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Alice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헐리웃를 지휘하는 영화감독들 중 천재감독을 한명 꼽아보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팀버튼을 꼽는다. 비틀주스와 가위손으로 시작해 크리스마스 악몽을 지나 찰리와 초콜릿 공장, 그리고 스위니 토드까지 언제나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듯 해 보였던 그의 작품은 뭐랄까..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가장 섬뜩한 모습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팀버튼의 이름을 들으면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기대하고 범상치 않은 이야기를 꿈꾸게 된다. 그만의 독특한 자유로움과 섬뜩한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에 말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책과 동일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다. 이미 소녀 시절에 이상한 나라에 다녀왔던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의 경험을 꿈으로만 생각하고 잊고 지내며 성장한 19살의 여인이 된 어느날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경험이 아닌 그저 상상이라고 생각했던 앨리스, 그녀 앞에 다시 나타난 조끼 입은 토끼로 인해 그녀는 다시 이상한 나라에 초대된다. 공포정치로 이상한 나라를 압박하는 붉은 여왕의 손에서 이상한 나라의 국민들을 구해낼 영웅으로 예언된 채 말이다. 이미 소녀가 아닌 아름다운 여인으로 자라난 앨리스. 과거의 경험을 모두 잊고 이상한 나라에 들어오게 된 그녀는 예언대로 이상한 나라의 국민들을 붉은 여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 하얀여왕을 도울수 있을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팀 버튼이라는 감독과 조니뎁이라는 조합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많은 환상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엄청난 상상력은 왜 팀버튼이 이 이야기를 이제야 영화로 만드는지가 의아할 정도로 팀버튼 식의 뒤틀림이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하기도 했다. 어떠한 소재를 가지고도 특유의 상상력으로 사람들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그의 기발함이 또 하나의 기발함을 만나 어떤 모습으로 재창조 될지 기다리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극장에서 만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화려한 화면과 독특한 캐릭터들만으로도 충분히 팀버튼스러움을 바라는 기대에 어느 정도는 부응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팀버튼스러움에 만족했다면 스토리면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팀버튼 만이 보여줄 수 있었던 섬뜩함. 곱씹을수록 전혀 아름답기보다는 기묘했던 그만의 뒤틀림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래서 지극히 마이너스러움을 내뿜었던 팀버튼과 초대형 메이져 마이너 배우라는 조니뎁의 또 한번의 만남. 그래서 늘 아이들을 위한 소재를 이용해 어른을 위한 동화를 만들었던(그것도 잔혹동화로..), 그들의 과거 작품들을 볼때는 여러모로 적응이 안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늘 실험적이었던 팀 버튼이 이번에는 영화의 이야기가 아닌 3D라는 하드웨어를 앞세우기 위해 만들어낸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이번엔 스토리가 아닌 그 영상미와 실험정신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도 되지 않을까? 최근 3D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아바타가 본 작품의 개봉 후 3D작업을 따로 하여 개봉함으로써 일반 영화 상영과 3D영화 상영의 시차를 두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2D와 3D를 동시에 개봉하여 관객을 기다리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 나름의 가치가 분명 있는 것 같다. 게다가 팀버튼과 그의 아내 헬레나 본햄 카터, 그리고 이들 부부의 아이들에게 기꺼이 대부가 되어준 조니뎁이라는 가족이 만들어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섬뜩함 대신 아름다움을 채워 넣음으로서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보다는 아이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아는가? 팀 버튼도 이제는 자신의 아이와 손 잡고 볼만한 섬뜩하지 않은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