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포스 Olympos
댄 시먼스 지음, 김수연 옮김 / 베가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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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어느 나라에나 반드시 존재하는 신화, 그 중에서도 그리스 신화는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인기가 높은, 많은 신화들의 대표적 존재나 다름없는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신화라는 것 만으로도 그 존재의 가치가 높은 그리스 신화이지만, 그리스의 신화들은 갈수록 풍부해지고 다양해지는 문화 컨텐츠들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며 현재까지도 많은 제2의 신화들을 창조하고 있기도 한데 과연 그리스 신화가 그토록 많은 이들을 열광시키고, 폭넓은 사랑을 받는것도 모자라 제2, 제3의 창조물들을 만들어내는데에 없어서는 안될 자양분의 역할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의 신들이 가진 인간과 유사한 캐릭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스의 신들은 다른 절대적인 권능을 가진 신화의 존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가진다. 그들은 실수하고, 오류를 범하고, 질투하며 전쟁을 일으키는 그저 인간과 동일한 인격체의 성격을 가진다. 인간과 같지만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 그래서 그리스의 신들은 인간의 눈을 벗어나 있지만 인간과 같은 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초월적이나 어딘지 모르게 특이한 존재가 된 것이다. 착하기만 하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전능의 존재, 그 자체가 선의 집합체인 신에게서 얻는 이야기보다 오류투성이의 그리스 신들이 친숙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신화와 우주의 만남. 그 무한한 상상력.

<올림포스>는 댄 시먼스의 <일리움>에 이은 속편이다. 1000페이지에 육박하던 엄청난 두께의 책에 이어, 또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1000페이지 넘는 두번째 이야기 <올림포스>.. 엄청난 분량으로 이미 독자를 압도하는 이 이야기는 그 첫장을 넘김과 동시에 왜 이 책이 이렇게 엄청난 분량으로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수긍으로 이어진다. 화성에서 다시 이루어진 신들의 올림포스, 일리움의 전쟁, 수 많은 신들과 인간들, 그리고 그들 사이의 갈등과 음모들이 미래에 다시 태어난(?)이라는 다소 희안한 설정으로 서 있는 호켄베리의 시각에서 바로 잡아야할 오류들로 보이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신들에 의해 지배당하기를 거부하고 대항하기 시작한 인간들의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라는 익히 잘 알려진 존재들과 일리아드라는 문학작품이 바탕이 되어 때로는 그대로, 때로는 어딘가 뒤틀리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올림포스>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문학작품들이 어울리는 작품이다. 화성에서 다시 이루어지는 신들의 올림포스라는 배경이 말하듯, 그 시작은 지구이고, 지구에서 이미 존재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화성의 올림포스와 일리움을 배경으로 다시 재편되는 이야기. 그 이야기를 정리하려면 아마도 몇날 몇일은 걸리지 않을까? 올림포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책을 펴들고 읽는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릴 수 없는 자, 상상하지도 말라.

나에게 <올림포스>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 이 엄청난 소설이 가진 묘사력이라고 말할 것이다. <올림포스>에는 기본적으로 그리스 신화의 배경과 함께 SF적인 요소가 다량 내포되어 있다. 화성이라는 배경이 존재하고 이야기가 우주라는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탓에 필수적인 요소일 수도 있겠으나 <올림포스>의 SF적 요소는 단순히 우리가 알고 있거나 기존의 것들을 가져와 재편성 하는 수준이 아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들을 창조해내 들이미는 형식이라 풍부한 과학적 상식이 있지 않은 독자라면 (상식이 있다해도 상상력이 없다면) 도대체 이것이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 것인지 따라갈수도 없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직접 보고와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은 댄 시먼스의 창조물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싶다면 아마도 꽤 높은 집중력과 함께 많은 상상력도 요구될 것이다.

단 한번의 경험으로 충분하지 않은 올림포스

<올림포스>는 10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이다. 전작인 <일리움>까지 더해본다면 하나의 작품이 2000페이지가 넘어가게 되는데 300페이지짜리 책 7권에 육박하는 말 그대로 엄청난 양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의 분량이라면 분권을 했어도 여러권으로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렇게 묵직하다 못해 버거운 책 보다는 가방속에 넣어다니며 짬짬히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 훨씬 좋은데 말이다. 이 의문에 대한 대답은 아마도 <올림포스>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올림포스>와 전작인 <일리움>은 짬짬히 나는 시간동안 순간순간 읽어서 소화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책이다. 셀 수 없이 많은 갈래로 갈라진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이해하여야 하고, 만날때마다 적응 안되는 과학용어들에도 버거움이 느껴지며, 무엇보다 책 속에 녹아 있는 수 많은 문학작품들이 이야기를 복잡하게 얽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작가인 댄 시먼스는 독자들이 절대 휴대불가능한 책을 만들어냄으로서 읽는 이로 하여금 조금 더 책에 집중하게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자.. 그러니 조금 번거롭겠지만 이 책을 위해 이번에는 특별히 시간을 할애해보자. 그렇다면 좀 더 즐거운 올림포스 여행이 될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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