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 신개정판 생각나무 ART 7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때부터 학교에 가면 미술시간이 있었다. 두시간씩...일주일에 한번 꼬박꼬박. 유치원때부터 시작해서 일단 교육이라는 시스템에 들어오면 시작부터 그림을 만나게 된다. 어린날엔 그림일기를 시작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물론 고등학교 미술시간은 입시로 인해 거의 무용지물이지만..)이렇게 놓고 보면 그림이란 정말 가까이에 있었던 존재인데.. 왜 그림은 한없이 어려울까? 미술사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아니면 평론법을 몰라서? 아마도 그림을 보는 법을 배운것이 아니라 그저 그 시간안에 그림을 그려내는 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인류의 본능, 예술 그리고 그림.

구석기 시대 인류가 존재하는 그 시기부터 인류는 벽이고 땅에 뭔가를 끄적였다는데..그렇다면 그림은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그럼에도 그림이 어려운것은.. 아마 살아가며 그림을 가까이하기엔 그림을 부수적인 것으로만 치부했던 분위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특정한 재능이 있는 이에게만 부여된 특권처럼 그림은 그리는 자도 그것을 소유하는 자도 언제나 일반인들과는 구분된 영역에 존재하고 있었다. 부유한 이들은 그림을 소장함으로써 힘을 과시하고, 그림을 그리는 자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특별했던 그들의 능력을 통해 부와 명성을 쌓았으며 때로는 예술가로, 때로는 명성을 이용하는 지략가로 보통의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며 살아온 그 역사가 그림을 우리에게서 어느 순간부터 떼어놓은 것은 아닐까? 사람이 두 발로 걷고 역사속에 흔적을 남기던 그 시절부터 함께 해온 예술의 영역은 다시 사람들이 새로운 계층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과시함으로써 본성에서부터 떨어져나와버린 것이다.

 

아주 작은 관심으로도 그림을 가까이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림에 대한 이론도, 미술사도, 평론법도 아니다. 그저 여러 작가들과 여러 작품에 대한 작은 일화들을 열거함에 지나지 않고, 때문에 그다지 재미있지도, 흥미롭지도 않은것이 사실. 하지만 책 속에서 언젠가 들었던 것 같은 작가들의 이름을 만난다거나. 평소 관심있었던 작가에 대한 일화를 만나게 된다면 조금 의미는 달라질 것이다. 책에서 깊이 있는 것들을 만나기는 어렵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이 작가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는것을 기억할 수 있고, 그래서 그 기억으로 새로운 미술의 역사와 작품들에 대해 호기심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림이 어렵다면, 혹은 그저 그림에게 다가서고 싶다면. 그 때 이 책이 시작점이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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