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의 기적 - 한 신경과학자가 안내하는 3D세계로의 특별한 여행
수전 배리 지음, 김미선 옮김 / 초록물고기 / 2010년 7월
절판


최근들어 가장 인기 있는 컨텐츠들을 꼽으라 한다면 아마도 스마트 폰, 3D영화가 아닐까? 그 중에서도 3D는 아주 먼 옛날 이벤트 성으로 시도되었다가 사라지는 줄 알았던 아이템이었는데(아직도 기억난다. 오른쪽과 왼쪽이 빨간색 파란색으로 다르게 구분되어있던 셀로판 종이 안경) 최근 아바타라는 영화를 기점으로 하여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음은 물론, 이제는 프리미엄급의 영화로 하나의 장르가 되어 자리잡으려 하고 있다. 3D영화가 인기를 끌기전, 아니 정확하게는 3D영화라는 것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는 입체감이라는 것에 무감각했고, 그저 육안으로 보는 세상과 영화의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화면사이에 평면과 입체의 차이가 있다는 것 조차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3D영화가 새로운 영화흐름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는 바로 이 입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 특별함을 즐기기 시작했다. 물론 이 때에도 왜 평면과 3D사이에 차이가 생기는지, 우리 눈이 왜 이 두가지를 구분하고 다르게 느끼는지, 바로 그 차이점을 인식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모르는채로 말이다.

<3차원의 기적>은 바로 이 3D 혹은 입체감이라는 특별함에 대하여 설명한 이야기이다. 물론 3D영화만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우리 시각이 인지하는 입체감과 평면감의 차이에 대해, 또 그 차이를 느끼는 원리와 감각, 원리에 대해서 말하기 위한 것으로 말이다. 입체감과 3D의 원리와 시각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 때문에 언뜻 책의 소개만을 본다면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딱딱하거나 이해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과학을 소재로 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3차원의 기적>은 과학과 인체의 신비라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어렵거나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벽을 제공하지 않는다. 실제 어린 시절 사시를 가지고 있었던 작가가, 시각적인 결함을 지닌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입체와 평면의 차이를 설명하고, 그 원리나 구조를 일상생활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3차원의 기적>가 단순히 읽기 편한 이야기를 위해 중요한 정보를 모두 빼고 개인의 과거사를 늘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시각이 받아들이는 정보다 우리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양쪽 눈이 어떤 식으로 정보를 읽어내는지, 이 시각 정보가 받아들여지는 순간에 정보가 제대로 읽혀지지 않으면 잘못 받아들여지는 정보를 뇌에서는 다시 어떻게 처리하는지의 과정을 개인의 경험과 함께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한 원리의 설명으로, 인체과학에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잘 수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이야기라는 설명이 좀 더 정확한 이야기인듯



<3차원의 기적>의 저자 수전 배리는 그녀 자신이 아주 어린 시절 사시라는 시각장애를 경험했고, 비록 시일이 지난 뒤 이를 교정했지만 정작 시각이 받아들이는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기에 입체감각이 갖추어지지 않았던 것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3D 혹은 입체시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감각인지, 또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이야기 한다. 물론 그녀 자신이 신경과학자인만큼 일반인들이 이 감각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들과 함께 말이다. 덕분에 나 또한 <3차원의 기적>을 읽는 동안 새로운 사실과, 3D 혹은 입체시의 축복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고, 우리 중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 축복을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 또한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책 중에는 과학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들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소재를 과학으로 삼고 있는 이 책들은 그 분야의 사전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호기심은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다소 버겁거나 딱딱한 경우가 많다 할 것이다. <3차원의 기적>은 바로 이런 과학소재의 책들에게 “우리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친근함을 선사한다. 덕분에 읽는 내내 어려움과 버거움 보다는 수필을 읽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며 동시에 정보를 습득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게 한 책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3차원의 기적>처럼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이 가진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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