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속삭여줄게 - 언젠가 떠날 너에게
정혜윤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절판


여행, 특히 저 멀리 바다를 건너 오랜 시간의 비행을 견뎌내야 할지도 모르는 해외여행을 가게 된 여행의 전야. 내일이면 잠시 일상에 쫓겨 숨고를 틈도 없이 내달리기만 했던 나의 나라를 떠나, 아무도 나를 모르고, 나 역시도 그곳이 생소하기만한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내가 가기로 계획한 곳은 바로 런던이다. 그곳에 떠나기 전날 밤.. 당신은 무엇을 당신의 가방 속에 혹은 계획 속에 챙겨넣을 것인가? 나라면 바로 이 책 <런던을 속삭여줄께>를 챙겨넣을 것이다. 그것이 가방 속이든, 머리 속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조금 더 유익하고 즐거운 런던을 경험하고 싶다면...

여행을 떠올리며 사람들은 다들 잠시의 휴식이나 안정을 꿈꾸지만 현실의 여행은 그렇지 못할때가 많다. 그것이 꽤 많은 금전적 투자가 필요하고, 큰 맘 먹고 짐을 꾸려야 하는 해외여행이라면 더욱 그렇다. 여행을 떠나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리라는 이상과는 조금 다르게, '본전 뽑으리라'라는 마음이 한 켠에 자리잡게 되고,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더 많은 것들을 찍고 말리라는 중압감에 시달리다가 모처럼 큰 맘 먹고 떠난 해외여행이 휴식이 아니라 노동이 되는 경우(나도 처음 떠난 해외여행은 그랬다.)도 비일비재하다. 돌아오면 기억에도 남지 않는 여행이 되어버리지만 무작정 패키지 여행팀에 끼어 해외에 간다는 들뜬 마음만 부여잡고 가다가는 사진 몇장과 친구들과의 수다 이외에는 남는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즐거운 여행이 될까? 아마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여행의 테마를 잡고 계획을 직접 짜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것을 보기보단 좋은 것들을 꼼꼼히 살펴보는것에 중점을 두고 말이다. 자 그럼, 런던으로 여행을 떠나는 테마를 '기록'과 '역사'로 잡은 이들에게 추천할 책이 한권 있다. 바로 <런던을 속삭여 줄께>이다.

런던, 그곳을 만들어가는 역사의 기록들.

<런던을 속삭여 줄께>는 우리에게 조금은 친숙한 도시 런던을 중심으로 혹시 그대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이라는 가정을 덧붙여 런던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행 안내서이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시작해 세인트 폴 성당, 대영박물관, 자연사박물관, 트라팔가르 광장,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 런던탑, 그리니치 천문대에 이르는 런던에 위치해 있는 8곳의 주요 장소들에 각각의 장을 할애하여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여느 여행서들 처럼 맛있는 음식점이나 편안하고 깨끗한 숙박업소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 수 많은 역사적 사건들과 역사 속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장소에 얽혀 전해 내려져 오는 이야기들 소개하는 것으로 책장을 채운다. 단순히 여행가이드가 아니라 여행을 의미있게 채우기 위한 정보서라고나 할까? 때문에 여행지에 도착해서 주섬주섬 펼쳐드는 책이 아니라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에 읽어보아야 할 사전학습서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 책이 바로 <런던을 속삭여 줄께>가 아닐까 생각된다.


언젠가 떠날 너에게 나는 이 책을 추천한다.

런던이라는 한정된 공간안에 모여있는 8개의 역사적 장소들이 책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나는 이야기들. 작가의 표현대로 런던을 담아낸 천일야화에 가까운 이 책은 런던을 여행하기 위해 또는 런던을 머리에 그리기에 충분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단순히 외관적 모습을 담아내어 머릿속에 런던을 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런던이라는 장소의 과거와 현재에 이르는 줄기들을 모두 담아 시간과 공간을 구애받지 않는 나만의 런던을 재구성 하게 하는 책인 것이다. 혹시 런던을 여행하기를 계획한다면, 그리고 런던의 그 의미깊은 8곳에 서고 싶다면 <런던을 속삭여 줄께>는 당신에게 미술관의 그림들에 얽힌 일화들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도슨트와 같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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