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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법정에 서다
배인구 지음 / 인티앤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21년간 판사로 재직하면서 그 중 5년 동안은 가사소년 전문 법관으로 근무하고, 이후 변호사로 개업하여 가사 및 상속과 관련된 사건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 배인구 변호사님이 집필한 책이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겪은 다양한 이혼, 상속, 친족 간의 법적 분쟁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으며,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서 당시 법원의 판단, 사건 당사자의 입장, 그리고 저자의 법률가로서의 시선까지 함께 담겨 있어 현실적인 깊이와 법적 통찰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재산과 관련된 갈등이 중심이 되는 가사 사건들을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가족 내부의 법적 갈등의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판사 시절의 기록은 물론, 변호사 개업 이후 실제로 맡았던 사건들도 수록되어 있어서, 실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케이스별 법률적 접근과 판단을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단순한 법률 정보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며, 법의 적용이라는 것이 때때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지 사건만을 소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민법, 친족법, 상속법 등 핵심 법률 지식도 함께 소개한다. 예를 들어, 유류분과 관련된 재산 분배에 대한 법적 비율, 계산법, 적용 기준 등을 실제 판례와 함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법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이론과 실무를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 속의 설명을 보면,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게 생각해 온 것들이 실제 법원에서는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판단되고 적용되는지를 알 수 있으며, 이런 차이를 통해 법이 지닌 복잡성, 융통성, 그리고 한계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또한 저자는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법제도가 갖는 한계점과 입법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견을 제시한다. 가족 구성원 간에 소송이 벌어지는 현실, 자식이 부모를 상대로 법정에 서는 일, 형제 간의 극심한 다툼 등, 인간관계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이 비극적인 사건들을 바라보며, 독자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조차 재산 문제로 인한 상처와 갈등이 얼마나 깊은지를 실감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히 법률 사례집이나 판례 정리집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반복되고 있는 가족 간의 분쟁에 대한 사회적 성찰을 담은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가족이 법정에 서는 현실을 마주하며, 안타까운 감정을 넘어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며, 독자들은 단순히 지식을 넘어서 이해와 공감, 법률적 판단의 균형 감각을 키울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단순히 법을 전공하거나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가사 상속 문제로 고민하는 일반 독자들, 또는 향후 법적 분쟁을 준비하거나 예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법률 가이드북이자 삶의 사례집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법과 가족 사이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지금, 진짜 법률가가 경험한 가사 사건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는 책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