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 내 안의 아이 치유하기
틱낫한 지음, 진우기 옮김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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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선호하는 책의 종류에는 차이가 있다. 누군가는 소설책을 좋아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인문사회계열의 서적을 좋아하는 것처럼 말이다. 좋아하는 책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싫어하는 책에도 차이는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복잡한 자연과학류의 책을 싫어하고, 어떤 사람들은 추리소설이나 에세이를 싫어하는 것처럼..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자기개발서적들을 싫어하는 편이다. 뭐랄까.. 읽을때마다 뭔가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시선들이 느껴지는 내용들을 만나게 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슷한 맥락에서 심리서적들도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사회심리학이나 집단심리학에 관련한 내용들은 다르지만, 특히 읽고 있는 바로 독자 자신, 개인의 심리를 노리는 내용들은 특히 불편하게 느끼는 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이 책 '화해'는 내가 싫어하는 분야의 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때문에 책을 소개하는 '내 안의 아이 치유하기, 당신 안의 아이가 울고 있다!'라는 문구를 접하기 전까지 나는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누구나 내면에 다섯살짜리 아이가 있습니다'라는 또 다른 문구를 보고 난 후 나는 이 책을 펴들었다.

내 안에도 다섯살짜리 아이가 있다는 한 줄의 글. 다른 어떤 설명도 없이 그 한줄의 문구를 읽는 것만으로도 무엇인가 위로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 가장 수월한 일인것 같지만, 사실은 너무도 어려운 일인 바로 이 일을 어쩌면 이 책이 인도해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내 안의 상처받은 다섯살 난 아이. 때로는 울고 싶어하고, 때로는 때쓰고, 때로는 고통스러워하는 이 아이를 나 역시도 오랜 시간동안 외면하고 잊혀지길 바래왔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잊혀지고 상처가 아물듯, 사라질 것이라고 믿고 싶었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나의 믿음과는 달리, 내 안의 아이는 점점더 어두운 곳으로 몸을 웅크리려하고 있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어두운 곳으로 파고들 뿐이었다. 내가 그 아이를 위로해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영원히 내 안의 어딘가 가장 어둡고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 더욱 더 대면하기 힘들어질 것 이다.

이 책 '화해'는 바로 나처럼 내면이 아이를 위로해주기 보다는 외면하고 잊어버리려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은 옳지 못한 방법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 모두가 알지만, 차마 용기내지 못하는 바로 그것, 아이를 대면하고 위로하여 주는 것으로 세상밖에 나오게 하는 것을 해야함을 말해주는 책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화해'가 전하는 이야기는, 사실, 우리 모두가 전혀 모르는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거의 기억과 대면해 과거를 놓아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같이, 더 나은 내 모습이 되어 진정한 행복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내 안의 다섯살 난 아이를 대면에 아이가 품고 있는 상처와 아픔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그 맥락을 같이 하는 너무도 익숙하고 흔한 가르침이니 말이다.

책을 통해 전해 듣는 내 안의 아이와의 화해는, 그래서 행복을 찾고 싶어하는 내가 한번쯤은 반드시 치루어내야 하는 의식이다.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서 더욱 더 무시하고 외면하려 했던, 그렇게 지나쳐 가기를 바랬던 바로 그 의식말이다. 나 스스로와 화해하는 것은, 어쩌면, 다른 그 누군와 화해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화해가 나의 진짜 행복으로 가기 위한 계단이라면, 용기를 가지고 한 계단 한계단 밟아 나가야 하리라. 내 안의 그 다섯살 난 여리고 아픈 아이가, 더 큰 상처를 품고 숨어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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