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낯선 여행 beyond the travel 1
이혜승 지음 / 에디터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모로코.. 나라의 이름을 곱씹으며 이 나라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기억해내려고 애를 써보았다. 아무리 애를 써보아도 학창시절, 세계지리 선생님이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를 한데 묶어 지칭했던 무슨무슨 3국 정도의 정보 이외에는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는다. 사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모로코에 대해 기억해 낼 수 있는 정보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모로코는 그렇게, 나에게는 어떤 정보도 없는, 그저 세계 지도 어딘가에 붙어있는 작은 나라일 뿐이었다. 그저 생소하고 어딘지 멀게 느껴지는 그런 나라들 중 하나. 단지 그 뿐이었다.

 

인생에서 배회하듯, 무작정 떠난 곳. 모로코

대학의 시간강사로, 가이드나 통신원으로 여러 일들을 하며 늘 어딘지 모르게 스스로 유랑하며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을지 모르는 이 책의 작가는, 그저 어느날 세계지도 어딘가를 아무곳이나 짚어 여행을 떠났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곳이 바로 모로코였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렇게 아무런 대책 없이 떠나보는 여행을, 혈혈단신, 그것도 여성의 몸으로 실천에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잘 알지도 못하는 거의 미지에 가까운 나라, 여행을 딱히 준비한 것도 아니고, 남들 다 하는 여행정보 수집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무대포로 떠난다는 것. 그것을 해낸 이 작가의 작은 모로코 여행기는 그래서 시작부터 은근히 부럽고 살짝 샘이 나기도 한다. 이 책 <모로코 낯선 여행>은 그렇게 인생을 잠시 쉬어가는 휴식의 의미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작점으로서의 의미도 함께 담은 그녀의 작은 일기 같은 느낌을 준다. 그녀가 여행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과, 여행동안 경험했던 일들을 조근조근 모로코라는 나라만이 가진 특수한 역사적 배경이나 문화와 버무려 설명하고 아주 친절한 가이드와 동행하는 모로코 여행을 떠나온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여전히 잘 알수는 없지만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그 곳.

그녀는 벌써 세번 모로코를 다녀왔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그곳을 갈지 모르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우연히 가게 된 곳이었을 그 모로코에서 그녀는 무엇을 발견했던 것일까? 어떤 여행자에게나 친절하고, 손님과 주인의 격이 없으며, 만나는 남자들의 이름 중 상당수가 모하메드인 나라. 그 나라의 어떤 모습이 그녀를 세번이나 그곳으로 초대했는지, 정확하게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녀가 이야기 하는 모로코를 읽어 내려가며 그 편안하고 느긋한 모습에 나도 어느정도는 여유와 자유를 느꼈던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이 아니었을까? 비정규적으로 일하는 것이 불안한 것이라는 인식을 강요하는 이 곳을 벗어나 그녀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 그래서 그녀가 어쩌면 다시 한번 네번째 여행을 떠나게 하는 것 말이다. 모든것이 태평하고 서두르는 것이 명을 재촉하는 것 이외에는 하는 역할이 없다고 말하는 나라에서 찾을 수 있는 것. 바로, 여유와 자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