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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우리 - 고승의 환생, 린포체 앙뚜 이야기
문창용 지음 / 홍익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세계가 현대화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전설과 신화'의 존재는 더이상 많은사람들에게 영향력
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책 속에 등장하는 두 인물들은 종교가 전하는 가치를 그
대로 믿고 또 자기 자신을 그 믿음에 바치는 또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이라는 감상을 받는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아이와 어른을 떠나, 옛 고승의 환생체와 그 교육담당이라는 새로운 관
계로 이어져있다. 또한 이들의 세계에선, 환생한 '란포체'는 (불교의)윤회의 상징으로서, 과거
의 인물과 동일한 존경을 받음은 물론, 제자와 신도들이 물심양면으로 란포체를 지원하는 구조
가 완성되어 있다.
그러나 주인공인 앙뚜는 '란포체'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란포체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
하고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탄압, 그리고 티베트 승려들에게 미치는 현실의
어려움이 새로운 란포체에게 고향에 갈 권리, 제자들과 만날 권리, 스스로 자립해 사원을 일으
킬 권리를 앗아갔던 것이다.
책에서 안 것이지만 진정한 란포체가 되기 위해서는 전생의 제자들을 다시 모으고, 이들과 함
께 사원을 세워 신도들을 보아야만 한다. 그러나 앙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중국이 국경을
통제하고 있어 전생의 인연을 이을수가 없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란포체를 결국 단순한 '영리
한 아이'라는 틀 속에 가두어버린다. 때문에 앙뚜는 먼저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의문부
터 시작해, 란포체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열망에 이르기까지 많은 갈등과 스트레스를 받
는다.
누구보다 존경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현실, 물론 그것은 란포체 본인을 괴
롭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본인을 떠나, 교육담당인 노승 또한 그 현실이 무척이나 괴롭
다. 란포체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그는 사람들에게 그저 이질적인 존재에 불과하다. 심지
어 어느 사람은 앙뚜를 두고, '가짜 환생' '거짓 란포체' 라며 그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서금
없이 던진다. 그렇기에 노승도 생각하기에 따라 힘없는 란포체를 포기 할 수도 있었을 것이
다. 나이들고, 또 안정적인 사원에서 인정받고, 또 대접받은 승려로서의 지위를 누리기에, 반
쪽짜리 란포체를 모시며 그의 교육과 수발을 드는 것은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매우 어리석어 보
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승은 란포체를 모신다. 그리고 그의 정당한 권리를 위하여 스스로 란포체를 고향으
로 모신다는 무모한 결정을 한다. 란포체라는 이유로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떨어져, 승려로서
의 길을 가야만 하는 '아이' 그 아이를 모시며 그의 성장과 함께 올바른 승려로서의 품격을 갖
추게 하는 것이 바로 노승에게 주어진 현생의 역활이다. 그렇기에 이 둘은 자신의 역활을 다
하기 위하여 만나고, 생활하고, 이별하는 일생의 동반자라고 할 만하다. 이들은 서로를 위해
살고, 서로를 의지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견티고 내일을 만들어간 원동력
이 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뜨거운 감동을 전해준다. 물론 나 자신도 이 둘의 생
활을 접하며 잠깐이나마 눈물이 났다. 비록 이들의 믿음과 생활상을 온전히 이해 할 수는 없
었지만 단 하나, 이들이 있는 힘껏 살아,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했다는 그 하나만큼은 이해하고
또 감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