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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6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7월
구판절판
한 때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중에 맨 인 블랙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우리 나라에도 꽤 많은 팬이 있는 윌 스미스와 토미리 존스 주연의 이 영화는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인들로 부터 지구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밀결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만 슈트를 입고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채 비밀스럽게 임무를 수행하는 맨 인 블랙이라는 일종의 지구 수호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어느날 요원인 J로 명명 되어진 윌스미스가 세계 각국에서 요원이나 정보원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을 영상으로 보게 되는 장면인데 이 영상들에는 자신이 어린 시절 외계인일거라고 생각했다던 한 선생님도 실제 외계인이었고 너무나 유명한 마이클 잭슨도 실제로는 외계인이었다는 설정이 들어있었다. 뭔가 특이하고 희안한 행동으로 주목 받는 이들은 대부분 정말 외계인이었다는 이 설정은 어쩐지 너무나 설득력 있어 보였달까? 그리고 오늘 <신>이라는 책을 읽으며 다시 이 설정에 한 사람을 더하고 싶어졌다. 바로 <신>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이다.
기발한 상상력의 대명사,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다시 돌아오다.
모든 작가에게는 자신을 대표하는 대표작이 있고(유명세나 인지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또 자신을 연상시키는 작품의 특징들이 있다. 어떤 작가는 섬세한 심리표사를 주 무기로 하고, 어떤 작가는 광대한 스케일을 주 무기로 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 기발한 상상력이라는 표현 이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을만큼 늘 기발하고 독특했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있다. 학창 시절 처음으로 접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개미는 이제 그의 대표작의 목록에 가장 먼저 거론되는 책이 되었고 이 책은 그에게 기발한 상상력의 작가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제 10여년이 넘는 동안 그의 기발함은 땅에서부터 시작해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신>의 배경이 되고 있다.
땅으로 떨어진 신, 그리고 다시 만들어내는 그만의 세계
<신>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내가 지금 리뷰를 정리하고 있는 책은 <신>의 시리즈 중 제 6권임을 먼저 밝히고 시작해야 할 듯 하다. 연작 시리즈 이긴 하지만 6번째 <신>에서 이야기는 새로운 배경을 받아들여야 하니 말이다. <신6>은 전편인 <신5>에 이어 신들의 게임에 참여한 미카엘이 게임에서 패배하고 자신이 다스리던 18호 지구를 괴롭힌 경쟁자를 살해한 벌로 자신이 만들었던 그 곳 18호 지구에 실제로 떨어지는 유배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곳에서 그는 그가 만들어 온 18호 지구의 자신의 백성들과 만나게 되고 그들 중 자신이 만들었던 종교에 충실한 한 여성 델핀을 만나 서서히 지구의 한 구성원으로서 적응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만의 세계를 다시 만들어가기 위해 한 무인도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새로이 자신이 창조한 세계 <고요의 섬>을 만들어간다.
미카엘을 내버려 두지 않은 악동 베르나르 베르베르.
수 없이 오래 지속되어온 자신의 운명을 18호 지구라는 자신의 별에서 자신의 백성들과 함께 살아가기 시작한 미카엘. 신이 인간과 함께 인간의 삶을 이해하며 무언가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기대했다면 그것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너무 모르기 때문이었으리라. 이 짖궂은 작가는 주인공인 미카엘이 조금만 평화를 얻으려 하면 그를 못살게 굴고야 마니 말이다. 미카엘에게 주어진 평화로움도 잠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미카일을 다시 더 높은 신의 차원으로 이끌어내고야 만다. 그리고 <신6>의 주된 여정인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주의의 끝이 보이지 않은 여행으로 그를 몰아넣고야 마는 것이다.
이제는 책을 벗어나고자 하는 이야기.
<신6>의 끝에 다다를 수록 많은 사람들은 문득 이런 생각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아... 이 책의 작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였지...' 늘 기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독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작가의 특징은 <신6>에서 또 한번 모습을 드러낸다. 가끔은 아주 어린시절 한번쯤은 해보았던 발상을 한권의 책으로 이어가는 그의 발상은 가칫 너무 유치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면 또 어떠한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인데 말이다. <신6>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황당성과 함께 블랙 코미디에 가까운 그의 상상력이 사실은 어느것에도 기초를 두지 않은 우리 모두가 가져보았던 생각이라는 것을 여실이 보여주는 시리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작가가 기존에 집필했던 여러 책들의 이야기가 이야기 속에 숨어 배가시키는 즐거움 또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작들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특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