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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 테러리스트의 탄생
윌러드 게일린 지음, 신동근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인간의 감정을 간략하게 표현하는데 우리는 희로애락[喜怒哀]이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기쁘고, 화를 내고, 슬퍼하며, 즐거워하는 것으로 인간이 삶을 통해 경험하는 인생에 대한 감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단지 네가지 글자만으로 설명하느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분화된 다양한 감정들의 대부분이 바로 이 희노애락의 네개의 가지에서 나뉘어진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화를 내고, 미워하며, 분노하고, 증오하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적중 하나로 규정되어진 "怒" 노여움이라고 일컬어진다. 그리고 이 노여움은 특정한 대상을 향한 화나, 미움의 되고 좀 서 세세하게는 질투나 시기등의 감정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나아가 분노와 증오라는 강렬한 감정에 이르기도 한다. 대상을 향한 막연한 분노와 분노 끝의 증오라는 종착역, 바로 이 종착역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펴보아야할 문제인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증오는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증오라는 말과는 조금 다른 영역의 것인데, 타인을 향한 강한 분노의 감정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분노가 정상인의 범주를 넘어서 특정한 행동을 불러 일으키고 이 행동역시 정상적인 것의 기준에서 벗어난 이상행동의 범주에 속하는 결과를 얻어오는 감정, 그것을 바로 증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 증오에 대해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을 연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증오를 불러오는 다양한 측면의 원인들, 즉 인간사이의 관계부터 애착, 사고장애등의 여러 부분들을 고려함으로서 원인을 분석함과 동시에 증오의 감정을 예방할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 노력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개인의 감정을 넘어선 사회와 전 인류의 숙제, 증오
증오라는 하나의 감정에 대해 이토록 집중하고 많은 연구를 진행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증오가 단순히 개인의 감정문제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그 잠재된 폭력적인 성향이 표출되는 방식이 사회와 국가를 넘어 전 인류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카에다나 911테러등은 아직은 우리 개인과는 조금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는 위협일 수도 있겠으나 비단 테러리스트라는 영역에 국한할 수 없는 것 또한 증오의 문제이며 개인과 사회를 모두 흔들수 있는 몹시도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감정을 시작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증오는 멀리 있는 테러리스트의 문제일 뿐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우리 개인의 문제로도 무시할 수 없는 공포가 될 것이다. 책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모두 동의한다거나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이 책이 제기하는 물음, 바로 증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우리 모두가 오랜 시간와 많은 공을 들여 준비해햐할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