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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명품 여행지 - 해외여행 뺨치는
홍기운 지음, 권기왕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언젠가 멕시코의 작은 마을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한적한 시골길을 저무는 노을을 벗삼아 걸어가고 있는데 처음 가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또 한국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멕시코라는 나라의 시골마을임에도 전혀 낯선 느낌이 들지 않았다.
왠지 이 길 끝에는 원두막이 한 채 불쑥 자리 잡아있을 것 같고, 어디선가 동네 아이들은 날이 저무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논밭 이곳 저곳을 뛰어놀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 저절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여유롭게 길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그랬다. 낯설기만 할 꺼라고 생각한 외국의 어느 마을, 관광지, 해변가도 우리나라의 그곳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느낄 때면 이것 또한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기 위해 떠난 그곳에서 익숙한 느낌과 사물들을 보면서 위안 받는 또 다른 안도감 같은 것들.
각설하고 때가 때인지라 이곳 저곳에서 여행이야기가 한창이고, 나 역시 인터넷 여기저기 여행,휴가,캠프... 뭐 이런 것들만 종일 스크랩해대고 있다. 마음은 이미 지구촌을 몇 바퀴는 돌은 것 같은데 몸은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의 한 쪽 구석탱이에 앉아 여행서적만 뒤적거리기를 몇 일째. 그렇게 만난 새로운 녀석이 ‘해외여행 뺨치는 대한민국 명품 여행지’였다.
평소 나는 지인들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지중해니 유럽이니 다 좋긴 해도 돈 만 있으면 제일 살기 좋은 곳이 대한민국 아니냐구. 그만큼 대한민국을 각별히 사랑하는 국민이지만 실상 많이 돌아다녀본 곳이 없어 제대로 된 여행후기 하나 써 놓지 못한 상태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참으로 많은 계획을 짜게 했다. 닮은 듯 다른 해외여행지와 우리나라 여행지를 비교, 설명하면서 우리나라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었다. 얼굴도 잘 모르는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과 급하게 떠나는 공동구매 상품이 아닌, 가족들과 오붓하게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또 다른 의미의 명품여행지가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책에는 아주 많은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것이 나에게는 장점이자 단점이 되었다. 우선 보기만 해도 당장 짐을 싸게 만드는 멋진 사진들을 보노라면 마음마저 유쾌해지기는 하지만, 사진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그런지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니 어딘가 좀 부족해 보였다고나 할까?
사진을 좀 줄이더라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더 기재되었더라면 아쉬움이 조금은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 체험, 관광, 문화와 전통이라는 커다란 4가지 컨셉으로 분류해서 각각의 테마에 어울리는 해외 vs 대한민국의 여행지를 선정해 주어 두리뭉실하게 단순비교했다기 보다는 좀 더 전문성있게 여행지를 분류하고 선정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인지 특히 그리스 산토리니 vs 울릉도, 일본 삿포로 눈축제 vs 태백 눈축제, 미국 아미쉬 마을 vs 청학동 등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남들 다 가는 휴가시즌에도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혹은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 여행을 미루거나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소개된 국내 명품 여행지를 1박 2일로 부담없이 다녀오면 어떨까? 하고 소개해 본다.
그렇다면 우선 나부터 떠나 볼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