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심벌 1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12월
장바구니담기


가전제품을 살때나 혹은 옷을 살때 그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없다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그 제품을 만든 제조사의 이름부터 살펴본다. 어짜피 이리저리 보아도 구체적인 정보를 모르는 상품이라면 제품을 만든 제조사의 브랜드네임을 믿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명한 결정이라는 것을 눈치껏 이미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가지는 어찌보면 이러한 맹목적인 신임은 하나의 힘처럼 느껴지게 되기도 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그 힘을 가르켜 브랜드 파워라고 부르기도 한다. 책이란 것도 마찬가지라서 서점가를 방황하다 한권의 책을 골라 사는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로 이 브랜드 파워가 아닌가 한다. 물론 사전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본인이 목적하고자 하는 책을 정확하게 골라내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책의 제목과 표지 혹은 그 책을 만든 저자의 이름을 가장 먼저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책에 있어서의 브랜드 파워는 그래서 책을 저술한 작가의 이름이 아닌가 한다.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그리고 로스트 심벌

브랜드 파워라는 측면으로 살펴본다면 현재 소설계에 이보다 더한 파워를 가진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이름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작가. 이름만으로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분위기와 그간 했던 이야기들의 성격들이 모두 연상되는 작가. 그리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막강한 능력의 작가가 바로 댄 브라운이 아닌가? 바티칸을 둘러싼 힘의 대립을 그렸던 천사와 악마, 그리고 본격적으로 댄 브라운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그간 사람들의 관심 바깥에서만 맴돌던 기독교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전면에 드러낸 다빈치 코드라는 작품으로 문학계는 물론 종교, 사회 전반에 거대한 바람을 몰고 왔던 그 이름 댄 브라운이 세번째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 <로스트 심벌> 어떤 대단한 신문의 평도, 어떤 평단의 평가도 모두 뒤로하고 그저 댄 브라운이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던 세번째 그의 작품 <로스트 심벌>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버트 랭던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

<로스트 심벌>은 그의 유명한 두 편의 이야기들의 뒤를 이어 기호학자인 로버트 랭던 교수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간 바티칸과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속 숨겨진 기독교의 비밀이라는 숨겨진 이야기들을 파헤친 로버스 랭던 교수가 맞딱드린 세번째 이야기는 바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단체 프리메이슨에 관한 것이다. 오랜 세월 메이슨이 감추어온 고대의 수수께끼와 그 수수께끼를 노리고 접근하는 이들을 둘러싼 이야기의 한 가운데에 랭던의 오랜 친구 피터 솔로몬이 있고, 그로 인해 랭던이 이 사건의 중심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 수수께끼를 풀 유일한 계몽된 자로서 지목된 채로 말이다. <로스트 심벌>의 랭던은 전작들과 비슷한 분위속에서 사건에 말려든다. 정작 본인은 그저 조용히 학교에서 강의나 하고 연구나 하길 바라는 평범한 교수에 지나지 않지만 그가 그동안 쌓아온 지적연구결과물로 인해 원치않게 사건에 말려들고 결국엔 그 사건을 직접 해결해나가는 열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건의 시작도 비슷하다. 다음 교황이 될 후보 신부들이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되면서 시작하는 천사와 악마, 그리고 루브르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 자크 소니에르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다빈치 코드와 비슷하게 이번에는 랭던의 오랜 친구 피터 솔로몬의 잘려진 손이 등장함으로서 이야기가 시작하는 것이다. 상징으로 가득한 문신을 가진채 역시 상징으로 가득한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말이다.


역시 댄 브라운

댄 브라운의 소설들이 그러했듯이 <로스트 심벌> 역시 많은 사실과 추측이 뒤섞여 환상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뭔가 아직 밝혀지질 원하지 않는 비밀들과 그 비밀을 이용하여 힘을 가지려하는 또 다른 힘의 대결. 그 대결 속에 전혀 영웅스럽지 않으나 충실히 영웅의 역할을 해내는 로버트 랭던이라는 학자의 지적 능력을 지켜보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원하게 된다. 마치 영화의 한 씬 한 씬을 설명하는 듯 한 빠르고 간결한 댄 브라운만의 이야기 전개 방식 또한 큰 몫을 하면서 말이다. 전작인 천사와 악마와 다빈치 코드가 모두 영화화 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을 기억해낸다면 아마도 <로스트 심벌> 역시 곧 영화와 된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덕분에 <로스트 심벌>을 읽는 내내 랭던의 얼굴에 톰 행크스를 겹쳐넣고 댄 브라운이 묘사하는 장면장면을 영화에서 만나게 될 또 다른 영상으로 상상할 수 있음도 <로스트 심벌>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처럼 펼쳐지는 이야기 속 고대의 수수께끼에 대하여..

댄 브라운의 소설이 강력한 힘을 가지는 이유는 그가 책의 서두에서 밝혔듯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실제 존재하고 있는 여러 사실들을 근거로 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조건 허구로 만들어진 그저 픽션이라고 생각하기에 너무도 조밀하게 짜여진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들을 마치 사실처럼 확인시켜주듯 존재하는 근거들, 그래서 그의 소설은 늘 소설로서의 재미 이상을 가져다 준다. 다빈치 코드라는 작품이 한동안 문학계를 넘어 종교계의 불안을 끌어당기고 사회적인 하나의 흐름을 형성시켰듯이 말이다. <로스트 심벌> 역시 이런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실재하는 조직 프리메이슨을 시작으로 하여 이어지는 <로스트 심벌>의 이야기는 그저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역시나 너무 사실감있고 분명하게 메이슨이라는 조직을 설명한다. 물론 실제 메이슨의 조직원이 들으면 말도 안된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직 전반부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그래서 더욱 서둘러 2권을 들게 하는 책 <로스트 심벌>은 여전히 댄 브라운의 힘이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