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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MAN
Rob Vollmar 지음, Pablo G. Callejo 그림, 한미전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책상 서랍속에 몰래 숨겨놓고 한장한장 넘기는 것도 눈치보며 스릴을 즐기듯 보았던 조그마한 만화책들,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누구나 한번쯤은 기억 속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유쾌한 추억이기도 하다. 어린시절 동네어귀의 작은 만화방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했던 우리나라의 대여문화는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른 특이한 문화의 하나라고 하는데, 그저 몇백원으로 시간때우기용 만화를 들고 지루한 수업을 피하는데 중점을 두었던 만화들이었기에 대단한 퀄리티를 요구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일명 [빌려보는] 유희거리로만 인식되었던 이유일까? 우리의 기억에 만화는 그다지 고급문화로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러던 만화가 캐릭터 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형태를 타고 고품질에 대중성까지 겸비한 새로운 주류의 문화로 부상한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문화와 시대를 품고 블루스를 연주하다.
<블루스맨>은 전직 전도사였던 떠돌이 연주가 테일러가 악기하나만을 가지고 세상을 떠돌며 우연히 맞딱드리게 된 사건을 그리고 있다. 속칭 블루스맨들의 삶을 짧은 토막으로 들려준주며 그들이 걸었던 길만큼이나 험하고 종잡을 수 없었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정해진 곳도 목적지도 없이 그저 목소리와 악기하나만으로 삶을 살아가고 자유롭게 유랑하였던 이들, 때문에 어디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그들과 무엇을 나누고, 어떤 일을 경험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이들, <블루스맨>의 주인공인 테일러는 바로 그 유랑하는 블루스 맨이다. 하지만 이 블루스 맨 테일러는 그저 블루스를 부르는 악사 이전에 흑인이며, <블루스 맨>은 흑인들이 당시 처해있던 다양한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표현해내고 있다. <블루스 맨>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블루스맨의 인생에 시대의 아픔과 사회적 분위기등을 총체적으로 집약시켜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자유를 원했던 블루스맨
<블루스 맨>은 끝없이 유랑한다. 그리고 흑인이라는 인종차별의 사회적 분위기 또한 그를 갖가지 상황에서 극단으로 몰아간다. 살인사건이라는 엄청난 사건앞에 그는 피해자의 입장에 가깝지만 도망다녀야 하고, 그 안에는 그가 흑인이며,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유랑하는 악사라는 신분적 제한까지도 여러모로 그를 난처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는 스스로 자유를 얻기 위해 중대한 결정을 한다. <블루스맨>의 마지막에 그가 선택한 결정의 결과가 나타나고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그는 자유를 얻은 것이다.
어떤 이들은 태어나면서 특권과도 같은 자유를 당연하게 누리지만 그 시대 어떤 사람들은 그 자유를 위해 엄청난 희생을 치루어야 했다. 그 희생들을 통해 자유를 얻어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이전의 사회적 분위기는 남아있고 그들은 여전히 완전한 자유를 위해 노력한다. 블루스맨 테일러의 이야기를 덮고, 이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었음을 믿음에도 조금 씁쓸한 것은 어떤 이들이 목숨을 걸고 얻어야만 했던 그 무엇이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가끔은 잊어버리고 산다는 것을 기억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블루스 맨>은 곧 니콜라스케이지(? 흑인이 아닌데??)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