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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의 기도
오노 마사쓰구 지음, 양억관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5월
평점 :
인간의 삶을 살면, 간간히 정체된 삶을 선택하는 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이 추구하
던 미래를 포기하고, 또 현실에 맏닥뜨린 한계의 존재에 굴복한다.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또한 비단 소설속에서만 보여지는 가상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다는 감상이
들고는 하는데, 과연... 이들은 원하던 행복을 떠나, 전혀다른 형태의 행복을 부여 잡을 수 있
을까? 나는 바로 그러한 구원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이 소설의 첫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무대는 일본의 작은 섬이다. 상식적으로 '섬'이라 하면 세속적인 인간의 세계에서 벗
어난 '자유' 친근하고 순수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맛보게 되는 '치유'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을 만끽하며 세삼 인생을 살아가는 '용기'를 재충전한다. 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그
러나 주인공을 포함한 다른 등장인물들이 살아가는 '섬'의 존재는 기존의 상식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장소로서 보여지는데, 결국 나에게 보여진 그곳은 역시나 사람사는 곳으로서의 단점.
즉 갈등과 욕심, 무료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오락으로 여기는 이간질과 미움의 싹이 여기저
기 트여있는 단순한 '외딴세상'일 뿐이다.
때문에 이 섬의 인간또한 세속적이고, 또 특별하지 않은 단조로운 일상을 되풀이 한다. 뭐...
그들이 특별해 봐야 도망간 남편 대신 어린 아들을 키워야 하는 젊은 어머니나, 침체되어 있는
섬 하나 살려보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결국 실패하고야 마는 풋내기 공무원이나, 오랜세월부
터 사람들에 의해서 외면당해온 할머니 같은 사람들, 즉 외부의 환경에 의해 불행을 맛본 일그
러진 인생의 표면적인 요소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표면적인 것이 그들을 철저하게 괴롭힌다. 그리고 그들 또한 그것을 불행으로 해석
한다. 때문에 그들은 '고향'땅에 구원을 청한 것이다. 고향에서의 기억, 땅, 그리고 그 때의
사람... 그러나 그들이 향한 고향은 정말로 그들이 원하는 진정한 구원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이처럼 이들의 이야기는 '다시 요람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라는 정의 를 내릴 수 있는 여
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른은 다시 요람으로 돌아 갈 수는 없다. 아니... 그 곁으로 갈 수
는 있겠지만, 다시 아기가 되어, 그 때의 편안함이나, 주변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속 편한 상태
로는 되돌아 갈 수 없다. 그렇다 그들은 어른이 되었고, 결국 그들이 맞닥뜨린 역경 또한 그
누구의 도움보다는 스스로의 능력과 각오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그들에 있어 고
향은 구원이 아니다. 그저 앞날을 살아갈 '현명한 조언'을 해준 장소일 뿐이다. 그렇다면 구
원은? 뭐... 생각해 보면 그리 멀리 있지는 않지 않을까? 예를들면 친구, 가족, 스승 말하고 만
지고, 대화 할 수 있는 그들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