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여행의 황홀 - 자연주의 에세이스트 박원식의 산골살이 더듬기
박원식 지음 / 창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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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잠시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몇일간의 여유를 가지는 휴가철이 되면 흔히들 하게 되는 고민이 있다. 바로 이번 휴가는 어디에서 보낼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느끼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휴가라는 기간을 보내는만큼 자신들이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선택하기 위해 매번 고민을 거듭하고 결정을 해 휴가의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 이 고민의 주요 테마는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가 아닌가 싶다. 선선한 바람과 자연과의 교감이 가능한 산, 그리고 시원한 물과 사람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바다. 당신이라면 휴가를 맞이해 어디를 갈까? 나? 나는 물론 바다보다 산을 선택하겠다.


언제고 나를 반겨주는 산촌의 여유를 따라.

물론 휴가가 아니라도 잠시의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언제나 크다. 이 여행도 마찬가지로 어디로 갈까가 꽤 고민되는 문제로 대두되게 되는데 그 결정은 어떨까? 산? 바다? 나는 이번에도 역시 산을 선택하겠다. 싸늘한 바람과 함께 어딘지 모르게 황망해보이기까지 하는 탁 트인 바다보다는 그 안에 무엇이 숨어있을지 설레이는 산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바다와 다른 산의 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가기 보태어 본다면 그 산중에서도 관광지가 아닌 사람사는 마을, 그리고 누군가의 흔적이 아련히 남아있는 조용한 산촌여행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 바로 이 책 <산촌혀행의 황홀>을 따라 그 황홀함을 느껴보고 싶으니 말이다.


산 속에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산촌여행의 황홀>은 에세이 작가 박원식이 홀로 산촌을 거닐며 써내려간 거창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욱 진솔한 산촌과 사람, 그리고 여행의 이야기들이다. 멀리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까이 있지도 않은 것 같은, 그리서 도시인들에게는 꿈처럼 그림처럼 황홀한 느낌까지 선물하는 그 이야기들 말이다. <산촌여행의 황홀>에서는 그래서 화려한 그림과 자세한 관광지도보다는 편안함을 담은 풍경사진과 작가 스스로가 직접 거닐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그 곳에서 경험한 음식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같은 이야기, 그리고 술한잔이 어우러진 푸념과 읊조림들이 펼쳐진다. 이곳에 놀러오라는 관광안내책자가 아니라 그저 작가가 거닐었던 작은 동네의 어귀의 꽃한송이에 관한 조그만한 기억이자 회상에 가깝다고 하면 될까? 에세이작가라는 작가의 이력이 보여주듯 그래서 이 한권의 책은 풍부하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무겁거나 거대하지 않고 작거나 소소한 느낌으로 편안하게 다가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계절을 따라 움직이는 전국 방방곡곡의 사람사는 산촌이야기

<산촌여행의 황홀>은 계절을 따라 그가 거닐었던 산촌의 이야기들을 구분해놓고 있다. 가을과 겨울로 시작해 여름과 봄으로 마무리 되는 산촌의 이야기는 참 신기하게도 계절의 느낌을 따라 알록달록하고 아름다운 색감으로 물들었다가, 겨울 한철 매서운 바람을 이겨내고 여름의 푸르름을 위해 봄의 새싹으로 힘을 얻는 사람살이의 모습들을 함께 담아놓는다. 때로는 미망인의 희미한 기억으로, 때로는 스님이 전해주는 옛 이야기로, 때로는 고독을 친구 삼아 노년을 보내고 있는 늙은 화가의 황혼의 붉은 빛으로 말이다.


여전히 남아 그립고 고마운 산촌의 황홀

산촌 여행은 그저 한때의 즐거움을 위해 휴가삼아 떠나는 계곡과 산행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사람이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사람사는 이야기가 존재하지만 조금은 느리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 듯한 산촌의 이야기는 그래서 바쁘게 뛰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도시인들에게 부럽고 그리운 존재가 되는 듯 하다. 노년의 어느날에는 나도 그저 저런 산촌에서 자연이 변화하듯 인간의 삶이 변화하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고, 그 꿈이 실현되는 모습들을 미리 보게 하는 한권의 책, <산촌여행의 황홀>에는 그래서 우리의 과거와 함께 우리의 미래도 함께 담겨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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