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의 종말 - 인간은 똑똑한 기계를 원하지 않는다
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당신이 상상하는 미래의 모습은 어떠한가? 당신이 그려본 그 미래의 모습은 언제쯤 실현될까? 미래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질문들은 아마도 이런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래라는 말 안에 숨겨진 그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장차 이렇게 되리라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그저 공상일 뿐일것이다. 하지만 한걸음 물러나 생각해본다면 바로 이런 공상들이 과거의 모습에서 현재를 이끌어낸 시작이 아니겠는가? 어린시절 TV화면을 채우던 공상과학 만화의 한장면을 떠올리면 미래에는 우주를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지구라는 행성에 연연하지 않아도 어디서든 삶을 존속할 수 있을것만 같기도 하다. 나에게 이런 환상을 심어주었던 그 애니매이션이 가르치는 미래는 2020년이었다.(2020 원더키디를 기억하시려나..) 불과 10년도 남지 않은 미래에 그때의 애니매이션처럼 광활한 우주를 자유스럽게 날아다니며 살아가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틀림없이 인류의 기술을 발전을 거듭할 것이며 언젠가는 그와 유사한 현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날도 오지 않을까?



 

테크놀로지에 대한 여러단상들.

<테크놀로지의 종말>은 우리가 꿈꾸는 최첨단의 미래에 대한 여러가지 단상들을 제시한다. 테크놀로지의 진화가 필요했던 과거의 사회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시대를 전망하며, 테크놀로지가 최종적으로 도달하게될 목표와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양하고도 흥미롭게, 그리고 유쾌함까지 더해 설명되어진 책이다. 제목에 담고 있는 다소 무거운 느낌의 중압감은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에는 깡그리 잊어질 정도이니, 이런 류의 책이 어렵고 복잡하여 읽어봤자 이해도 되지 않을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걱정을 접어두셔도 좋을만큼 쉽고 재미있음을 먼저 밝혀야겠다. 우리가 어릴적 미래를 떠올리며 한번쯤 해보았을법한 공상들을 토대로, 더하면 더했지 더덜하지는 않는 저자의 미래에 대한 상상들을 만날때마다 배시시 웃게 되는 스스로를 볼 수 있으리라.

 

선택받은 테크놀로지,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한계

<테크놀로지의 종말>이 제시하는 테크놀로지는 크게 설명하자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테크놀로지이다. SF영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기술이 인류를 덮지는 본말전도의 위태로운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것이며 이것이 바로 테크놀러지가 가지는 원동력이자 한계라는 것이 간단한 요지로 축약될 수 있을것이다. 다시 말해, 테크놀러지는 인간의 삶을 조금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되, 대신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 정도의 수준은 구현이 가능하더라도 선택되지 않을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미 더 높은 차원의 테크놀로지가 개발되어 있음에도 분명하고 인간은 시장의 논리를 통해 스스로를 위협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로 인해 수지타산이 맞아야 형성이 되는 시장에서 아예 외면 당했던 수 많은 사례들이 그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 증빙자료에는 우리눈에도 익숙한 세그웨이등이 포함되어 있어 이 논거에 상당한 신뢰를 더하게 된다.세그웨이를 처음보았을때가 생각이 난다. 사실  참 가지고 싶었다. 그러나 어지간한 자동차 값에 맞먹는 세그웨이를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이 극소수임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리라. 개발이후 가격이 한참 떨어졌다는 지금에도 세그웨이는 여전히 1000만원을 호가하는 스페셜 사치품이다. 이런 이유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인 혁신적인 제품이라 할지라도 시장에서 외면당하면 사양의 길로 접어든다는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에 대한 입장은 조금 더 강건하다. 인간이 아무리 편리한 세상을 꿈꾸더라도 인간을 위협하거나 인간의 독자적인 영역을 넘보는 테크놀로지에는 우호적일 수 없으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으나 진짜가 아닌 허상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선택을 보류하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그가 예로 든 수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옳다는 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발전하되, 선을 지켜라.

테크놀러지는 확실히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할것이다. 인간의 요구사항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이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술은 계속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생기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질적인 확대인지, 양적인 확대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기술자체가 새로움을 더하는 질적확대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것이다. 인간은 인간을 대체할 기술을 용인하지 않을것이고 오히려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될수록 아날로그적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존재하는 수 많은 고물 라디오가 있고 여전히 타자기나 자필 원고를 고집하는 작가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인간의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속성 역시 좀 더 진화하려는 욕망만큼이나 강력한 것일테니 말이다. 분명한 것은 테크놀로지가 더 이상 진화 할 필요가 없어 정체되는 미래에서도 테크놀로지는 인간을 위해 존재할 것이며 그로써 가치를 지닐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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