단한 집밥의 가치에 비례하여, 추락하는 전
통의 가치... 이 많은 현실을 생각하면 분명히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자의든 타의든 세상의 흐
름과는 다른 삶을 살고있다. 그들에게 있어 부엌은 과거와 같이 자신의 헌신을 요구하
는 감옥이요, 한 사람의 인생 모든 것을 설명 할 수 있는 '뜻있는 장소' 요, 누군가의
진정한 '자주독립'의 가치를 재 확인 시켜주는 도전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요리들은 만드는 그들의 인생의 현실이 보다 분
명하게 드러난다. 물론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의 요리를 소개 할 수는 없지만, 개
인적으로 나는 그들의 요리중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수플레'의 이야기가 가장 안타까웠다. 수
플레는 분명히 손이 많이 가는 요리이다. 그리고 그 달콤한 맛의 매력과는 달리 만드는 사람
에게 있어서, 항상 노력에 대한 보상이 따르는 요리도 아니다. 오븐 안에서 구워지는 그 순간
의 형태가 사람의 손에서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마치 공기가 빠져나가듯 그 형태가 무너
지는 그 요리 앞에서, 과연 주부는 그 요리를 내놓아야 할 머지않은 시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 것인가?
분명 그들은 자신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인정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들의 일
부는 부엌을 떠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평소 인정받지 못하는 헌신의 인생을 계속
해서 살아간다. 자녀, 남편, 부모를 위해서 사는 부엌에서의 삶...그렇기에 저자는 표현한다.
그녀들이 부엌을 떠나는 그 순간, 분명 그 빈자리는 크고도 깊으리라! 그리고 깨달으리라 자신
의 건강, 입맛, 성격, 그리고 생활의 전반에 있어서, 진정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누구였는가?
하는 진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