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복
리샤르 콜라스 지음, 이주영 옮김 / 예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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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 중에서 '한반도 최악의 세대' 라는 주제가 있다. 실제로 1580년에 한반도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은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 정묘호란에 이르는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야 했으니, 이에 오롯이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백성의 입장에 대해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물론 위와 같은 글을 써 내려간 이유 중에 하나는 이 소설 또한 당시, 어느 시대와 운명에 휘둘린 한 사람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인의 입장에 있어서, 제목 그대로 할복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다른 나라의 옛(자살)의식만이 아닌, 과거 군국주의와 식민주의 등과 일맥 상통하는 일본제국주의의 사상적 뿌리에 해당하는 것이기에, 만약 소설의 내용이 단순히 '자포니즘'과 '일본의 내적 미학?'을 이해하게 된 이방인에 대한 것이였다면! 나는 이 글을 쓰기 이전에 먼저 책을 읽기를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소설은 일본에 대한 문화나 내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이 아닌, (크게)인물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아간다. 다만 그 인물이 과거 동.서양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세계2차대전을 거치며, 왜 이방인이 되고 말았는가? 그리고 어째서 머나먼 일본에서 '시대의 불행을 끌어안고 할복이라는 수단으로 세상을 떠나는 선택을 하고 말았는가?' 에 대한 나름의 서사를 드러냄으로서, 결국 독자들에게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가혹한 운명 등에 상처입은 이 이방인에 대한 동정의 마음을 품게 만든다.

에밀의 인생은 냉정한 신들이 인간에게 안겨준 잔인한 운명을 상징했다. 에밀의 인생은 가련한 인간의 운명을 계속해서 가차 없이 망가뜨리는 신들의 장난으로 얼룩졌던 것이다.

30쪽

각설하고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은 (개인적인 입장에서) 크게 세번의 죽음을 마주한다. 그러나 그 죽음의 형태에서 최소한 죽음이 타인에게 강제 된 것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와 참회의 수단으로서, 행하여진 것은 일본인 무관이자 의사였던 겐소쿠가 유일하다. 물론 제3자의 입장에서 겐소쿠는 일본 제국주의에 부역자이자 심지어 731부대의 마루타 생체실험을 자행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전범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아직10대의 어린아이였던 주인공에게 있어 이 일본인은 미지의 동방의 나라의 문화를 알려준 인물이자, 이후 그에게 명예의 의미와 맹세의 멍에를 지운 존재라는 점에 있어서, 어쩌면 주인공의 인격을 만들어 가는데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일 수 있다.

일본 장교였던 겐소쿠는 자살하는 순간까지 기품이 있었습니다. 그런 겐소쿠, 그리고 헌신과 초연함이 검으로 만들어진 문명을 가진 머나먼 나라 일본에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158쪽

그러나 크게 주인공의 인격을 만들어낸 가치 중 제일은 스스로에 대한 '자기 혐오'이다. 물론 그 혐오의 감정 가운데 주인공의 책임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나치 정권에서 태어나, 아우슈비츠에서 부역하는 아버지를 두었고, 그저 독일 사회가 부르짖는 '질서'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유대인 친구를 대했을 뿐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립하여, 주변의 모든 진면모를 알게 되었을때, 과연 주인공의 입장에서 어떠한 마음을 품을 수 있을까?

그는 부끄러움, 아버지에 대한 혐오와 분노...그러나 어쩔 수 없는 사랑의 복잡한 마음을 품고 이방인이 되었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조국을 잃어버린 주인공은 그저 다시끔 주어진 프랑스인이라는 배를 타고 과거 그의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은 동방의 나라로 향하지만 그곳에서도 전쟁은 그의 깊은 상처를 들쑤신다.

한국전쟁... 6.25를 직접 마주한 주인공. 종군기자로서 그의 눈에 들어 온 참상은 이미 과거 스스로가 겪은 경험과 뒤섞여 또 다른 상처를 준다. 더욱이 겨우 발견해 낸 삶의 이유이자 사랑인 한국인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은 이후 그는 이제 그의 내면에 남은 마지막 인격의 파편을 끄집어내, 그 형태로 세상과의 작별을 고했다. 그렇기에 그에게 있어서 할복의 의미는 여느 일본인의 전통적 사상과 가치관과는 조금 다른 이유가 녹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는 개인의 입장에선 더 없는 절망을 맛보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으면서,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속죄의 마음을 과거 그가 이해한 가장 고결한 형태로 마무리 하지 않았나 한다.

허나 안타깝게도 이미 언급했듯이 그 수 많은 속죄의 마음에서 주인공 스스로가 행한 잘못은 겐소쿠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뿐이다. 그는 전쟁의 시대 독일인으로서, 전범 부역자의 아들로서, 가족을 지키지 못한 못난 아버지로서 시대의 부조리함을 끌어안고 죽는다. 그리고 그 사실을 다른 이에게 전하고, 결국 이를 이해한 사람들에게 온전히 판단을 맡기고 있다. 에밀 몽루아... 아니 볼프강 모리스 폰 슈페너 라는 인물은 왜 할복을 선택했나?

이에 나는 그 수단에는 나름의 의문을 품지만, 적어도 죽음을 선택한 이유 만큼은 크게 이해하고 동정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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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이탈리아 - 로마 Ι 베네치아 Ι 밀라노 Ι 피렌체 Ι 나폴리, 2024-2025 최신개정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정숙영 지음 / 길벗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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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먹고 살기 위해서! (나름) 부자유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입장에 선 '나'는 최근 여행 유튜버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영상을 통해 '자유 여행'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나에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때... 과연 나는 스스로가 원하는 형태의 경험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과 현실적인 걱정이 때때로 여행에 대한 기대감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여행 계획이 이미 짜여져 있는 패키지여행은 위와 같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목적을 가진 동료를 모아 낮선 장소에 서서 스스로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나름의 지식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국내 여행 또한 계획과 함께, 어느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가? 박물관이나 체험관 등이 쉬는 날은 언제인가? 아니면 때때로 그 장소에서 지역축제나 이벤트를 기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나름의 정보 수집은 분명 이후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여행 가이드는 언제나 최신의 것을 접하는 것이 좋다. 교통편 등의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용하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다른나라에 대한 정보는 과연 어떻게 조사해야 할까? 물론 이 책의 주제인 이탈리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의 나라이다. 그러나 내가 고대 로마에서 현대까지의 역사와 그곳에 어떠한 문화재와 관광지가 있는가를 이미 알고 있다해도 정작 스스로 그곳으로 가서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한 지식의 영역이 아닌 현실의 문제이다.

때문에 이 책은 그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유용한 보조 역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괜히 년도에 따라 최신판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책 속의 이탈리아 또한 사람이 살아가고 또 변화하는 장소이기에, 관광지라는 다양한 장소에 있는 음식점, 가게, 가격, 연락처, 최근 유행하는 기념품이나 문화에 대한 정보까지... 이에 2024년 이탈리아를 여행하기를 소망하고 계획하고 있다면, 나름 유튜브와 컴퓨터 블로그를 검색하기보다 서점에 들러 이와 같은 여행 가이드북을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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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사전 Part 3 지옥사전 3
자크 콜랭 드 플랑시 지음, 장비안 옮김 / 닷텍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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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보았을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 중 하나는 '서양의 지옥에 대한 개념이 사전으로 정의할 만큼 방대할까?' 라는 의문이였다. 물론 다른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단테의 지옥'처럼 저자 스스로가 하나의 서사를 써 내려 간 것이 아니라면 여전히 지옥의 모습과 그 속의 구성은 과거와 오늘날 그다지 변한것이 없기에, 어쩌면 다른 독자들 또한 미리 (제목을 통해) 책의 내용을 유추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정작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목과는 달리 저자가 써내려간 '사전적 의미'는 오늘날 고대의 가치관... 즉 신화시대의 학문과 종교, 또는 세계관처럼 매우 방대한 장르를 망라한 지식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 많았다. 그렇기에 어쩌면 독자의 입장에 서서 이 책을 바라볼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저자 '자크 콜랭 드 플랑시'가 책을 지어낸 1818년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 속에서 저자를 지배해온 과거 신비에 대한 이해는 고대인과 근세인의 사이에서 어떻게 변화했는가에 대한 차이점을 구분하려 노력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옛 기독교의 가치에서 벗어나 인간의 이성과 '과학적 논리' 등이 대세를 이루던 시대! 이에 저자는 예전 시대의 가치관을 정리하여 '사전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를 했다. 예를 들어 고대의 불사조와 같은 미지의 생물에 대한 전설을 정리하고, 과거의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었던 물건이나 장소, 또는 주술의 방법이나 효과와 같은 지식을 기록하고 정의함으로서, 어쩌면 그 이전에는 지역과 사람에 따라 우후죽순 다른 모습을 보이던 무형적 가치를 나름 근세의 가치관 속에서 기록하고 정형화 한 것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결별을 위해서가 아닌 '논리의 시대에 과거의 가치란 이렇게 이해되어야 한다'는 저자 나름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였나? 하는 감상이 든다.

신이 인간에게 준 존재의 존엄을 깨닫게 만든다면, 관상학은 불확실한 부분이 있음에도 존중 받을만하다. (...)누구나 선택과 취향에 따라 얼굴이나 신체 일부를 바꿀 수 있다면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외적으로나, 내외적으로나 완벽한 만족을 이루지 못한다. (...)

54쪽 관상학

예를 들어 신비주의가 지배적이였던 시대, 세상에 이해하기 힘든 불확실한 현상이 나타날 경우 인간은 크게 두가지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태양과 일식의 관계를 신화의 틀에 묶어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했던 (나름의) 이성적 모습을 보였던 예도 있으나, 최악의 경우에는 마녀 사냥처럼 인간과 그 공동체가 공포와 히스테릭으로 학살을 자행한 모모습 또한 심심치 않게 보여왔기에, 이후 저자가 살아가는 새로운 문화의 시대는 이전 알 수 없었던 '미지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실증적) 논리를 통해 억누르려는 시도를 했다.

덕분에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영적이고 무형적인 신비주의적 가치관은 이른바 '점술과 미신'이라는 단어 아래 그 평가가 한정된다. 이제 현대인은 델포이의 신탁이 말하는 '운명'에 지배되지 않고,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저주'를 받아 병에 걸린다는 믿음을 품지 않으며, '사랑의 묘약(주술)'을 만들어 상대의 마음을 강탈하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여전히 인간은 어려울때 신에게 강한 도움 등을 구하고 있는 만큼... 적어도 이 책을 통해 보여지는 현대인의 인식 그 내면에는 과거에 비해 주술(또는 종교적 가치관)등이 나름의 효과(결과)를 이끌어내 낸다는 믿음은 미약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정신적 의지를 잘라내지 못했다는 그 미묘한 경계가 그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와 새삼 인간은 재미있는 존재가 아ㅣ닌가? 하는 생각이 ㅁㅣ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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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석 - 김옥균을 깨우치고 대원군에 맞선 사내
김상규 지음 / 목선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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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 역사를 떠올려 개인적으로 오경석의 이름은 상당히 낮선 것이였다. 그러나 이 (소설)책을 통해 바라본 인물의 행적은 그 나름대로 전통적 근세국가에서 탈피한 근대국가의 틀을 추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려 한 개혁파의 선구자로서, 결국 내용을 마주하는 독자들에게 '어째서 조선은 변화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가?' 에 대한 감상을 느끼게 하기 충분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생각이 된다.

특히 조선의 신분 계급에 있어 '중인'에 해당하는 오경석에게 나라의 변화를 꿈꾸게 한 책(가치관)이 있다면? 그것은 크게 북학의와 해국도지로 나눌 수 있다. 더욱이 그가 역관의 직을 수행하며, 청나라가 태평천국의 난과 아편전쟁을 통해 나라가 분열될뿐 만이 아니라, 서양세력에게 패배하여 수도(베이징)까지 함락당하는 현실을 목격함으로서, 이에 단순히 오랜 중화의 질서가 무너진다는 것에 충격을 받는 동시에 더욱이 정체되고 낙후된 '조선은 과연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질문을 품고 또 그에 대한 강한 해답을 갈구하는 인물이 되어가는 (이야기의) 흐름 등은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인상깊은 것이였다.

(...) 외부와의 교류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하고, 새로운 세상을 보면 사람들은 자각할 것이네. (...) 자각은 변화의 요구를 불러 일으킬 것이고, 변화의 요구는 새로운 세상을 창출하는 동력 될 걸세.

309쪽

결과적으로 그는 (소설의 이야기에 비추어) 조선의 변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개화'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새롭게 대원군이 실세로 떠오르자, 나름 정통이 아닌 방계로서 부조리함을 경험한 그에게 큰 기대감을 품었으나, 안타깝게도 역사를 돌아보았을때, 대원군 이하응의 국정은 이후 쇄국으로 나아가기에, 결국 오경석은 그 스스로가 개화를 위해 오늘날 보기에 상당히 무모한 행보를 보이게 된다.

실제로 비교적 세계정세를 파악했던 오경석이 개화를 주장했던 때는 1871년 미국과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했을때와 이후 1876년 강화도 조약의 (협상의) 실무자로서 활약했을 때이다. 이때 대원군은 협상을 뒤집고 일본과의 결전을 지시하였으나, 정작 오경석은 조약을 통해 (다시)조선 개국의 문을 열었다. 물론 이후 벌어지는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독자들은 이 사실을 이유로 이 주인공의 선택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날 역사에서 강화도 조약은 불평등 조약일 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조선에 대한 침략의 교두보가 되었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앞으로의 국가가 생존하기 위해서 변화는 필수라는 믿음을 가진 당시의 인물에게 있어서, 큰 마찰을 피하고 최대한의 자주성을 지키면서 개화의 길을 나아가야 한다는 그의 '사상적 믿음'과 행동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잘못되었다 정의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조선의 변화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나? 이후 그의 사상적 계승자에 해당하는 김옥균의 갑신정변과 같이 급진 개화파가 행동하게 된 이유와 실패 등을 떠올려보게 되면... 결국 조선은 비록 느리고 낙후되었지만, 그 내부적 조직만큼은 강인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의 10년에 이 나라의 명운이 걸렸네. 일본과 통교하자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잖나. (...) 저들 나라에 유학생을 보내서 기술을 배워오는거야. 우리도 광산을 개발하여 산업을 일으키고 저들의 기차와 회륜선 전신도 도입해야지(...)

553쪽

그러나 이후 조선의 변화는 개화의 필요성을 인식한 이 소설의 주인공과 많은 '개화의 가치를 인식한 인물들'에 의해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진행되어갔다. 덕분에 역사 속에서 보여지듯 조선은 분명 개화를 통해 많은 것을 도입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오경석이 꿈꾸었던 자주적인 강국을 이룬다는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하여 한반도의 역사는 수 많은 상처와 비극이 되풀이 되고, 심지어 그 상처는 오늘날에도 분열과 왜곡을 불러오게 된다. 이러한 역사의 한계 때문일까? 이미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오경석을 포함하여 당시 시대적 요구와 필요성을 인식한 개화의 위인들은 비교적 다른 위인들과 비교해 후대의 인식이 저조하다고 생각이 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다시끔 개화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 인물과 함께, 당연하게 저항과 독립으로 이어지는 수 많은 위인들의 가치를 통틀어, 더욱 확고한 대한민국의 역사의 기준점이 완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늘날 보여지는 대한민국의 대중적 역사인식과 사실조차도 위협당하고 분열되는 세상 속에서, 단순히 내가 공부하고 알아가는 당연한 역사가 당연히 후대에도 보존되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없어진 지금... 결국 앞으로 보다 바른 역사의 사실이 이어지기 위해서라도 먼저 나부터 스스로의 중심을 삼을 역사의 기준을 세우자 마음먹는다.

그리고 그 기준으로 생각해보아도 오경석은 분명 남들보다 다른 눈높이를 가지고, 역사에 비추어 나라의 위기를 깨달았으며, 그에 따른 해결점을 제시하며 행동한 점에 있어서 적어도 스스로의 삶보다 나라를 위해 행동한 인물이 틀림 없다고 생각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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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오리까? - 조선시대 어전회의 현장을 들여다보다
김진섭 지음 / 지성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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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가 '조선의 여러 장점' 을 소개하고자 할 때, 나는 제일 먼저 관료제를 떠올렸다. 예를 들어 조선왕조실록을 포함하여 승정원 일기와 같은 다양한 기록이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결과적으로 직무 체계와 역활이 효율적으로 분배된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위의 장점과는 달리, 위기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라던가 혁신과 변화 보다는 '전례에 따른다는 경직성'을 통틀어 큰 단점 또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본래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말과 같이, 제도 또한 당시의 상황과 필요성에 따라, 저마다의 장.단점을 감내하고 필요한 것을 선택함으로서 최선의 것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이 책에 소개된 어전 회의에 대한 기록은 단순히 왕과 신하 사이에 주제를 의논하는 것을 넘어, 상대의 논리를 가늠하고 또 최대한 자신의 주장을 드러냄으로서, (결국)나라의 중요한 결정을 위한 국정에 있어서도 조화를 이끌어내려 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실제로 조선왕조의 역사 속에서 크게 군왕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정이 운영되어진 때는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그리고 세종대왕 정도가 아닐까? 물론 왕조국가였던 만큼 군왕의 자질이 크게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때때로 왕 개인의 어리석음과 같은 원인뿐 만이 아니라, 세도정치가 성행하는 등 조직 자체가 타락하는 일이 일어나, 위기에 빠진 여러 사실들을 떠올려 보게 되면... 어쩌면 조선왕조 500년의 시간을 지탱해 온 제도의 중요성을 깨닫기 위하여 이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있을 것이 분명할 것이다.

김명중은 기강과 풍속을 바로잡는 사헌부의 관리로서 법을 엄격하세 집행하여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고 했고, (...) 세조는 '근심 걱정을 하지 않으면 노래를 부르게 되니 백성들이 작은 기쁨을 누리며 즐기는 것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120쪽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책은 그리 친절한 해설서가 아니라, 보다 다양한 당시 시대의 주제와 논의와 결정에 대한 사례를 열거한 책이라는 감상이 든다. 실제로 저자는 국정과 국방, 그리고 정치와 사법에 이르는 방대한 주제를 나누어 대표적으로 그 의논이 이루어진 여러 기록들을 소개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을 소개하기에 앞서, 저자가 앞으로 이 책을 마주할 독자들을 위해 조선의 관료제도와 임금과 신하 사이에서 일어나는 역활의 분담에 대한 여러 (조직에 대한 성질에 대하여) 특징을 정리해 주었다면... 보다 기록의 의미를 알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각설하고 표면적으로 볼때, 신하와 왕실의 사이에서 저마다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정의 역활은 실질적으로 '왕이 권력을 독점하는 것을 막았고, 신하가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막았다' 때문에 이후 독자들은 이 조선의 정치와 회의 문화등을 들여다보며, 조선은 어떠한 가치로 나라를 이끌었는가? 하는 질문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해답에는 백성을 생각하는 정신과, 성리학적 정신이 반영된 이념의 실행... 또는 조선 건국이후 발전되어진 양반 관료들과의 (실질적인) 세력 줄다리기 이 모두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중 가장 큰 이유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결국 그 정의는 이 책을 통해 저마다 다른 결론을 내려야만 한다.

(...) 정도전은 태조에게 민생 안정이 우선이고, 천도 문제는 시간을 두고 때를 살피어 논의할 것을 다음과 같이 건의했다.(...) 천도는 풍수지리가 아니라 그동안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통 유가의 합리주의에 입각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65-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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