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아프리카
박춘하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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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할때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 하나. 바로 '어디로 떠나야 할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친숙하고 낯설지만은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다른 느낌을 주는 아시아의 어느 나라로 갈것인지, 영화에서 나오는 화려한 문명의 세계인 아메리카 대륙으로 갈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오랜역사와 위풍당당한 유적들이 많이 남아있는 유럽의 어느 땅으로 갈것인지.. 그 선택의 폭은 생각보다 넓어서 막상 여행을 떠난다라는 막연한 마음이 들었을때와는 다르게 여행 자체가 고민거리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노릇이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곳. 아프리카.
여행의 목적지를 정하기가 너무 난감하다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그 여행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생각해본다. 그저 단순한 휴식을 원한다면 아름다운 경관의 휴양지 한곳이 적당할 것이고, 통장에 적금을 넣듯 알차고 뿌듯한 여행을 원한다면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돌아보는 것이 머릿속을 꽉꽉 채워주리라. 그렇다면, 그저 아무것도 없이, 본연의 나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라면 어디를 선택해야할까? 아무것도 필요없고,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며, 아무것도 가지고 올 수 없을지라도, 그래서 더욱 스스로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을 원한다면..그곳은 어디란 말일까?
 
 
 
때가 묻지 않은 본연의 그곳, 아프리카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바로 그곳. 무엇도 필요하지 않고, 무엇도 존재하지 않기에 아직도 그대로인 곳. 아프리카에 대한 여행기를 담고 있다. 여행지를 조목조목 설명하지도, 그렇다고 구체적인 테마를 정한 것도 아닌 듯한 여행의 짧은 회상기록 정도랄까? 아직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오히려 장엄하고 위대한 아프리카에 대한 기록들을, 좁디 좁은 책자 안에 꽉꽉 밀어넣은 듯한 정보모음집도 아니고, 화려한 문체를 유려하게 구사한 문장집도 아닌, 그저 기억 그대로의 소박한 이야기로 담고 있는 책일 뿐이다. 넓고 넓은 초원을 가로지르는 사파리 여행에 때로는 모래바닥에 침낭하나 놓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잠이 드는 몹시도 아프리카스러운 이 여행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책이 있을까? 자연의 손이 닿지 않아 순수의 땅으로 기억되는 땅에 소박하기 그지 없는 이 작은 여행기록은, 오히려 아프리카의 그곳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마저 느끼게 한다.
 
 
 
그곳에서 나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프리카가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아마도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좀 더 편하고 좀 더 빠른 문명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이지만 가끔은 그래서 더욱 자연 그대로의 모습들을 갈망하고 돌아가길 원하고 있기도 하기에 화면을 통해, 사진을 통해 그것들을 간직하고 있는 저 먼 땅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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