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서스 - 아메리카 제국 흥망사
니알 퍼거슨 지음, 김일영.강규형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품절


하나의 대상을 단 하나의 단어로 규정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그저 어떤 시각에서 그 대상을 관찰하느냐에 따라 그 시각에서 적용되는 하나의 단어를 찾아낼 뿐, 모든 것들을 아울러 단 하나의 단어로 여러 특성을 가진 대상을 규정하는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비록 하나의 단어로 대상을 규정하는 일은 어렵다할지언정 그렇다고 하여 그 단어가 무가치하다거나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대상을 규정하는 단어에는 때로는 단 하나의, 또는 그 이상의 의미가 분명히 존재하고, 단어에 존재하는 의미는 분명 누군가가 그 대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 해당대상의 내포된 가치이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당신을 규정하는 하나의 단어를 제시했다면, 헌데 이 단어가 이리보아도, 저리 보아도 현시대에는 긍정적이라 볼 수 없는 단어였다면 당신의 반응은 어떠할까?

그런 의미에서 한 나라를 규정하는 단어에 제국주의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면 그 나라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은 아주 간단하다. 해당국가는 불쾌해 할 것이며, 그 국가의 국민은 이를 부정할 것이다. 또 자신들이 이 제국주의라는 결코 아름다워보이지 않는 단어의 국가형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누군가는 연구를 시작하고, 누군가는 성명을 발표하지 않을까? 제국주의, 이 단어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보았을때 결코 현시대에서는 벌어지지 않아야 할 수 없이 많은 전쟁과 피를 불러온 단어이니까 말이다. 그 누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고 확장하기 위해 타국을 짓밟고 소유하려 한다는 평을 듣는 것을 달가워하겠는가.


<콜로서스-아메리카 제국의 흥망사>는 그런 의미에서 미국에 살고 있는 미국민들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만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내용이 어찌 되었던 간에 <콜로서스-아메리카 제국의 흥망사>는 일단 미국이 제국이라는 국가의 형태를 띄고 있음을 규정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이 책에서 미국을 제국이라 일컬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그것이 잘못된 이야기임을 요목조목 따질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가 아닌 101한가지 이유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하여 <콜로서스-아메리카 제국의 흥망사>가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임을 꼬집고 그 잘못된 행태나 그릇된 국가관을 꼬집기 위해서만 만들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말 그대로 미국은 제국이다. 하지만 제국이 꼭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는가?라는 반론을 달고 시작되고 있으니 말이다. <콜로서스-아메리카 제국의 흥망사>는 지금의 미국이 과거의 식민지 지배를 주 목적으로 하여 팽창하던 바로 그 제국주의 국가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 국가임을 규정하고, 그들이 자신들의 이러한 거대한 힘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과 방향을 묻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 당신은 미국이 제국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단 10초도 생각하지 않고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지금의 미국이 과거의 제국주의 국가들처럼 총칼을 들고 식민지를 개척하며 자신들의 지배권아래 전 세계를 두기 위해 피흘리는 전쟁을 전면전으로 앞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콜로서스-아메리카 제국의 흥망사>에서도 언급했듯, 막강한 경제력과 거대한 정치적 힘을 앞세워 엄청난 힘을 세계적으로 발휘하고 있고,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영향 아래서 자유롭지는 못하니, 국경은 나누어져 있고, 정치적으로는 독립되어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 의미에서의 제국주의와 크게 다르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이 제국이라는 단어에 규정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들이 현재 그들 자신에게 부여된 초국가적 힘을 어덯게 활용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뇌가 아닐까? <콜로서스-아메리카 제국의 흥망사>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고 말이다. 제국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좁디좁은 의미에 갇혀 자신들을 부정하려 하지 말고, 제국이라 불리워도 틀리지 않은 그 힘을 그들이 어떻게 펼쳐나갈지, <콜로서스-아메리카 제국의 흥망사>는 바로 그 의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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