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품절


사춘기 시절을 표현할때, 종종 낙엽만 굴러가도 웃던 시절이라는 표현을 쓸 때가 있다. 굴러가는 낙엽만 보아도 즐거웠던 사춘기 시절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굴러가는 낙엽에서 무엇을 발견했길래 그 시절에는 그 작고 사소한 모습만을 보고도 친구들과 함께 박장대소를 하며 웃을 수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그건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그 시절 굴러가는 낙엽에도 이름을 붙여주고, 이야기를 더해가며 의미를 만들어 주었던 바로 그 순수하거나 진지했던 작지만 소중했던 사소함의 의미를 알았기 때문에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조금은 무덤덤해진 일상에서 작은 의미를 찾다.
<사소한 발견>은 바로 그 굴러가는 낙엽에서도 의미를 찾고 웃음을 찾았던 그래서 박장대소하며 웃었던 소녀시절의 풍부한 감성과 섬세함을 담은 이야기들이다. 아주 작은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발견하는 의미들, 혹시 잊어버렸거나 찾으려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바로 그 이야기들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이야기는 지극히 사소하지만 공감이 되고,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서 더욱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 어쩌면 너무나 사소해서 꾸밀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를 일상의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 속에 담긴 당신만의 사연을 담는 법을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책상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탁상시계, 내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전화기, 그리고 누구나 책상서랍 한 쪽 구석에 하나씩은 쳐박아 두었을것만 같은 낡은 필름 한통, 사소한 발견은 그렇게 모두가 가지고 있고, 그래서 아무 의미도 없을지 모르는 것들에서 자신의 추억을 꺼내고, 일상을 발견하고, 사람들 간의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 무심코 스쳐지나갔다면 아무것도 아닐 사소한것들, 그들에게 하나씩 이름을 붙이고 추억의 사연들을 매달아놓는 작업을 통해 사소한 발견이 기억의 발견이며, 일상의 창조이자, 자신의 인생을 말하는 모든 그림임을 보여주기에 사소한 발견 그 자체가 사소하지 않는 대단한 발견으로서 탈바꿈하는 이야기. 그리고 당신 역시 그렇게 일상에서 모든 것들의 의미를 발견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살며시 제안하는 책. 사소한 발견은 그래서 낡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사진한장처럼 흐리고 매력적이다


모든 것의 의미가 나의 의미가 될 것이다.
<사소한 발견>이라는 제목이 지어진 이 한권의 책은 사실, 한 사람의 작고 사소한 이야기를 관련한 사진과 함께 엮어낸 작은 사진집 겸 에세이이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들은 누군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동시에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모든 것들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들을 발견하는 작가의 사소한 감성과 함께 내가 잊고 있었던 나의 기억을 짧은 토막이나마 떠올리게 하는 정말 사소한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누군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나의 이야기를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사소한 발견>을 통해 나만의 사소한 발견들이 나만의 특별한 색을 입고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제라도 사소한 발견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겠다는 작은 다짐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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