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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 3 - 왜의 천황이 되다
장태우 지음 / 왕의서재 / 2009년 10월
품절
소설 <문무>는 한반도의 사건을 기준으로 하자면 김춘추가 혼인을 올려 일가를 이루던 시기부터 그가 무열왕으로 재임하고 문무왕을 거쳐 신문왕과 성왕에 이르는 꽤 오랜 시간을 다루고 있다. 내용 속에 포함된 신라의 중기의 왕부터 시작하자면 선덕과 진덕 여왕을 지나 신라 최초의 진골출신 왕이며 동시에 신라의 하대로 구분짓는 무열왕과 문무왕 그리고 신문왕과 성왕에 이르는 6왕에 이르는 시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는 이제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바로 그 사건, 그리고 많은 이들이 가설로 세우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시기에 집중된다. 바로 우리 역사의 문무왕과 일본의 문무천황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과 신라, 문무왕 법민의 망명
신라는 삼한일통이라는 대업을 이루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당의 힘을 빌리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삼국의 통일 이후 신라의 발목을 잡는 다소 복잡한 힘겨루기의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며, 역사는 이를 삼국통일의 과정에 독자성이 결여된 한계였다고 말한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에는 그랬다.) 힘을 빌려준 자는 당연히 싸움의 전리품을 나누어 가지기를 바라게 되고, 그것이 하나된 신라를 위협하는 씨앗으로 남았다는 이야기이다. 문무왕의 고민은 바로 이 점에서 시작한다. 당의 계속되는 위협을 떨치기 위해 그들과의 힘겨루기를 지속해야했던 문무왕. 당연히 문무왕의 이런 행동이 곱게 보일리 없는 당은 문무왕 법민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게 되고 그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취하게 된 것이다. 문무왕 법민은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스스로 일본으로 망명할 것을 계획하고 그의 아들 정명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왕위를 물려받은 그의 아들 정명이 바로 신문왕이기도 하다.
문무왕, 문무천황이 되다.
<문무>의 세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신라 제 30대 왕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문무왕 법민이 당의 압박을 피해 일본으로 망명하고 그곳에서 일본의 황태자가 되었으며, 훗날 제 42대 천황으로 기록된 문무천황과 동일인물이라는 바로 그 설을 소설로써 이어낸 것이다. 당의 압력에 의해 국왕의 자리에서 일생을 마치지 못하고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준채로 왜라고 불리우는 작은 섬나라로 망명와 오랜 시간을 숨죽인 신라의 제30대 왕 법민. 그가 처음부터 계획했던 은밀하고도 치밀한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마음과 어떤 심정으로 그 시간을 이겨내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담아낸 이야기인 것이다.
사실 혹은 환상.
소설 <문무>가 담고 있는 가설, 신라 제30대 왕이자 삼한일통을 이룩했던 문무왕이 일본의 제42대 천황인 문무천황과 동일인물이라는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역사속의 숨겨진 혹은 밝혀지지 않은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이다. 우리 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생각해본다면 조금은 유쾌하고 즐겁기까지 한 이야기. 하지만 일본의 국민들이 듣는다면 어딘지 모르게 분하고 말도 안된다고 치부해버릴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사실이라면 좋겠지만, 이 설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사실 그것은 이 책을 읽는 우리가 밝혀낼 부분은 아닐것이다. 재고의 여지가 있고 역사적으로 실증되어야할 가치가 있다면 언제든 어느나라의 역사학자에 의해서든 연구되고 기록되지 않겠는가? 다만,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우리 역사에 채 밝혀지지 않은 희미한 부분에는, 이렇게 엄청나고도 즐거운, 그리고 아름다운 사실 혹은 환상들이 남아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한번쯤 꿈꿔 볼 수 있다는, 바로 그 사실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