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
존 론슨 지음, 정미나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1월
절판


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마도 제목일 것이다. 물론 무슨 작가의 어떤 작품이 언제 나온다더라 식의 정보가 있는 경우라면 그 제목이 어떤 것이든 관계가 없겠지만 서점에 들러 세월아 네월아 거니는 식의 책 쇼핑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듣도보도 못한 책들 사이에서 한권의 책의 집어들기 위해 고려할 것 중 제목은 단연 으뜸이지 않을까? 제목 속에 그 책의 장르와 내용, 그리고 핵심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집약적으로 들어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니 말이다. 그래서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는 저자나 편집자들에게 제목짓기는 원고를 쓰고 다듬는 작업만큼이나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점이 아닐까 싶다.


도대체 이 책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여기, 제목만 가지고는 도대체가 아무것도 모르겠는 책이 한 권 있다. 그 제목은 바로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이다. 염소를 노려봐서 뭘 어쩌겠다는 걸까? 다른 정보라도 좀 얻어보겠다고 표지를 유심히 살폈더니 조지클루니나 이완 맥그리거, 케빈 스페이시등의 낯익은 배우들이 염소한마리와 함께 일렬로 서서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다. 말 그대로 노려보고 있는 사람들이니 이 표지 바깥에는 염소 한마리가 있는 모양. 제목부터 표지까지 미스테리한 이 책에 대한 정보는 책 뒷표지에 이르러서야 어느정도 찾아낼 수 있었다.

염소를 노려봐서 어쩌겠다는거야?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는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오랜 시간을 걸쳐 조사해낸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꾸며진다. 그 내용인 즉슨 미군내에서 30여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동안 행해진 다소 엉뚱하고 황당하기까지한 연구에 관한 것으로 특수한 능력을 지닌 인물들을 선발해 심령부대를 만들고 그들의 능력을 개발해 실제 전투에 이용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들을 일컬어 이름짓기를 제다이용사라 했단다. 그리고 그 제다이 용사들이 했던 실험들은 책 제목과 같은 염소를 노려보아 죽이기, 구름을 해체시키기, 벽 통과하기, 투사하기 등등 현실에서 과연 가능한것인지 조차 확인불가능한 황당한 것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훈련을 받고 직접 군인들을 훈련시켰던 일부 사람들이 전역을 하거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당시의 일들을 영웅담처럼 흘리기 시작한 것이 정보가 되어 이 책에 모인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


다소 현실적이거나 혹은 완벽히 황당무계하거나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굉장히 독특하다. 실제로 존재한 사람들의 사진과 자료들을 첨부하고 그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들로 구성된 이 책에는 그들이 직접 미군내에서 했던 역할들을 증언하는 것을 주로 하는데, 여기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초능력자 유리겔라도 포함되어 있고, 그들이 군 바깥에서 진술했던 그들의 행적에 관한 기록이나 정보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 게다가 수 많은 인터뷰어가 비슷한 진술을 하고 일관되게 표현하는 이 같은 실험사실과 인물에 대한 증언은 그 많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과대망상이라도 걸린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일치되는 점이 많기도 하다. 자, 이 이야기는 진짜일까? 아님 허무맹랑한 이야기일까?


이리보고 저리봐도 독특한 이야기.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을 읽으며 내가 가장 먼저 의문을 품었던 부분은 바로 심령부대의 명칭이었다. 제다이 용사라니, "저 유명한 스타워즈의 그 제다이? 그럼 이 이야기는 실제라는 거야 거짓말이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달까? 저널리스트라는 저자의 이력을 볼때, 그리고 책 서두에 분명히 밝혔듯 이 이야기가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며 현재도 미국내에서 행해지고 있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함을 본다면 거짓말이 아니라는 이야기인데...그런데 제다이? 도대체 뭐가 진실이란 말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전부 거짓이라기엔 너무 일관된 사람들의 증언과 그 증언이 확실하다는 듯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 책속의 사진들은? 읽는 내내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던 책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 확실한 것은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는 제목부터 끝장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독특한 책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장르를 픽션으로 볼지 아니면 논픽션이라고 볼지, 혹은 작은 사실에 과한 상상력을 덧붙인 그저그런 음모론으로 볼지는 독자의 선택에 달렸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어이가 없어 웃게 하고 가끔은 너무 진지해서 웃게 하는 이 책만의 매력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아마 그런 점 때문에 이 책이 벌써 조니클루니와 이완맥그리거라는 헐리웃 슈퍼스타들을 기용한 대작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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