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정록 - 조선군 사령관 신류의 흑룡강원정 참전기 ㅣ 서해문집 오래된책방 22
신류 지음, 계승범 옮김 / 서해문집 / 2018년 9월
평점 :
위의 서적 북정록에서 보여진 군대를 바라보면서, 나는 결국 주도적이지 못하고 끌려다닌 속국
의 군대를 마주했다. 물론 이는 역사적인 잣대로 생각하면 나름 과하다는 정의도 가능하리
라 생각하지만, 결국 조선군이 나선정벌을 주도한 청나라의 보조적인 역활에 머문것 또한 사실
이기에, 결국 이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것에는 독자 스스로의 눈높이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 믿는다.
그도 그럴것이 과거 이 책을 접하기 이전 '교육'을 통하여 바라본 나선정벌은 대부분"북벌을 위
한 준비단계" 라는 주장이 많았다. 당시 삼전도의 굴욕을 기억하는 조선에게 있어 북벌이 가지
는 의의는 무엇보다 중요했고, 또 나름 단단히 준비한 조총부대의 활약에 주목하면서, 후대의
역사학자들은 그 사실을 토대로 나름의 민족적 기상을 세워주는 가설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일종의 '진중일기'를 통하여 바라본 역사는 분명 과거에 가르쳤던 '비상하기 위한 추
진력?' 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모습이많았다. 이에 과연 조선군은 이 원정을 통하여 어떠한 변
화를 맞이하였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토대로 나는 이 책의 정보를 접해 나아갔다.
이에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역시 조선군은 청나라의 보조군에 불과했다 라는 감상에 도달한다.
먼저 원정군 사이에서 조선군이 가지는 위치를 따져보면, 병졸 뿐만이 아니라, 최고 지휘관이
였던 신류조차도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한 부분이 드러난다. 게다가 작전을 짜고 실행하는 단계
에서도 청나라의 입김을 피할수 없었으며, 심지어는 군대로서 필수적인 조직의 독립성또한 상
실하여, 필요에 따라 병력이 나뉘고 차출되는 모습이 책속에 드러나있다.
때문에 인간 신류의 기록에 있어서 '청군'의 모습은 무척이나 비판적이다.
'전리품이 적어진다'는 이유로 화공을 반대한 청군, 부족한 군량을 원조해주기는 커녕 나중에
받아낼 이자를 먼저 생각하는 청군 그리고 전투로 노획한 물자를 나누지 않고 모조리 빼앗아
간 청군... 이처럼 그들의 원정은 자국 국경의 안정보다는 마치 집단적인 도적때와도 같은 모습
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신류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답답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
는 조선팔도에서 모여든 사람들,즉 급조한 군대를 이끌며 원정을 끝마쳤고, 특히 러시아인들
과 전투를 벌이면서, 그들의 플린트 락 머스킷의 잠재력에 주목하기도 한 유능한 군인이기도
했다.
때문에 후대의 사람들은 역사를 바라보며 '가능성'을 떠올리고는 한다. 과연 이 원정을 통해
서 조선이 마주한 문제는 무엇이였을까? 그리고 이를 토대로 다르게 선택했다면 과연 역사는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그 대표적인 예로 위의 머스킷에 주목한 신류의 가치관에 조정이 공감
하였다면 과연 조선군은 어떠한 강군으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이처럼 달콤한? 망상이 잠시 머리를 잠식했지만, 결국 조선은 이를 통하여 아무것도 바꾸지 않
았다. 게다가 신류의 비극적인 최후를 통하여 알수 있듯이 당시 정체된 조선을 일깨우기에
이 원정은 너무나도 작은 이벤트에 불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는것이 사실이다. 허나 이
와 반대로 당시 조선군이 선택할 수 있는 재량권이 매우 한정되었다는 사실에 한번 접근해볼
필요도 있다.의견을 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전투를해도 사상자만 생겨날뿐! 이처럼 전투를
통하여 아무것도 얻어내는 것이 없는 현실속에서, 어찌 미래의 전망을 생각 할수 있었겠는가?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사속 신류의 모습 또한 나름 속국의 장수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몸
부림이라 할만하다. 끝없는 방문, 회의, 그리고 뇌물... 이처럼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하여 강자
의 선택을 청하는 기록의 대부분을 접하면서 나는 이 어쩔수없는 지휘관의 한계에 분노하고,
또 안쓰러운 마음을 품는다.
자주적이지 못한 단체, 국가, 군대의 모습이 바로 이와 같다.
모든지 대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현실... 이처럼 이 책을 읽음으로서 배울 수 있는것은 이른
바 보조군이 가지는 설움과, 역사적인 사실을 들여다보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위치로 떨어지
지 않는 자립의 가치를 지켜나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
면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대한민국은 완전한 자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아니... 국제적인 관
계, 국력의 한계, 다른 환경에 미치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생각하면 무조건적인 자립은 독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추구하는것을 멈추는 것은 금물이다. 노
예가 노예인것은 그가 그러한 행동을 해서가 아니라, 이미 마음이 그에 굴복해 있기 때문이 아
닌가. 그렇기에 독자들은 끝없는 자립을 추구하여, 강병에 힘써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았으
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