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수많은 단어 중 내가 자주 쓰고 좀 더 자주 들여다보는 단어중 하나가 ‘청춘’이라는 말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청춘을 지났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그 지나간 청춘이 너무 그리워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매일같이 그 단어가 맴돈다.
청춘을 정의하는 무수히 많은 말들이 있지만 이번에 만난 이 책의 제목처럼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도 그때는 그렇게 아팠으니까.
하지만 내 주위에는 아무도 아프지?라고 이야기 해주는 이가 없었다. 대부분 얼마나 좋니? 두려울 게 뭐가 있니? 앞날이 창창하구나...와 같은 이야기들 뿐이었다.

그러나 난 그 시절 참 많이 아팠다. 두려울 게 뭐가 있냐는 말이 무색하게끔 인생의 선택지 앞에서 하나하나가 너무도 두렵고 무서웠다. 얼마나 좋니라는 말에 씁쓸한 미소를 날릴 정도로 온 마음으로 좋았다고 느껴본 적도 없었다. 다만, 남들이 내 나이 때는 좋은거라고 하니까, 그렇게들 이야기해서 보니 딱히 나쁜 것도 없는 것 같으니까 소극적으로 수긍했을 뿐이다. 아니, 대학생이 되어 만끽한 그 자유스러움 하나만으로도 아픔이 상쇄되는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하고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를 해서인지 요즘 젊은이들의 마음을 참 잘도 이해하는 구나 싶다. 게다가 ‘어른’성인들이 처음부터 무엇이든 가르치려드는 어조도 아니고, 두 팔 벌려 꼭 안아주고 나서는 자 이제 울음 뚝 그치고 앞일을 생각해보자, 네가 아픈 건 당연하니까 그 아픔을 어떻게 치유하고 상처를 봉합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자라고 다독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 수많은 아프다는 청춘들이 이 책에 열광하는 건가 보다.
벌써 몇 주간 서점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다는 유명세도 있고 해서 책의 제일 앞면을 펼쳤더니...맙소사!!! 지난 5월 2일에 무려 246쇄를 발행했다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출간 석 달만에 50만부를 훌쩍 넘기고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이런 추세라면 100만부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그의 인생 강의에 이렇게 감동하고 위로받는 것일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자야말로 내 전처를 지나간 인생선배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기 때문은 아닐는지. 그도 암울하고 어두운 청춘의 터널에서 고뇌하고 갈등하고 아파하였지만 그때의 그 아픔 때문에 지금 비상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왜 요즘 청춘들은 눈앞의 단기간에만 열중하는지 앞으로 얼마나 긴 장기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당장 뭔가 결론이 나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조급해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한다. 특히나 혼자 있지 말라는 말 너무 공감된다. 너나 할 것 없이 홀로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진 요즘이다. 함께 있어도 사람이니까 외롭다는 말도 있는데 혼자인 청춘들은 얼마나 외롭겠나?

그의 말처럼 이어폰 빼고 컴퓨터 끄고 세상 속으로 몸을 던져 보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을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내 인생에도 요리처럼 레시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적당한 레시피를 주변에서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수많은 요리를 해 온 경험자들이 저마다의 요리 레시피를 작성하고 가르쳐 주었듯이 인생 역시 앞서간 많은 선배들의 레시피를 배울 수 있을테니까.
그렇지만 명심하자. 결국 그 레시피를 완성하는 사람은 나라는 절대 진리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 - 중국 낙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31가지 근거
데이빗 매리어트 & 칼 라크루와 지음, 김승완.황미영 옮김 / 평사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나 어릴 적 슈퍼맨이 지구를 지킨다고 믿었듯이 미국은 세계평화의 수호자인줄 알았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 180도 바뀌어버렸지만 어린 나의 눈에 비친 미국은 완전 부자나라였고 평화를 사랑하는 민주국가였고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꿈을 꾸게 하는 나라였으니.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중국이 거대한 세계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더니 곧 있으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일의 대국이 된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나야 아직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누가 써주면 활자 그대로 믿는 타입이라 그런가 보다했고, 또 그들의 논조가 하나도 틀린 게 없어서 앞으로 중국인들의 위세가 더 당당해 지겠구나라고만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오늘 이 책 제목을 보니 좀 의아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안도가 되기도 한다.
안 그래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의 꼬락서니가 맘에 들지도 않았고 동북공정 관련해 역사를 왜곡하고 날조하는 것도 참 보기 싫었는데 이런 책이 나오니 솔직히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그런 마음은 그렇다쳐도 이 책에서 말하는 중국의 비관론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고 내가 설득 당할 수 있는가도 상당히 궁금했는데 읽고 보니 중국이 얼마나 위험한 나라인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위험이란 자국뿐 아니라 타국, 인접한 국가들까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앞세워 위협하려 들지도 모르는 것인데 그런 생각을 하면 등골이 오싹했다.

그들이 세계를 상대로 혹은 약소국을 상대로 저지른 일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거의 없어 보였을 정도인데 아프리카의 자원을 갈취하면서 쥐꼬리만한 경제 원조를 가지고 생색내는 꼴을 보자니 사채업자들이 빈민층을 상대로 교활하게 엄청난 이익을 갈취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이런 중국에게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는 건 MB정부에게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올바른 정책의 실현을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거의 불가능할 거라는 말씀. 물론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그 자리를 꽤 차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이거나 혹은 엄청난 부작용과 여파를 가지고 올 거라는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31가지의 근거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이 책을 다른 책보다 신뢰하는 건 저자들 때문이기도 하다. 1990년대부터 이미 중국에서 활동하며 직접 보고 듣고 생활하며 알게 된 중국의 진짜 얼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메리어트는 정치 관련 집필로 홍콩으로 강제 추방되기까지 했으니 이들이 중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얼마나 눈엣가시로 여겨졌을지 짐작이 간다. 그리하여 책에서 중국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조목조목 밝히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중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나 자신도 공감이 갈 정도로 보편적이고 익숙한 주제들에 무의식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들의 언론탄압과 짝퉁천국의 실상, 그리고 일 년에 수십 번 밝혀지는 엽기적인 식품가공의 현실, 게다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빈부격차와 역사왜곡은 물론 쉬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국토분쟁등... 언론을 통해 너무도 자주 접했던 중국의 모습이었기에 새롭지는 않았지만 이렇다더라는 결론적인 보도와는 달리 그 실상을 실제적인 데이터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중국에도 희망이라는게 있을까?라는 의문마저 들게 했다.

그러면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돌아보게 된다. 따지고 보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암울한 모습들이 지금 내가 사는 이 세계에도 벌어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공정성을 잃은 사회와 부정부패가 난무하는 현 정권, 빈부격차에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해지고 나날이 늘고 있는 자살자들. 이런 모습들이 대한민국에서도 그대로 일어나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미래도 그다지 밝다고는 할 수 없겠다.
지정학적으로 중국은 우리나라와 많은 연관이 있고, 그들의 행보에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되는 건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중국의 엄청난 파워와 장밋빛 미래를 주장한다면, 누군가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또 다른 이면을 알려주어햐 함이 맞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이러한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거짓없는 중국의 두 얼굴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일독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후반전이다 - 행복의 진화
권용주 지음 / 한티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행백론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행복론은 수없이 들어봤어도 행백론이라는 처음 듣기에 책에 인쇄가 잘못되었나?라는 의심을 했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말은 잘못 인쇄된 말이 아닌 저자가 주장하는 하나의 고유명사였다. 게다가 자신의 필명으로까지 택한 이 단어, 도대체 저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행백은 간단하게 풀이하자면 ‘행복한 백수’이다. 세상에나... 행복한 백수라니.
수백만명의 비자발적 백수들이 들으면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백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백수들과는 정의가 틀리다. 그리고 왜 ‘행복한’이라는 말이 백수 앞에 붙는지 간단히 설명하자면 저자의 행복한 백수는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백수는 할 일이 없어서 놀고, 행백은 할 일을 찾아서 논다.’
‘백수는 몸이 놀고 행백은 마음이 논다.’
‘백수는 사는 게 재미없어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지만 행백은 사는 게 즐거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으면 행복한 백수가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그래도 아직까지 뜬 구름잡는 느낌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저자가 하는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특이하게도 이 책의 저자는 한의학을 전공하고 잘 나가던 의사여서 그런지 자신의 논리를 의학적,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설명한다. 즉,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론 없이 말만 번지르르한 그런 이야기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가 주목한 것이 바로 ‘진화론’이었다.
그래서인지 인류의 선사시대, 옛날 우리 조상들의 삶과 자연환경을 지금 우리의 생활에 비교하는 내용들이 많다. 따지고 보면, 편리함이나 과학적 진보 빼고는 인간 자체에는 과거의 환경과 삶이 훨씬 자연스럽고 득이 많다는 것을 안다.
공해로 가득한 도시, 인체에 유해한 식품 첨가물이 잔뜩 들어있는 먹거리만 봐도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한 것이 사실이듯이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불필요한 것을 갖지 말자는 맑은 가난을 주장하며 행복한 진화를 위한 자아찾기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돈에 대한 욕심은 버리지 못하겠다. 내가 무슨 대재벌처럼 호사스럽게 살아가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나는 불행하게도 돈이 없어서 아픈 몸을 치유하지 못하고 죽어야 했던 사람들을 본 적이 많았다. 당장 수술 한 번만 하면 생을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그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돈이 없어 사랑하는 가족들을 어이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이들 앞에 돈은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물론, 그들이 애초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병을 초기에 발견할 수도 있지 않았겠냐? 물을 수도 있지만 병은 소리없이, 순식간에 찾아오기도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완벽하지 않게 태어난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수천만원, 아니 몇 억원만 있으면 생을 어느 정도 연장 시킬 수 있는 의학의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앞에서 과연 돈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유지할 정도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들에게는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하는 당위성이 생겨버렸는데도 말이다.

물론 저자의 이야기에는 많은 부분 공감하기도 했다. 특히 인생의 전반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나면 후반전에서는 앞으로 나아갈 힘마저 없다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투잡, 쓰리잡을 하고 맹목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다가 결국 건강마저 잃게 되면 모든 걸 잃은 것과 다름없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저자의 행백론을 참고로 자신이 행복해 지는 길을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고 본다. 그에게 있어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면, 또 내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다른 길일수 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 인권 수첩 - 개인의 자유와 지구 공동체를 함께 생각하는 인권 교과서 세상이 보이는 지식 3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공현 지음, 안미라 옮김 / 양철북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권이라고 하면 으레 어려운 뭔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사실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고 지켜져야 할 권리이기에 우리가 제일 먼저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가운데 씁쓸한 소식이 한 쪽에서 들려왔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 아시아인권기구 조사단이 방한을 했는데 이들의 말인 즉, “한국의 인권 상황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한테 모범이 돼 왔는데, 현 정부 들어 후퇴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습니다." 였다.
다른 나라 사람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봐도 이러할 진데 숨겨져서 아직 밝혀지지도 않은 인권유린의 현장들을 파헤치면 더욱 큰 비명소리가 들릴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은 말 그대로 청소년을 위한 인권 소개책이라고 할 수 있어 그다지 무겁거나 어렵지는 않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소중한 인권에 관한 알맹이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물론 성인들이라고는 해도 인권이 무엇인지, 인권의 역사나 단체, 기관을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계층에서 두루 읽어도 무방하리라 본다.

책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접근하고 있었는데 한 주제 당 길어야 5페이지 내외여서 쉽게 읽힌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을 필요 없이 관심 있는 주제를 골라서 먼저 읽어도 되고, 또 여기 저기 뒤적이면서 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루할 틈이 없다. 게다가 내용 자체도 이것은 무엇이다...와 같은 딱딱한 명제 하에 풀이를 하는 것이 아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다는 형식이었다.
예를 들면, 누구나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혹은 두려움이 어떻게 우리의 권리를 제한할까? 정보화의 편리성이 우리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면? 과 같이 시의 적절하고 다양한 물음들에 대답을 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함께 생각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배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A=B이다처럼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다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당위성이 있는것처럼 느껴질 텐데, 이 책처럼 A=B일까?라고 묻게 된다면 일단은 그 물음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던져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이하게도 인권을 3세대로 구분하였는데 시민적, 정치적 자유권이 1세대 인권으로 자유와 평등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핵심개념이라 본다면, 2세대 인권은 지식을 습득해 세상을 배우고 힘을 쌓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지금의 3세대 인권은 집단적 인권세대를 말하는데 한마디로 모든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를 위협하거나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독자적인 권리를 추구한다. 인간의 역사가 발전하듯이 인권의 개념도 발전되어 진다는 발상이 나로서는 참으로 독특하게 다가왔다.

또한 8장 한국의 청소년 인권부분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사랑의 매가 인권침해인가라는 것부터 청소년보호가 청소년을 위한 것일까라는 질문 등에 답을 해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자신의 제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여교사 문제로 사회가 시끄러웠는데 이렇게 청소년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인권문제를 한 번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생각을 나눌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인권이라는 개념이 좁게 보면 아주 작은 테두리로 한정되어질 수 있지만 넓게 본다면 우리 삶의 구석 구석 깊숙한 부분까지도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야할 인권의 모든 이야기가 담긴 이 책, 어른이든 청소년이든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은 내용들이 가득 들어있으니 한번쯤 읽고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턴가 사회고발성격의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참 좋은 세상,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교과서적 포장에 길들어온 내가 스스로 찾아 본 ‘진짜’세상은 그렇게 따뜻하고 밝은 곳이 아니었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가 딱 들어맞는 그런 곳이 내가 숨 쉬고 살아가는 세상이었는데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는 걸까 새삼스레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아마도 내가 여전히 책을 즐겨 읽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올해 초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어리석은 인간사회를 우화적으로 비판한 그의 풍자적 위트에 넋이 나갔다면, 함께 읽은 그의 저서 ‘위건부두로 가는 길’은 마치 한 편의 다큐를 글로 옮겨 놓은 것 같아 놀랍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조지오웰이라는 작가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찌를 때 쯤 만난 세 번째 작품이 바로 ‘숨 쉬러 나가다’였다.

암울하고 답답한 현실과 그에 따른 불안이라는 주제 때문에 많이 무거울거란 예상을 뒤로 하고 한 편의 콩트를 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소설이었다. 오히려 ‘위건부두로 가는 길’을 읽었을 때는 탄광촌의 삶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노동자들의 하루하루가 생생히 고발되어진 활자 속에서 질식될 것 같고 우울하기만 했는데 이 책은 어딘가 통통 튀는 매력마저 느껴진다.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비극을 뛰어넘는 블랙코미디라는 말이 제격이라고 생각된다. 분명 비극적이고 슬픈 현실이 드러나지만 울어야 하기 보다는 어이없게도 실소가 터져 나오는 그런 느낌말이다.

 

여기 뚱뚱한 중년의 보험 영업사원이 있다. 토끼같은 자식과 여우같은 마누라사이에서 벗어나고픈 일탈을 꿈꾸는 그는 우연히 생긴 공돈으로 그 소망을 실행에 옮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고민하던 그가 선택한 것은 멋진 여자와의 하룻밤도, 물 좋은 곳에서 환락의 밤을 보내는 것도 아니었다. 엉뚱하게도 20년 전 떠나온 고향을 찾아가는 것. 마치 우연히 낡은 서랍 속 한 구석에 쟁여놓았던 오래된 노트를 펼친것인양 어린 시절의 추억이 몽글몽글 되살아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마도 그곳에서라면 지금과는 다른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숨통이 트일 수 있을것이리라 그는 생각했더랬다. 허나 내가 지금까지 치열하게 살아오고 있었다면 나의 고향 역시 그런 시간을 함께 견디었을거란 걸 예상하지 못한 그의 선택이 어리석었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제 과거로 돌아가 본다는 생각일랑은 끝이다. 소년시절 추억의 장소에 다시 가본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숨 쉬러 나가다니! 숨 쉴 공기가 없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쓰레기통 세상의 오염은 성층권에까지 도달해 있다.” [숨 쉬러 나가다 중]

 

숨 쉴 현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없었던 것이다. 지금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좋았을 것처럼 그 어딘가를 꿈처럼 찾아보지만 결국 내가 보고 느끼는 이 공간이 최종 도착지였음을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이렇게 조지오웰의 작품 속에서 만난 시대는 도대체가 희망이 없어 보인다.

 

“3페니로 고기는 얼마 못 사지만 ‘피시 앤드 칩스’는 충분히 살 수 있다. 우유 한 파인트가 3페니고 ‘순한’ 맥주도 4페니나 되지만, 아스피린 1페니에 일곱 알이며 차는 4분의 1파운드 한 다발로 40잔을 짜낼 수 있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모든 사치 중에서도 가장 값싼 도박이다.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라 해도 당첨금에 1페니를 걸어봄으로써 며칠간의 희망을(그들 말대로 “삶의 이유가 되는 무언가를”) 살 수 있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중]

 

당장 먹고 살 돈이 부족하면서도 도박으로 단 며칠의 희망을 사는 그들, 아니 우리들이 사는 세계가 이런 곳이다. 그렇지만 그의 글이 우울하고 비참해서 숨통이 막힐 지경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조지오웰이 냉철하게 현실을 파악해가는 모습이나 그럼 그렇지라고 간단하게 인정해버림으로써 현실을 슬픈 현실이 아닌 ‘그 자체’로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준다.

 

“그렇다면 현대 생활의 현실이란 대체 무엇인가? 아마 제일 주된 것은 무언가를 팔기 위한 끊임없는 광적인 발버둥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자신을 파는 형식을 띤다. 달리 말해 일자리를 구하고 자리를 보존하는 것이다... 그런 현실은 인생살이에 참 별나고 살벌한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그것은 생존자는 열아홉 명인데 구명튜브는 열네 개밖에 없는 난파선에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게 특별히 현대적인 형상인가, 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전쟁과는 무슨 상관인가? 나로서는 전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싸우고 부산을 떨어야 한다는 느낌, 남한테서 빼앗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리라는 느낌, 내 자리를 노리는 누군가가 반드시 있다는 느낌, 다음달이나 그 다음달이면 감원이 있을 것이고 이번은 내 차례일 것이라는 느낌.” [숨 쉬러 나가다 중]

 

부족한 난파선의 구명튜브를 붙들려고 혹은 붙들기 위해 발버둥치는 나란 인간이 바로 여기에도 있었다. 그런데 간신히 붙든 튜브에 작은 구멍이 뚫려있어 얼마 가지 못한다는 걸 알았을 때의 그 상실감이란?!!! 그걸 깨닫고 몸서리를 치는 인간...이 바로 나인지도 모른다.

숨 쉬러 나가고 싶어 뛰쳐 나가보지만 결국엔 숨 쉴 곳마저 찾지 못하는 이 잔인한 현실이여~ 70년 전 이나 지금이나 어찌 그리 변한 것이 없는지 놀랍기만 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