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너무 복잡해 - It’s Complicate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랑은, 꼭 뜨겁게 불타오르는 20~30대의 사랑만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모든 것들이 편안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40대에도, 황혼으로 지는 노을처럼 아련한 50대에도,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들이 더 많아지는 60대에도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그 감정은 그대로 다음답고 고결하며 소중하다. 그저 한때의 불장난처럼 뜨겁게 타올라서 식어버리는 사랑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했던 시대도 있었다지만 이제는 점점 많은 사람들이 황혼의 로맨스에 대해서, 모든 것들에 너그러움을 유지할 수 있는 좀 더 지혜로운 사랑을 하는 중년과 노년의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는 시대가 되었다. 아마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기 때문이겠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에 오랜시간 남아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죽는 날까지 꺼지지 않는 인생의 단 하나의 아름다움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바로 그 중년과 노년기의 길목에 선 한 여인의 사랑과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10년전 젊은 여자와 바람나 자신을 버린 남편과 이혼한채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세 자녀를 키운 제인. 자녀들이 모두 자라나 이제는 집을 떠날만큼 성장을 이루자, 언제나 북적였던, 그리고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했던 아이들 대신 공허함으로 남은 그녀의 집 빈공간은 그녀에게 외로움이라는 다소 반갑지 않은 선물을 남긴다. 그녀는 오랜 시간 바래왔던 집의 증축을 하기로 결정하고 그녀의 집을 증축하기 위해 설계를 맡은 건축가 아담이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기 시작한다. 제인의 마음을 잘 읽어내고, 그녀처럼 아내에게 버림받아 상처받은 남자 아담. 두 사람의 나름 알콩달콩한 로맨스에 끼어드는 불청객은 너무도 어이없게 그녀를 버리고 젊은 여자와 재혼을 한 제인의 전 남편 제이크이다. 젊은 여자와의 결혼생활도 생각만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을 이해해주고 자신을 보듬어주던 제인을 그리워하기 시작한 제이크, 제인의 옆에 있는 아담을 질투하는 것도 모자라 전 부인인 제인에게 현재의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자는 제안까지 하기에 이르르는 다소 엉뚱하고 제멋대로인 제이크를, 옛 정 때문인지 아니면 미련 때문인지 모를 감정으로 인해 제인도 매정하게 떨쳐내지 못한다. 20대의 뜨거운 사랑은 아니지만 20대의 뜨거운 시절을 함께 하고 아이들의 아버지인 제이크와 자신의 마음을 읽어주고 배려해주는 아담의 새로운 설레임 앞에서 제인은 모든 여성들이 사랑에 빠졌을때와 같이 망설이고 주저하며 고민하고 갈등한다.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중년을 넘긴 여성과 남성의 사랑도 20대의 뜨거운 사랑만큼 은근하고 아름다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도 유쾌하게 보여주는 영화이다. 바로 나의 엄마와 아버지처럼 나이를 먹어가는 이 영화의 배우들이 나누는 사랑과 설레임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진실하며 담백한 느낌을 준다. 그 누가 20대의 뜨거운 사랑보다 황혼의 은근한 사랑이 아름답지 않다고 할 수 있을것인가라며 반문할 수 있는 영화. 그리고 어느 순간에도 시작될 수 있는 사랑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함께 유쾌하고 즐거운 에피소드들로 결코 지루하지 않게 은근히 피어오르는 사랑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 사랑은 너무 복잡해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