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 실패는 없다 - 미국 비밀경호국의 흥망성쇠
캐럴 리오닉 지음, 오상민 옮김 / 책과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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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비밀 경호국(Secret Service)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또 누구를 경호하며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단순히 특정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고 누구를 보호하는지에 관한 표면적인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들과 그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과 비화까지 폭넓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책에서는 여러 시대의 대통령들에 대한 경호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들을 위협했던 수많은 사건과 위기 상황을 상당히 자세히 다루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악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나 그 주변 인물들을 해치거나 위협하기 위해 벌어졌던 각종 사건들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덕분에 독자는 단순한 경호의 기록이 아닌, 미국 현대사 속 위기와 경호의 이면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이 책은 캐네디와 닉슨 시절부터 포드, 클린턴, 부시, 오바마, 그리고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지는 트럼프 정부에 이르기까지, 총 다섯 개의 큰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정부 시절의 사건과 경호 활동을 시기별로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각 시대의 미국 사회와 정치의 흐름을 함께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단순한 사건 나열이 아니라 미국 비밀 경호국의 역사와 진화,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진 인간적인 이야기들까지 차근차근 따라가며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절망적이고 충격적인 순간 중 하나인 9.11 테러에 관한 이야기다. 이 사건은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비극적인 사건이다. 책에서는 부시 대통령 임기 중 벌어진 이 비극적인 테러 상황을 매우 생생하게 다룬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한 보좌관이 대통령의 귓속말로 상황을 전했던 장면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책을 통해 그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더 깊은 내막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나 역시 그 사건과 관련된 세부적인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러한 궁금증을 충족시켜 줄 만큼 디테일한 정보와 현장감 있는 묘사가 가득 담겨 있었다. 단순히 언론에서 전했던 간단한 요약이나 표면적인 이야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촘촘한 내용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몰입감이 상당했다.

언론 보도에서는 대부분 사건의 핵심만 짧게 요약해서 전하기 때문에, 그 사건 안에서 인물들이 실제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어떤 시간대에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 수사와 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는 쉽게 접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세하게 복원하고 있어, 독자 입장에서 사건을 마치 현장에서 지켜보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사건 당시 비밀 경호국 간부들 사이에서 오갔던 무전 내용까지 담겨 있어, 이 책의 깊이와 철저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캐럴 리오닉(Carol Leonnig)이라는, 2000년부터 워싱턴 포스트에서 탐사 보도 기자로 활동 중인 베테랑 기자다. 그녀는 NBC 뉴스와 MSNBC에도 자주 출연하는 언론인이며, 현재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워싱턴에 거주하고 있다. 오랜 기간 기자로서의 취재와 탐사 보도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기 때문에, 내용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매우 높다.

책은 단순히 미국 비밀 경호국의 역할과 내부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넘어, 미국의 현대사와 정치사에 대한 방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오래전 대통령들부터 최근의 사건들까지 아우르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경호국이라는 조직이 단순한 ‘경호팀’이 아닌, 미국이라는 나라의 심장부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역사를 지켜보고 기록하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미국이라는 나라의 무게감과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복잡한 역사와 현실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평소에 나 또한 미국과 영국이라는 나라에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의 이면을 더 자세히 알게 된 경험은 값졌다. 미국을 조금 더 제대로 알고 싶거나,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훌륭한 참고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책의 분량은 600페이지에 육박한다. 덕분에 방대한 사건들을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각 사건의 흐름과 맥락,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인간적인 이야기들까지 충분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언론에서 비교적 다루지 않았던 세세한 이야기들과 디테일 덕분에, 이 책을 선택한 것이 탁월한 결정이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껏 읽어본 어떤 관련 서적보다도 가장 깊이 있고 디테일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결국 이 책은 단순히 미국의 비밀 경호국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경호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건, 위기 상황 속의 긴박한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인간들의 감정까지 생생히 담고 있는 이 책은, 미국과 현대사, 그리고 비밀 경호국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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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의사의 병원 일기
최은경 지음 / 에스에스엘티(SSLT)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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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진짜 의사가 아니라면 결코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인 최은경 선생님대한민국의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로, 현재 건강검진센터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외과 전공의 및 전임의 과정을 거친 뒤 지금까지 외과 의사로서의 삶을 이어오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가 의사로서의 삶을 살아오면서 경험한 여러 시기와 순간들에서 느끼고, 보고, 들은 것들에 대한 진솔한 소회와 기록을 담고 있다. 특히, 수술실에 들어선 의사라면 느끼는 감정그 안에서 마주하는 풍경과 상황들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어,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절대 체험할 수 없는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준다.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그들이 느끼고 바라보는 시선을 간접적으로나마 따라가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수술실 안에서 마주하는 각종 소품과 도구, 수술에 필요한 물품들을 바라보며 저자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이 책은, 의료인이 쓴 에세이로서 충분히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논픽션이라는 점도 몰입감을 크게 높여준다.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수술실의 긴장감 넘치는 장면과 의사들의 일상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비록 내가 직접 의사로 살아본 경험은 없지만, 메디컬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보아온 장면들을 책 속 이야기와 퍼즐 조각처럼 맞춰가며 상상하고 공감하는 시간은 매우 흥미로웠다.

또한, 전문의로서 활동하던 시절을 지나 교수가 되면서 겪게 된 변화그에 따른 생활과 생각의 전환도 책 속에서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수술실에서의 생생한 체험담은, 수술을 전담하는 외과 의사로서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진심 어린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은 울림을 느끼게 한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파트 중 하나는 의사가 듣는 소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부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마치 철학적인 성찰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소리들(수술방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기계음, 중환자실의 긴장감 어린 소리, 응급실의 다급하고 성난 목소리, 병원 내 예배당에서 들리는 차분한 기도 소리, 사이렌 소리, 외래 진료실의 분주한 소리, 당직실에 흐르는 백색 소음, 의사의 휴대폰 벨소리,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지는 애도의 소리)이 각각의 소리들에 대해 저자가 들려주는 감정과 해석은, 이 책을 읽은 사람만이 온전히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의사의 개인적인 체험담에 머물지 않고, 현대 의료의 최전선에서 몸담고 있는 의사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담고 있다. 환자와 마주하는 최전선에서 느끼는 의사의 고민과 현대 의료 시스템의 현실을 진솔하게 풀어낸 부분은, 이 책을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의료 현장의 생생한 기록으로 만들어준다.

책의 앞부분부터 후반부까지 읽을 거리가 매우 풍부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단순한 흥미 이상의, 의사라는 직업의 본질과 인간적인 고민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어린 시절 막연히 꿈꾸던 의사의 모습과 그 현실을 조금은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었고, 교수로서의 삶과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낸 이 에세이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큰 영광이었다.

결국 이 책은, 의사가 아니면 결코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특별한 공감과 울림을 주는 에세이다. 현대 의료의 현실과 의사라는 직업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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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전쟁 - 새로운 세계 질서를 결정할 미중 패권 전쟁의 본질과 미래
이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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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전쟁은 현재도 여전히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 번지고 있으며, 두 국가 간의 패권 구도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적인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언더스탠딩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며 중국의 최신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중국 전문가 이철 박사가 쓴 책이다. 저자인 이철 박사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을 전공하여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취득한 인물이다. 또한, 한국의 대기업에서 활동하며 실무와 연구를 병행하고, 중국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온 전문가로서 국제 경제와 중국의 동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온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글로벌 경제 전쟁이라는 큰 틀 속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충격 속에서 앞으로 두 나라의 관계와 세계 경제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면밀히 다루고 있다. 이로 인해 독자는 향후 세계 정세를 읽는 데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특히 이 책의 4장인 “중국은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는 챕터는 매우 인상 깊었다. 이 장에서는 네 가지 핵심적인 소제목을 통해 중국의 대미 전략을 설명한다. 첫째, 중국은 원칙을 지키며 끝까지 싸우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며, 둘째, 미국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셋째, 내순환 경제 체제를 통해 디커플링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는 신질 생산력과 희토류를 포함한 과학기술 혁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또 어떤 전략적 무기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경제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충실히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그래프와 표가 수록되어 있어, 복잡한 경제 흐름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x축과 y축의 의미를 분석하며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계 경제의 움직임을 읽는 감각이 조금 더 성장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책에서는 무디스, 미국 재무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가금융감독관리국 등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정책과 기관을 비롯하여, 국채 금리, AI 발전, 국제 금융 이슈핵심적인 경제 트렌드들을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현재의 글로벌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들로, 현대인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참고해야 할 실질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AI의 발전과 같은 첨단 기술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사회적으로 큰 손해를 보고 도태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제공하는 분석과 통찰은 더욱 소중하다. 중국 전문가가 직접 정리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힘겨루기 구도를 통해, 지금 어떤 경제적·정치적 흐름이 오가고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미국을 상대로 중국이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전략을 깊이 있게 다룬 경제 전문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이론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책으로, 글로벌 경제와 국제 정세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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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25가지 경제사건들
강영운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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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 『돈으로 읽는 세계사』는 처음 손에 들었을 때부터 강한 인상을 주었던 책이다. 특히 표지의 재질이 맨들맨들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주어 책을 펼치기 전부터 기분 좋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덕분에 여러 책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매일경제신문에서 글을 쓰고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강영운 작가다. 또한 출판사는 교보문고로,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벌거벗은 세계사』 같은 유익한 서적을 출간한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25년 8월 초 초판이 발행된 따끈따끈한 신간으로, 제목 그대로 돈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풀어낸 흥미로운 교양서이다.

책의 목차는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생존의 경제사, 역설의 경제사, 거물의 경제사, 거품의 경제사, 음식의 경제사가 그것으로, 각 파트는 적게는 4개, 많게는 7개의 세부 챕터로 나뉘어 있다. 총 300페이지에 육박하는 두께감 덕분에 내용의 깊이가 충분히 담겨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디자인과 구성의 완성도다. 표지는 물론이고 내지 레이아웃, 챕터별 일러스트와 시각적인 배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돋보인다. 각 장의 말미에는 ‘친절한 세 줄 요약’도 들어 있어 한 번 읽은 내용을 다시 정리하기에 유용하다. 덕분에 이 책은 단순한 지식 전달서를 넘어, 시각적 만족감과 학습 편의성까지 고려한 성의 있는 교양서로 완성되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이 책은 세계사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신선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장자 상속세에 관한 이야기, 영국의 영웅 윈스턴 처칠의 이면, 훌륭한 형에 대한 열등감이 폭발한 동생의 흔한 이야기, 그 많던 스페인 은화는 어디로 갔는가 같은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학교나 기존 교양서에서 접하지 못했던 디테일하고 지엽적인 세계사의 뒷이야기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덕분에 세계사 서적을 꽤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던 사람에게도 “처음 듣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던 것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친절함이다. 경제와 세계사의 결합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글이 어렵지 않고 전체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세계의 제도와 사상, 경제 시스템이 형성되고 정착한 과정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유럽의 금융 이야기는 인상 깊었다. 프랑스와 영국의 금융 시스템과 그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내어, 마치 한 편의 스토리를 읽는 듯한 몰입감을 주었다. 마지막에 다룬 ‘음식의 경제사’ 파트에서는 소금과 버터 같은 식재료와 경제의 관계를 흥미롭게 설명했는데, 군침이 돌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더 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를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세계사와 경제사를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어, 독자들이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덕분에 세계사라는 분야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배가시켜 준 고마운 책이었다.

이 책은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이고, 새로운 관점에서 세계사를 접하고 싶은 사람, 혹은 조금 더 지엽적이고 깊이 있는 역사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경제와 세계사의 교차점에서 인간의 선택과 사회의 변화를 설명해 주는 이 책은, 유익한 교양서이자 색다른 재미를 주는 세계사·경제사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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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금지어 사전 - 보기만 해도 상식이 채워지는 시사 개념어 수업
김봉중 지음 / 베르단디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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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트럼프 금지어 사전』은 표지에 “보기만 해도 상식이 채워지는 시사 개념어 수업”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으로 적혀 있는 책으로, 미국과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흥미로운 교양서이다. 저자는 tvN <벌거 벗은 세계사>에서 미국사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많은 ㅎ호평을 받았던 김봉중 교수다. 그는 과거 미국 샌디에이고 시립대학교에서 종신 교수로 재직하다가 모교인 전남대학교로 돌아와 미국사와 서양사를 강의했고, 현재는 명예 교수이다. 미국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고 학문적으로 깊이 연구한 배경 덕분에, 이 책은 미국 사회와 정치, 특히 트럼프 시대를 한층 더 현실감 있게 해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등장한 여러 사회·정치적 변화와 그 속에서 사라지거나 금기시된 단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맞물려 주류 담론에서 밀려난 단어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단어들이 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단어의 의미를 아는 것을 넘어, 미국인들이 현재 어떤 가치관과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는지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책을 읽다 보면, 단어가 단순한 언어적 표현을 넘어 정치적 입장과 사회적 갈등을 상징하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암묵적인 편견(implicit bias)”, “논바이너리(non-binary)”,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격차(disparity)” 같은 용어들은 현재 미국 사회에서 민감하게 다뤄지는 개념들로, 이 책은 그 용어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논란의 맥락을 전문가의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 인종과 민족 문제, 정치적 양극화와 문화 갈등, 전쟁, 여성과 젠더 불평등, 성소수자와 젠더 문제, 장애와 건강, 소외 계층, 기후 변화와 환경 같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이 주제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화두이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미국이 세계 강대국으로서 이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와 그 지지자들이 어떤 가치와 논리를 내세우며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개념어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흥미롭게 풀어준다. 덕분에 독자는 단순히 트럼프 시대의 미국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미국 사회가 겪는 갈등과 가치 충돌을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미국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유익하다. 영미권 사회나 언어, 혹은 국제 정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미국인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다. 필자 역시 영어나 미국, 영국과 같은 영미권 문화에 깊은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고 난 후 미국 사회의 흐름과 트럼프 대통령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2025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에 있는 나라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개념어 설명서가 아니라, 현대 미국 사회와 정치,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흐름을 통찰할 수 있는 길잡이와도 같다.

결국 『트럼프 금지어 사전』은 트럼프 시대와 그 이후의 미국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미국과 세계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 주는 이 책은, 교양과 시사 감각을 동시에 채워줄 수 있는 유익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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