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종말의 허구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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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곽수종 교수의 저서로,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미국 달러 패권’의 기원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찰력 있게 분석한 작품이다. 곽수종 교수는 연합뉴스 경제TV <곽수종의 경제 프리즘> 진행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유튜브 <경제 담판> 채널 운영자이기도 하다. 또한 전 선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오랜 기간 국제 경제를 연구해 온 학자다.

단순히 경제 현상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달러 패권의 역사적 형성과 유지, 그리고 향후 변화 가능성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미국의 경제 구조와 패권 형성의 역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2025년)에 이르기까지의 미국 경제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과거의 경제 위기, 금융 구조, 정책 변화 등이 현재의 달러 체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단순한 시사적 지식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본질적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단지 현대의 이야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원전 432년 스파르타 지도자들의 사례부터 시작해, 오스트리아·독일 제국 시대의 경제사, 그리고 근대 이후의 세계 금융 체제의 변동사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었는데,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과거를 함께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과거의 제국들이 패권을 잃게 된 원인을 분석하면서, 이를 현대 미국의 달러 패권 구조와 비교한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부상이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 곽수종 교수는 단순히 ‘미국 vs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을 취하지 않는다. 그는 두 국가가 완전히 분리된 대립 구조가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상호 의존적 관계임을 강조한다. 즉, 세계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인의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유기적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는 미·중 경제전쟁의 표면적 갈등 너머의 구조적 진실을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은 또한 한국의 위치와 역할에도 주목한다.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 그리고 우리 기업들이 처한 글로벌 공급망 구조 속의 도전과 선택을 함께 조명한다. 곽수종 교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냉철하게 분석하며, 국가적 생존 전략에 대한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시한다.





경제를 다루는 책이지만, 단순히 통계나 이론에만 머물지 않는다. 곽수종 교수는 금, 달러, 그리고 새로운 자산 형태인 암호화폐(가상화폐) 의 관계를 탐구하며, 21세기 금융 질서의 변화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금은 과거부터 존재한 전통적 안전 자산으로서의 위상을, 암호화폐는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새로운 화폐 혁명으로서의 가능성을 동시에 비교한다. 암호화폐가 아직은 불안정하지만, 잠재적 변수가 될 수 있음이 느껴진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슈퍼파워 미국의 현실과 한계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곽수종 교수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그 기반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냉정히 분석한다. 동시에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구조적 한계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즉, 미국의 패권은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으며, 21세기 세계 질서는 미국 중심의 다극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국제경제를 해석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독자는 이를 통해 경제, 정치, 외교, 기술 패권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인식의 틀을 얻게 된다. 또한 저자가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다뤘던 경제 현안들을 깊이 있게 확장해 다루기 때문에, 방송으로 익숙한 그의 설명을 책을 통해 더욱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다.

결국 이 책은 “미국 달러는 왜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그 지배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곽수종 교수의 대답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합적으로 읽어내는 통찰이 담겨 있으며, 경제를 둘러싼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을 한눈에 꿰뚫게 하는 안내서다. 달러 패권의 본질과 그 변화의 방향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그 출발점이 되어줄 만한 깊이 있는 책이다. 경제학의 언어로 세계사를 읽어내고, 세계사의 맥락 속에서 경제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미국의 달러, 중국의 부상, 그리고 그 사이에서의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균형 있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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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 - 개정판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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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유럽의 역사와 물고기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룬 작품으로, 어종이 유럽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탐구한 매우 흥미로운 역사 인문서다. 저자는 단순히 “물고기”라는 생물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역, 전쟁, 경제, 문화, 언어, 예술 등 유럽 전반의 역사적 발전 과정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가장 중심이 되는 소재는 청어와 대구다. 특히 네덜란드가 유럽의 무역을 지배하던 시기, 이 나라가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소금에 절인 청어, 즉 염장 청어 가 있었다는 점을 책은 생생히 보여준다. 보통 역사에서는 ‘무역’이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국가 간 관계나 경제 구조를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이 책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무역의 세부 품목’인 물고기 자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 물고기들이 단순히 무역의 상품으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전략 자원이었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특히 소금에 절인 청어는 장기간 보존이 가능했기 때문에, 전쟁터의 군대에게는 필수적인 보급 식량으로 사용되었다. 즉, 청어는 전쟁의 보급품이자 유럽 패권의 이면을 지탱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처럼 물고기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역사적 사건의 이면에서 작용한 실질적 동력으로 묘사되는 부분은, 역사서로서 매우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책은 유럽의 여러 지역을 배경으로 전개되며,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는 물론 함부르크, 암스테르담, 런던, 된케르크, 그레이트 야머스, 로스토프트 등 서유럽의 주요 도시들이 생생하게 등장한다. 특히 지도와 항로가 함께 실려 있어서 유럽 해상무역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독자는 마치 ‘유럽 해양사 탐험’을 떠나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책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 나열하지 않는다. 청어와 관련된 어원, 즉 영어 속에서 파생된 표현들, 청어를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의 구절들, 그리고 회화나 조각 등 예술 작품 속 물고기의 상징성까지 다룬다. 이로 인해 독자는 단순한 역사 지식을 넘어 언어·문학·예술이 서로 얽힌 인문학적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물고기’라는 소재를 통해 유럽의 문화 전체를 읽어내는 인문학 여행서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다양한 이미지 자료와 삽화, 지도, 예술 작품의 사진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특히 중세 시대의 어업 현장을 묘사한 그림이나 항구 도시의 풍경은, 독자에게 당시의 역사적 공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글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보며 배우는 역사’의 재미가 있다. 중요한 문장이나 핵심 구절들은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시각적으로 구분이 쉽고, 독자가 읽는 과정에서 핵심 내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림과 문장이 조화를 이루며, 역사와 예술이 한 페이지 안에서 어우러지는 구성이 독특하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독자는 유럽의 역사가 단순히 왕과 전쟁의 역사만이 아니라 ‘물고기의 역사’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청어와 대구는 유럽 경제의 기반을 만들었고, 무역의 패턴을 바꿨으며, 전쟁의 보급 체계를 혁신시켰다. 그로 인해 유럽 문명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즉, 작은 생명체 하나가 인류 문명을 바꾼 거대한 동력이 되었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생선에 대한 책’이 아니라, 역사·경제·문화·언어·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지식의 종합서다. 특히 사람과나무사이 출판사에서 출간된 ‘물고기 시리즈’의 일환으로, 같은 출판사에서는 감염병, 뇌, 식물, 약, 커피, 맥주, 와인, 화학 등 인간 문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역사 인문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중 일부를 이미 읽은 독자라면 알겠지만, 이 시리즈는 학문적이면서도 대중적으로 흥미롭다.

단순히 청어와 대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 문명 속에서 보이지 않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흥미로운 탐험서다. 역사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고, 하나의 생물이 인류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는가를 보여주는 지적이고 예술적인 책이었다. 읽고 나면 유럽의 역사가 새롭게 보이고, 물고기가 가진 힘이 생각보다 훨씬 거대하게 느껴지는 유익한 독서 경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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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를 세우다 - 벤처 1세대 덕산 그룹 이준호 회장의 두 번째 이야기
이준호 지음 / 성안당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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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벤처 1세대 덕산그룹 회장인 이준호 회장의 두 번째 저서 『이정표를 세우다』로, 단순한 기업 경영 에세이를 넘어 삶과 세상의 이치를 담은 인생 철학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울산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덕산하이메탈을 비롯해 덕산그룹을 일군 실질적인 경영자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경영의 원칙과 인생의 지혜, 그리고 사람과 세상을 대하는 통찰을 이 책에 진솔하게 담아냈다.

이 책은 단순히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누구든 인생의 방향과 태도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자수성가형 경영자라 소개하며, ‘인생의 멘토’로서 후배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힌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학적인 내용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철학과 세상의 법칙이 곳곳에 스며 있다. 책의 중반부인 137페이지에는 인상 깊은 구절이 등장한다. 중국 대륙을 통일한 진시황과 관련된 말을 인용하며,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는다.”

는 구절이 나온다.

저자는 이 문장을 작은 것을 소홀히 하지 않고 꾸준히 쌓아가는 자세의 중요성으로 해석하며, 자신의 삶과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준 문장이라고 말한다. 진시황이 이 철학으로 대륙을 통일했듯이,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초심과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그렇다면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금 운용 능력도, 전략도 중요하지만, 저자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을 다루는 법, 즉 인재 경영”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 바로 이 ‘인재 경영’이다. 그는 기업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단언하며, “회사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움직인다”는 철학을 펼친다.

이 인재 경영의 철학은 단순한 현대 경영 이론이 아니라, 고사와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설명된다. 예컨대 한비자, 진시황의 현실 정치, 삼국지의 유비와 제갈량, 위연과 강유 같은 장수들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고전 속 인물들이 보여준 판단과 리더십을 현대 경영에 적용한다. 덕분에 책은 ‘경영서’이면서 동시에 고사와 역사에서 배우는 리더십 교양서’라는 색채를 띤다.

책에는 저자가 덕산하이메탈을 창업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위기 극복담도 상세히 담겨 있다. 사업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며, 위기의 순간마다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떻게 회사를 지켜냈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그는 자신이 “모든 위기에는 반드시 배울 것이 있다”는 철학으로 일관했다고 밝히며,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자세가 진정한 리더의 자질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대목은 박여일 부사장을 영입한 일화다. 저자는 삼국지의 유비가 제갈량을 삼고초려한 것처럼, 그를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고 밝힌다. 이 사례를 통해 ‘사람을 보는 안목과 인재를 등용하는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회사는 스스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이 책의 중심에는 이러한 철학이 있다. ‘사람을 알아보는 눈’,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 그리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리더의 마음’ — 바로 이것이 이준호 회장이 말하는 진정한 리더십이다. 책은 기업 경영의 실제적인 노하우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삶의 원칙과 인간관계의 철학을 제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운영하는 CEO나 관리자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이나 청년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결국 『이정표를 세우다』는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개인의 성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철학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에는 반드시 통하는 법칙이 있다. 그것은 ‘사람을 믿고,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한 기업인의 자서전이 아니라,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과 인생의 덕목을 일깨워주는 살아 있는 교본이라 할 수 있다.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은 물론, 리더십과 인생의 방향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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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천국에 가다 1
수사반장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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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신기하고 넘 재밌네요^^ 잔잔한 감동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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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천국에 가다 1
수사반장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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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게 되는 질문이며, 이러한 죽음에 관한 책과 이야기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웹툰은 사람의 죽음 이후의 삶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 고철수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만난 존재는 우리가 흔히 아는 저승사자가 아닌, 천국 사자였다. 그렇게 그는 이승을 떠나 명계(冥界)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에피소드와 다양한 사람들과의 여정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은 2017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장관상 수상작 <김철수 씨 이야기>의 작가 수사반장의 신작으로, 제목은 <죽어 천국에 가다> 1편이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내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람이 죽은 뒤 어떤 일이 펼쳐질까에 대한 상상은 각자 다르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기독교식 천국과 지옥을 떠올리거나, 불교적 윤회와 내세관을 생각하겠지만, 이 작품은 종교적 해석을 넘어 ‘죽음 이후의 세계를 인간적인 상상으로 그린 이야기’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를 초월한 사후 세계의 상상을 담고 있으며, 독자에게 죽음을 철학적으로 사유할 여지를 제공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토속 민속신앙불교적인 저승관념이 작품 안에 녹아 있으며, 영화 <신과 함께>의 저승 세계관과 유사한 점도 발견된다. 즉, 죽음 이후의 세계를 동양적 정서로 해석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중에서는 고철수가 죽은 뒤 겪는 일들뿐 아니라,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삼촌과의 추억, 어머니가 닭을 잡아주던 장면 등—이 교차하며 등장한다. 이러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시점 전환은 독자에게 단순한 사후 세계 이야기 이상의 감정적 깊이와 여운을 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그 결과, 독자는 죽음 이후의 삶만이 아니라, 죽기 전의 삶과 그 기억의 의미까지 되새기게 된다.





이 작품은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흔한 표현을 넘어, 죽은 자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살아 있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특히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들은 독자마저 울컥하게 만드는 감정선을 담고 있다. 그림체 또한 친근하고 부드러우며, 페이지 수는 3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1권이지만, 하나의 완결된 작품처럼 전반적인 분위기와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짜여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책 속에 ‘천국 사자 영업 판매원’이 남긴 작은 명함이 실제로 삽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명함은 현실의 명함과 동일한 크기와 형태를 가지고 있으나, 내용은 ‘죽음 이후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세일즈맨의 명함’이다. 이 장치는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과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또 다른 인상을 남기며, 작품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준다.

내용 전반은 흥미로우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들담담한 감동과 뭉클함을 전한다. 작가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머와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면서도, 삶과 죽음, 기억과 이별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다.

<죽어 천국에 가다 1권>은 단순한 판타지나 사후 세계물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철학적 웹툰이라 할 수 있다. 그 여운이 길게 남는 만큼, 앞으로 나올 2권의 전개 역시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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