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포스터 작가정신 청소년문학 1
케이 기본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11월
절판


대부분의 사람은 살아가면서 조금씩 스스로의 모습을 다듬어 나간다. 모난 곳은 둥글게 다듬고, 남들보다 뛰어난 내 모습은 조금 더 잘 보이도록 공을 들이며 말이다. 그렇게 각자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각자 다른 인생을 설계하는 인성이라는 가장 중요한 개인의 초석을 다듬으며 과거보다는 현재가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바로 그것을 성장이라고 말한다. 성장은 말 그대로 과거보다 조금 나은 현재의 모습이며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의 모습이다. 언제나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만들어가는 성장, 그 성장은 인생 전체를 통해 천천히 이루어나가는 것인만큼 어느 한 곳도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지만 때로는 사람에 따라 가장 시작이 되었던 그곳에서 작거나 혹은 큰 상처를 가지게 되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고통을 기억하게 되기도 한다. 누군가의 어린시절은 그래서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영향력을 끼치기도 한다.


고통스러운 어린시절의 기억.

<엘렌 포스터>의 주인공은 엘렌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소녀이다. 그녀는 병든 엄마와 무능력한 아빠를 가족으로 두고 있으며, 병들고 약한 몸의 엄마에게는 한없는 안쓰러움을, 무능력하고 난폭한 아빠에게는 무시와 경멸의 시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을 거두게 되고 아빠와 함께 집에 남아 얼마간의 시간을 보낸 엘렌은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참혹한 기억을 얻고 아빠를 떠나 이모들과 학교의 선생님 집을 배회하기 시작한다. 법원은 엘렌에게 엄마의 엄마와 함께 생활할 것을 지시하고 그녀는 그때부터 엄마의 엄마, 즉, 외할머니의 집에서 기거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줄것이라 기대했던 엄마의 엄마와의 생활은 엘렌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려지고, 엄마의 엄마는 엘렌에게서 보이는 엘렌의 아빠의 모습에 분노하며 엘렌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런 외할머니도 병에 들고, 엘렌은 이제 하녀하나 남지 않은 집에서 엄마의 엄마를 돌보게 된다. 자신을 괴롭혔지만 그것이 자신의 딸을 죽음으로 몰고간 아빠의 모습을 자신에게서 발견했음이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된 엘렌, 그녀 자신도 경멸을 마다하지 않았던 아빠의 모습을 자신에게 발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엘렌은 엄마의 엄마를 이해하고 돌보며 자신의 마지막 자리를 최선을 다해 지켜내는 것으로 그녀만의 성장을 이루어 나가게 된다.


불행을 만든 어린시절을 조용히 읊조리다.

<엘렌 포스터>는 현재의 엘렌이 새로이 소속되어 이루어낸 새로운 가정의 모습과 과거의 그녀가 빠져나오길 원했던 불행했던 가족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혈연으로 맺어졌던 과거의 가족들이 그녀를 바깥으로 내몰고 온기를 느낄 수 없는 냉정한 시선의 어린아이로 만들었다면 현재의 가족은 그녀를 과거의 상처도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말할 수 있는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 것이다. 여전히 상처로 가득하기에 남의 이야기를 하듯 심드렁한 말투로 내뱉을 수 밖에는 없지만 이제 그것들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있기에 불행을 마주하고 조금은 차분한 마음으로 그것들을 털어버리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엘런 포스터>를 채우고 있는 이야기들은 마치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감정의 기복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기억하고 있는 사실을 전할 뿐이다.


그렇게 그녀는 성장한다.

엘런은 불행한 과거 속에서도 그녀는 끝없이 성장의 과정을 겪는다. 그리고 그 불행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자신의 원래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가 선택한 포스터라는 성을 원하게 된다. 이름을 바꾼다고 하여 그녀의 과거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름을 바꾸는 그 순간부터 자신의 불행과 이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삶으로 편입되기를 바라는 그녀의 바람이 포스터라는 성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 역시 그녀를 엘런 포스터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부자연스럽게 요란을 떨지 않고 원래 그랬듯 자연스럽게.. 그 자연스러운 이름의 변화처럼 자신역시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길 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엘런 포스터로 살아가기를..

엘렌은 이제 엘렌 포스터로 살아가길 원한다. 과거의 불행을 고통스러운 상처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도 끝없이 스스로 성장하는 방법을 찾아내었던 지나치게 똑똑했던 소녀 엘렌에게 이제 새로운 가정이 만들어졌듯이 그녀의 이름에도 새로운 인생이 담겨 있을 것이다. 병든 엄마와 무능력한 아빠가 주었던 엘렌이라는 이름 뒤의 성을 스스로 떼어버리고 새로운 가정을 스스로 선택했듯 스스로 선택한 이름 엘렌 포스터, 과거의 엘렌을 모두 지워버리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운 포스터를 발견했듯 엘렌은 끝없이 과거보다 나은 엘렌 포스터를 그리고 지금 보다 나은 미래의 엘렌 포스터의 위치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렇게 과거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엘렌의 지혜로움이 과거의 고통에서 그녀를 꺼내고 현재를 만든 그녀의 성장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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